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9이 공개되고 조만간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나오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쟁의 대진표가 완성된다. 스마트폰의 미래에 대해 많은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하드웨어 폼팩터의 진화를 기반으로 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갤럭시 스튜디오가 열렸다. 출처=삼성전자

삼성과 화웨이 “첫 타이틀 놓칠 수 없어”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9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갤럭시 노트9 공개 직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대해 “세계 최초라는 걸 굳이 뺏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개발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며, 폴더블 스마트폰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5G 전용폰과 인공지능 스피커 갤럭시홈,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면서도 스마트폰 폼팩터 시대를 확실히 잡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8일 삼성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내년 초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단순히 접히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WSJ>는 “스마트폰을 접을 경우 한 면에는 디스플레이를, 반대편에는 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 노트9을 출시한 후 내년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를 준비하며 총 3개의 모델 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 미니가 출시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삼성전자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등판설도 나오고 있다. 인폴딩 방식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단순 폴더블이 아닌, 롤러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IT매체 <폰아레나>는 올해 1월 삼성전자가 새로운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가 작은 회전모터를 사용하지만 삼성전자의 기술은 본체에 자석장치가 붙어 있다. 폰아레나는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단순하게 정보를 저장하거나 재생하는 장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WSJ>의 전망대로 당초 내년 초 공개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화웨이 변수가 나타나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계가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회의(SDC)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화웨이는 올해 11월을 폴더블 스마트폰 디데이로 못 박았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협력해 올해 11월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내년 초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가격과 기술 고도화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최대 3만대 분량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은 9.7인치 크기로 현재 상하이에 위치한 연구개발 센터에서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왕자 애플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화웨이보다 행보가 다소 느리다. 2020년을 기점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LG전자도 폴더블 스마트폰에 한 칼이 있다. 롤러블까지 염두에 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략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지난해 CES 2017에서 1㎜ 두께의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대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폴더블과 롤러블, 커브드 모두 지원되는 특허를 출원했다. 회전모터가 달린 카세트 시스템을 지원하며 디스플레이 뒷면은 플라스틱 필름으로 마감해 강력한 내구도를 지원한다.

▲ MWC 2018 상하이에서 확인된 화웨이 파워. 출처=화웨이

폴더블에서 롤러블 직행?

디스플레이의 진화로 보면 커브드에서 폴더블, 롤러블로 이어진다. 폴더블과 롤러블은 플렉시블 기술에 해당되며 플렉시블은 커브드(Curved)와 벤더블(Bendable), 스트레처블(Stretchable) 등으로 세분화된다. 커브드는 디스플레이를 구부려 고정한 형태며 최근 프리미엄 TV에 도입돼 상용화됐다. 벤더블은 다소 낮은 곡률을 지원하면서 디스플레이를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며 스트레처블은 디스플레이를 늘리는 신기술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변곡점은 지난해 6월 레노버가 보여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월드 2016’에서 레노버는 폴더블 스마트폰 ‘씨플러스(CPlus)’와 태블릿 ‘폴리오(Folio)’를 시연했다. 맥카시는 팔찌처럼 구부려 손목에 착용할 수 있으며 폴리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모두 지원하는 폴더블 기술력이 보여줬다.

▲ 삼성전자의 롤러블 특허. 출처=갈무리

롤러블 경쟁은 삼성과 LG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SID 2016에서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5.7인치에 0.3㎜ 두께를 지원하며 무게는 5g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탑재용이다. 2015년 12월에도 원통형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 LG전자의 롤러블 특허. 출처=갈무리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내제화한 기업이 롤러블 스마트폰 시대에도 시장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다이제스트 ICT는 “플렉서블과 마찬가지로 폴더블과 롤러블은 OLED 패널이 LCD 패널보다 유리하다”면서 “OLED 패널은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LCD 패널보다 얇아 구부리거나 말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OLED가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권을 쥘 이유가 더 추가된 셈이다. OLED 패널은 삼성과 LG가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패널 기업들보다 먼저 폴더블이나 롤러블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