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에는 약 300만명의 환자가 두통 등 만성신경계질환을 앓았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일상에서 간단한 두통을 겪는 이는 성인의 절반 이상으로 볼 수 있다. 두통을 완화할 수 있는 진통제인 한국얀센의 ‘타이레놀500mg’은 환자들이 자주 찾는 만큼 편의점 안전상비약 13종에 포함됐지만, 최근 대한약사회 등의 단체가 타이레놀정의 안전성에 문제를 들어 편의점 판매약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해 다른 진통제가 품목에 포함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안전상비약 품목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만성신경계질환인 편두통, 기타 두통증후군을 겪는 환자 수. 출처=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진통제 후보군 대기 중…소비자의 의약품 오남용이 걸림돌?

12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입원할 정도로 두통‧편두통을 겪는 국민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해 약 300만명에 이른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진통제를 먹어야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다”고 말했다.

타이레놀, 게보린, 펜잘큐는 세세하게 해열진통제로 구분되고 대표 성분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했다. 이지엔은 소염진통제로 대표 성분은 이부브로펜이 포함됐다. 해열진통제는 염증을 없애는 효과는 없지만, 열을 내리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대개 두통, 치통 등이 있을 때 복용한다. 소염진통제는 염증이 있는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관절염, 잇몸염증, 생리통 등에 효과를 타나낸다.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한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해열‧진통제의 대표 부작용인 위장장애가 없고, 용량을 줄인 어린이용 약은 만12세 이하인 소아도 복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으로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다. 이는 다만 간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과다복용‧음주 후 복용 등으로 간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성인 권장량은 8시간 마다 1알이지만 매일 세 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권장량을 지키면서 복용해도 간 손상 가능성이 있어 의사‧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 주요 진통제 제품군. 출처=각 제약사

이지엔에 함유된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 대비 약효의 작용 시간이 길고, 간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길어 적합한 용량을 넘어서 약을 남용할 가능성이 적다. 이는 프로스타글란딘을 차단해 소염 작용을 나타내는 데 이때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이 약해져 위장관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약품 전문가는 진통제 유통과 관련, 각 성분의 부작용 때문에 의사나 약사의 처방, 복약지도가 필요하므로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8일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타이레놀 500mg는 일본에서 극약으로 분류될 정도로 부작용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타이레놀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복용하거나, 과다복용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특히 고용량 타이레놀은 안정성 논란이 불거져 일본에서조차 신중한 복용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안전상비약은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복용할 수 있는 간단한 의약품으로, 부작용 등의 가능성은 제품 겉면이나 설명서에 크게 적어두면 된다고 말한다. 게다가 동일 성분으로 제조된 의약품들 중 한 가지 의약품만 편의점 등으로 유통망을 늘릴 수 있게 허가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성명서에서 “부작용 등 안전문제는 직업영역의 이익을 위한 억지 주장이다. 현행 약사법과 일반약 분류기준에서 일반의약품은 ‘오‧남용의 우려가 적고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으로, 주로 가벼운 의료분야에 사용되며 일반국민이 자가 요법으로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면서 “이미 많은 세계 국가에서 소비자가 상비약 수준의 의약품을 약국 외에서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또 “상비약은 애초에 특정 의약제품이 아닌 효능군으로 제안됐으나, 약사회의 반대로 20개 특정상품에 국한해 판매했다”면서 “6개월마다 모니터링해 품목을 확대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최초 13개 제품이 5년 동안 유지되어 의약품 사용불편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0억 눈앞 타이레놀, 맞다 게보린, 두통엔 펜잘, 급성장 이지엔

많은 소비자가 약 이름을 지목하면서 직접 구매할 정도로 유명한 진통제로는 한국얀센(한국존슨앤드존슨 자회사) ‘타이레놀’, 삼진제약 ‘게보린’, 종근당 ‘펜잘 시리즈’, 대웅제약 ‘이지엔 시리즈’ 등이 있다.

타이레놀은 편의점 상비약 품목에 포함돼 유통라인이 다른 진통제보다 넓으므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국내 진통제 부문에서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IMS 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진통제 시장은 2016년을 기준으로 754억6000만원으로 소폭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대비 성장률은 8%다.

타이레놀은 2016년 기준 199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해 200억대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게보린은 같은 기간 141억1000만원으로 전년 121억1000만원에서 17% 고성장했다. 게보린은 특히 2013년 이후 120억대 안팎에 머물던 박스권 매출을 벗어났다는 평가다.

▲ 2016년 기준 주요 진통제 매출액. 출처=IMS헬스 데이터, 이코노믹리뷰

“효과 빠른 두통약 펜잘”이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펜잘은 2016년 매출액 43억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대비 3%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지엔은 같은 기간 매출액 44억3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5% 성장했고, 3년 평균 성장률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지엔의 성장은 기존 진통제들과 차별되는 이부프로펜 액상진통제임을 강조해 매년 평균 15%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면서 “국내 액상진통제 시장 확대를 위해 본격 마케팅에 돌입할 것이다”고 밝혔다. 게보린을 제외한 세 진통제는 여성용, 어린이용, 야간용으로 제품군을 세분화해 판매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40여년 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한국인의 두통약 게보린의 브랜드에 부합하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3가지 복합 성분을 활용해 다양한 통증에 신속하고 탁월한 효능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더 충족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과감한 시도와 전략 브랜드 마케팅 등으로 펜잘은 변화와 도전을 지속해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었다"면서 "이에 기반을 두고 꾸준히 신뢰도를 올릴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