▲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 라이언(왼쪽)과 라인프렌즈 인기 캐릭터 브라운. 출처= 카카오프렌즈/라인프렌즈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국내 캐릭터 콘텐츠를 대표하는 두 라이벌 브랜드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만나 제대로 맞붙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성장해 국내 절대입지를 가지고 있는 카카오프렌즈가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면서 앞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메신저 라인(LINE)의 캐릭터 라인프렌즈와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두 캐릭터 브랜드 국내와 전 세계에 수많은 마니아층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 브랜드 중 글로벌 시장 개척에 있어 경쟁력이 앞서있는 브랜드는 라인프렌즈다. 라인프렌즈는 2011년 6월 NHN 재팬(現 LINE Corp.)이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브랜드다. 라인은 원래 텍스트 메시지 전송만이 가능한 메신저였다. 여기에 라인의 개발자들은 텍스트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재밌게 메시지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전하는 메시지들을 고안해냈다. 2011년 10월 현 라인프렌즈의 원형인 ‘라인 캐릭터 스티커(이하 라인스티커)’는 그렇게 탄생했다. 라인스티커는 일본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라인은 각 캐릭터들마다 독특한 성격과 이야기를 입혀 하나의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것이 라인프렌즈다. 

라인프렌즈는 콘텐츠 원천이 돼 게임, 의류, 패션잡화, 인테리어, 장난감, 애니메이션 등 약 6400종의 상품과 서비스 디자인으로 활용됐고 관련 상품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에 2015년 1월, LINE Corp는 라인의 캐릭터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는 ‘라인프렌즈’를 독립법인으로 분사시킨다. 

라인프렌즈 캐릭터의 인기는 일본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중국, 홍콩, 동남아시아를 거쳐 미국까지 확대됐고 각 나라에 캐릭터 전문 매장과 팝업스토어를 세워 브랜드를 알렸다. 인기에 힘입어 라인프렌즈의 실적도 상승세를 탔다. 분사 직후인 2015년 매출 376억원을 기록한 라인프렌즈는 2016년 1010억원으로 분사 1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2017년 매출은 더 늘어난 1267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으로 탄력을 받은 라인프렌즈는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올린다. 

▲ 라인프렌즈 LA 할리우드 팝업스토어. 출처= 라인프렌즈

올해 3월 라인프렌즈는 캐릭터 왕국 일본에서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는 도쿄 하라주쿠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 오픈하면서 글로벌 100번째 매장을 연다. 그리고 4월에는 우리나라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지난 7월에는 글로벌 문화·예술의 중심인 미국 LA 할리우드에 팝업스토어의 문을 연다. 특히 미국 할리우드 팝업스토어는 북미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캐릭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라인프렌즈의 승부수였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LA 할리우드 팝업스토어는 라인프렌즈가 북미지역 시장의 현지 반응을 살피고 소통하는 현장”이라면서 “미국 시장은 라인프렌즈 캐릭터의 글로벌 사업 본격화를 위한 중요한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간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온 카카오프렌즈가 도전장을 던졌다. 카카오프렌즈는 카카오가 2012년 11월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들이다. 라인프렌즈와 마찬가지로 각 캐릭터마다 독특한 성격이 있어 이것이 하나의 스토리를 이룬다. 귀여운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6월 카카오는 캐릭터 사업 단독 법인 ‘카카오프렌즈’를 출범시킨다. 
 
카카오프렌즈는 국내에서는 라인을 압도하는 인지도를 가졌지만 글로벌 시장 확장에는 소극적이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인지도를 만든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사용자들의 이용이 절대적이지만 해외 메신저 사용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카카오프렌즈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 확실하게 눈을 돌린 시점은 지난 7월이다. 카카오프렌즈는 모기업인 카카오의 자회사인 JOH 컴퍼니를 흡수·합병하고 콘텐츠 전문 기업 ‘카카오 IX’로 사명을 변경한다. 

▲ 2018 KCON LA 카카오프렌즈 부스에 몰린 수많은 현지 방문객들. 출처= 카카오프렌즈

카카오IX는 CJ ENM의 글로벌 한류 페스티벌·박람회 <2018 KCON LA>의 공식 후원사로 이름을 올리고 현지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공표한다. KCON에서 카카오프렌즈 부스는 현지 방문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현장에서 판매된 카카오프렌즈 인형 등 캐릭터 상품은 완판됐다. 

카카오 IX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는 곧 미국에 문을 열 현지 온라인스토어를 선보이기 전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KCON LA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면서 “미국 온라인몰을 기점으로 현지 캐릭터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추후 미국, 일본, 유럽 등의 해외 진출 로드맵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카카오프렌즈의 메인 타깃은 우리나라였고 라인프렌즈의 메인 타깃은 글로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브랜드의 시장 영역이 크게 충돌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카카오프렌즈의 글로벌 확장 선언으로 라인프렌즈는 큰 도전을 받았다. 심지어 카카오프렌즈가 글로벌 확장의 첫 번째 목표로 찍은 미국은 라인프렌즈도 꽤 공을 들여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는 지역이기에 두 업체의 뜨거운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연 브라운과 코니(라인프렌즈 캐릭터) 그리고 라이언과 어피치(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는 쪽은 어느 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