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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판]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도 철퇴 맞은 ‘1+1 판매’ 과장광고판례로 보는 법률 상식 바로잡기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8.10  10:59:34
   
 

1. 소비자에게 아무런 경제적 이익도 없는 ‘1+1 판매’ 광고는 과장광고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히기도 했던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1+1 판매’라는 광고를 자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공짜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끼워주기까지 한다고요? 떡 본 김에 제사지내볼까 하는 생각에 혹했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 있을 텐데요. 반대로 내가 대형 할인마트의 상술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본 적은 있나요?

최근 대법원은 이마트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소비자에게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음에도 ‘1+1’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사실과 다른 광고를 함으로써 소비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했다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대상이 되는 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는 판시를 했습니다. 2016년경 당시 이마트는 개당 4750원에 판매하던 참기름을 9500원으로 인상한 후 ‘1+1 판매’ 행사를 했고, 같은 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의 ‘1+1 판매’ 광고는 과장광고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3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해당 시정명령 등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인데요. ‘1+1 판매’는 할인판매와 그 성격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어 과장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던 서울고등법원의 판단과 달리 대법원은 이를 소비자에게 불리한 과장광고로 판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등의 처분이 합당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이마트에서 6500원에 판매하던 샴푸를 2배에 못 미치는 9800원으로 인상해 1+1 판매를 한 부분은 과장광고가 아니라는 판시를 했는데요. 앞서 대법원이 과장광고의 판단 기준으로 삼았던 ‘소비자에게 경제적 이득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 본다면, 6500원 하던 샴푸를 그 두 배 가격인 1만3000원이 아닌 9800원에 판매한 것은 비록 ‘1+1 판매’라 하더라도 샴푸 2개를 사려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명 경제적 이득이 있는 것이니 과장광고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죠.

사실 ‘1+1 판매’ 광고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달 12일 대법원은 개당 2600원에 판매하던 쌈장을 5200원으로 인상한 후 ‘1+1 판매’ 광고를 한 롯데마트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시정명령 등의 처분은 합당하다는 판시를 내린 바 있습니다. 즉 광고 전 근접한 기간에 실제 판매했던 1개 가격의 2배와 같거나 2배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1+1 판매’ 광고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상의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광고’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1+1 판매’ 광고와 관련해 어떤 경우에 과장광고가 되고, 어떤 경우에 과장광고가 되지 않는지 이제 이해가 됐나요? 판례를 알아야 소비자 주권도 지킬 수 있습니다.

 

2. 기간제 근로자의 정당한 갱신기대권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IMF 경제위기, 세계경제위기를 거치며 나날이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진작 사라졌고, 지금은 신입사원이 ‘정규직’이 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기간에 대한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근로계약기간은 근로자와 사용자의 결정에 전적으로 일임하겠다는 뜻이지요. 다만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에서는 기간제 근로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2년을 초과한 기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단기간의 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해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그 기간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는 것입니다(제4조 제2항 참조).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고용부담’이라는 측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하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것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기간제법이 정한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는데요. 우리 법원은 근로계약서상 기재된 2년 이하의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기간제 근로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대법원 2006. 2. 24.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무기계약’으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어도 근로계약의 내용,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와 경위, 무기계약 전환기준의 요건과 절차 설정 실태, 수행업무 내용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된다면 무기계약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러한 기대권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에게도 약속된 근로계약기간 이후 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실무적으로도 ‘기간제 근로자’와 관련해서는 ① 해당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하느냐, ②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기간제 근로자를 내쫓았다면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 분쟁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최신 판례도 이러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살펴보면 한결 이해하기 쉽습니다.

2002. 11. 甲신용카드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A씨는 甲은행이 2004. 3. 甲 신용카드사를 흡수하면서 직원들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했는데, 이때 A씨 역시 甲은행과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하며 근로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2007. 7. 甲은행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기간제 근로자 중 실적이 나쁜 직원을 계약해지 대상자로 선정해 발표했고, A씨는 2007. 9. 30. 이 조치에 따라 계약해지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불응한 A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2009. 12. 甲은행에 복직하게 되고 사측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했는데요. 이후 6개월 단위로 단기간의 근로계약을 갱신해 근무하던 A씨는 2011. 9. 23. 실적 부진으로 인해 또 다시 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받게 됩니다.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또 다시 법정에 선 A씨. 이번에 내세우는 논리는 2007. 당시 내세웠던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2007. 당시에는 자신이 ‘기간제 근로자’임을 전제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있음을 주장해 부당해고를 다퉜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2007. 9.부터 2011. 9.까지 계속 근무했고, 덕분에 기간제법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신분 전환이 이루어진 만큼 사측이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사실 2007. 9. 30. 이후 2009. 12.까지 A씨는 甲은행을 위해 근로를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A씨가 甲은행에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甲은행이 A씨를 부당해고했기 때문이고, 이러한 사실은 A씨의 부당해고소송을 통해 확인이 된 만큼 위 기간은 A씨가 甲은행을 위해 근로를 제공한 기간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재판에서는 A씨가 처음 부당해고를 이유로 소송 등을 진행했던 해고기간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정한 무기계약직 전환 간주 요건인 ‘2년’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A씨는 2007. 9.부터 2011. 9.을 근로계약기간으로 주장해 2011. 현재 자신이 이미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해당함을, 甲은행은 2007년 이후 A씨가 실제로 甲은행에 대해 근로를 제공한 기간은 2년이 채 되지 않음을 들어 A씨가 여전히 ‘기간제 근로자’에 불과함을 각 주장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앞서 소개한 ‘기간제 근로자’의 ‘정당한 갱신기대권’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며 2007. 9.부터 2011. 9.까지의 기간을 A씨가 甲은행을 위해 근로를 제공한 기간으로 인정해 A씨의 손을 들어줬네요. 2002년 이후 2번의 부당해고 소송을 통해 마침내 기간제 근로자인 듯, 기간제 근로자 아닌, 기간제 근로자 같은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를 획득한 A씨의 사례. 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귀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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