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부광약품이 위암 3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국내 개발과 판매권, 일본‧유럽지역에 대한 일정 비율의 수익을 에이치엘비에 일괄 양도한다. 계약과 동시에 모든 권리의무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으로 이전된다.

▲ 부광약품이 위암 3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국내 개발과 판매권, 일본‧유럽지역에 대한 일정 비율의 수익을 에이치엘비에 일괄 양도한다. 계약과 동시에 모든 권리의무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으로 이전된다. 출처=부광약품

부광약품과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두 기업은 14일 부광약품이 보유 중인 리보세라닙 권리 일체를 400억원에 양수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 바이오그룹은 중국을 제외하고 리보세라닙과 관련한 개발과 이후 판권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부광약품은 2009년 리보세라닙에 투자한 이후 다양한 임상 경험 축적과 함께 최대의 투자 성과를 빠른 시일에 환수해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계약 내용은 부광약품이 보유 중인 리보세라닙과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양도하며, 전체 금액 400억원 중 계약금 100억원은 즉시 지급, 잔여 금액은 임상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수년 동안 분할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액인 400억원은 제약기업 평균 영업이익률 5~10% 수준을 감안할 때 약 4000~8000억원 규모의 매출에서 얻을 수 있는 금액으로, 최근 수년 동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 수출계약의 확정된 금액 기준으로 상위권에 해당한다. 라보세라닙 권리 중 일부 지역의 권리에 대한 가치인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기업 사이의 대형 계약 사례와 견줄만하다고 평가된다.

 

이번 계약은 부광약품이 2009년 미국 신약개발 회사인 LSKB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리보세라닙(당시 아파티닙)의 전임상과 글로벌 임상 1‧2상을 공동으로 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글로벌 임상 진행 등 신약 개발 능력이 실제 수익으로 돌아온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 모두 리보세라닙 신약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각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주력 비즈니스의 전략 이해관계에 따라 맺어진 이번 계약을 통해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리보세라닙에 집중해 그 가치를 높이고, 부광약품은 확보한 자금으로 현재 임상을 하고 있는 여러 파이프라인의 성공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더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부광약품은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성공과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전략을 충실히 추구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신약 포트폴리오 중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면서 “이번 계약으로 회사는 글로벌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관계자는 “계약을 통해 그동안 수행하던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개발에 더해 의약품의 등록, 생산과 판매까지 에이치엘비 바이오그룹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막바지에 접어든 위암 적응증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적시에 완료하고, 미국에서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연구 2건에 더해 대장암, 간암 등 기타 고형암 적응증 추가를 빠르게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부광약품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계약은 국내 대표 제약기업과 신흥 바이오기업이 상생하는 형태로 제약‧바이오기업 비즈니스의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