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판매량 증가율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소비 강도를 나타내는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달 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할인점 매출액은 두 달 만에 감소세로 꺾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석 달째 하락세다.

내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수 증가폭은 지난달과 비교해 6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 소매판매 동향. 자료=통계청,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그린북)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2.8% 증가했다. 그린북에 담긴 판매량은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집계한 내용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지난 1월 8.6% 증가한 이후 4월(1.3%)을 제외하고 줄곧 감소했다. 5월과 6월에도 각각 0.3%, 5.9% 줄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 109.9에서 6월 105.5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2월과 6월은 전년 대비 -11%와 -5.9%의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냈었다.

7월 들어서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7월19일부터 시작된 승용차 개소세 인하의 영향이다. 기재부는 지난 18일 승용차 개소세를 5%에서 3.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개소세 인하가 본격 적용되는 8월부터는 상승세가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승용차 판매는 개소세 인하 시작 이후 효과를 충분히 나타내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8월부터는 승용차 판매 상승세가 조금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자료=기획재정부

국산 승용차 판매 증가에도 민간소비 지표 전반은 지난달 주춤했다.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를 기록하며 6월(5.0%)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6월 증가세(0.9%)였던 할인점 매출액은 7월 -2.5%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소비자 심리지수(101.0)는 지난 5월(107.9) 이후 석 달째 하락세다.

민간소비 지표의 하락세는 중국 관광객수와 연관이 크다. 7월 방한(訪韓) 중국인 관광객수는 전년과 비교해 42만4000명 늘어났지만, 전달(49만명)과 비교하면 6만6000명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 증가 규모는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해제조치 이후 4월 60만9000명까지 올라갔지만, 5월 이후 40만명 수준에서 머물러있다.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59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상반기(-154억1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5억3000만달러 늘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경기는 회복국면에서 확장 국면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지만 경기 확장을 담보할 수 있을 만한 촉매재가 불확실하다”면서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 소비 대책에 관한 정부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