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은 인간의 행동을 심리학·사회학·생리학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 결과를 밝혀내는 학문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창시한 이 학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 책에서 그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지난 2012년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으로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2가지 사고체계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의 충돌과 융합을 사례 분석으로 도출해내며 행동경제학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이번 책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좇는다는 점에서 이른바 ‘행동경제학의 창세기’라 불릴 만하다.

사람은 끊임없이 오류에 빠지고, 늘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주류 경제학의 관점에서 이는 ‘인간의 본성’과 거리가 멀다. 인간은 합리·이성에 근거해 행동한다고 단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실수란 어쩌다 한 번씩 발생하는 이른바 ‘버그’에 가깝다고 여기는 것이다. 카너먼과 그의 동료 아모스 트버스키는 300년의 전통경제학의 프레임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이들은 “인간은 체계성 있게 오류에 빠진다. 우리의 머리가 확률 법칙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짐작 법칙으로 대체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를 '어림짐작(Heuristic)'이라고 불렀다. 통계를 바탕으로 한 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도, 이를 경험과 감정에 의존해 판단하는 행동의 배경을 탐구한 것이다.

사람들은 최근에 일어난 일이나 생생한 사건, 즉 떠올리기 쉬운 기억에 의존해 그것을 바탕으로 뭔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이런 어림짐작을 ‘회상 용이성 어림짐작’이라고 불렀다. 또한 이들은 ‘전망 이론’을 만들었는데 이는 기존 경제학의 기대효용 이론에서 ‘사람은 누구나 기댓값이 높은 선택지를 취한다’는 것을 반박한다. 이들은 기댓값보다는 ‘손실이냐 이익이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와 감정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카너먼은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이었고 그와 반대로 아모스 트버스키는 거드름을 피우는 성격이었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의 탄생 과정과 이들 주변을 둘러싼 학계의 동료들의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부제는 ‘세상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꾼 두 천재 심리학자의 행동경제학 전성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