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날 그 뜨겁던 햇살도 무성한 나뭇잎 사이를 지나며 부드러워졌을까. 물기를 머금은 오후의 초록잔디에 내려앉은 햇살이 왠지 수줍음으로 서성대는 것만 같았다. 사색에 잠긴 서양화가 김성혜.

9월1일부터 2개월간 갖는 ‘사천 리미술관’기획초대전은 김성혜 작가의 35년 발자취를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그간의 작업변화흐름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어떨지요.

“대체로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어요. 첫째는 1980년대 중반~90년대 후반까지 타피스트리(tapestry,태피스트리) 작업을 왕성하게 했었지요.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붓을 들게 됩니다. 유화작업을 한 것이지요. 2014년까지 15년여 동안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월도’와 ‘빛-소니도’연작을 지속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금보성아트센터 초대전에서 처음으로 회화와 타피스트리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이게 됩니다. 작가로서 큰 전환점이 되었던 전시였죠.”

▲ 2015년 금보성아트센터 초대전에서 발표한 회화와 타피스트리 접목의 ‘빛-Sonido(소니도), 91×116.7㎝’작품. 이 전시를 기점으로 김성혜 작가는 본격적으로 ‘회화·패브릭아트’작업에 주력하게 된다.

회화와 타피스트리를 융합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당시 제가 주로 사용하던 색이 오방색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불현 듯 떠오르는 착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일순 ‘실 오방색’이 스쳐지나갔는데 너무나 흥분되어 한참동안 꼼짝할 수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경사(줄)를 걸고 위사(緯絲, 씨실)를 떠 올라가면서 묶어주기도 하고 풀어주기도 했습니다. 1994년 경발필백화점 개인전 이후 공식적으로 전시장에서 타피스트리를 보인 것은 실로 20년만이었습니다.”

▲ Sonido(소니도), 65×50㎝ Mixed Media Textile, 2018

회화·패브릭아트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섰습니다.

“최근 몇 년간 작업한 것을 올 봄, 서울 강남구 삼성로 ‘갤러리 두’초대전에서 전격적으로 30여점 발표했습니다. 이 전시를 기점으로 나의 작업을 ‘회화·패브릭아트(Painting Fabric Art)’라 명명하기에 이릅니다. 9월1일부터 여는 ‘사천 리미술관’기획초대전에서 ‘회화·패브릭아티스트 김성혜(Painting Fabric Artists Kim Sung Hye)’로써 발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입니다.”

▲ Sonido, 80×80㎝ Mixed Media Textil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