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의 여름 기획상품 '애플수박' 출처= 세븐일레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한낮이 아닌 밤 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은 사람들의 생활과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더위를 잊게 해 주면서도 건강에도 좋은 과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유통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과일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과일 수요는 예년과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2주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냉동 과일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 약 2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것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이마트의 냉동 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감소했고, 2017년에도 5.6%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온라인 마켓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커머스업체 티몬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매출을 조사한 결과 티몬의 수입과일과 국산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2%, 67% 증가했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은 과일 제품을 앞세운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 여름 과일 수요 증가세를 반영한 이마트의 기획 상품 '하루하나 바나나' 출처= 이마트

이마트는 다양한 과일 제품들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는 포장된 6개 낱개 바나나의 숙성도가 각각 달라 매일매일 가장 맛있게 익은 바나나를 먹을 수 있는 ‘하루하나 바나나(6입/2980원/에콰도르산)’를 선보여 지난 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것은 바나나 1송이를 구매하면 처음에는 딱딱하고, 나중에는 너무 무른 바나나를 먹는 소비자의 불편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꼭지가 잘린 채 포장돼있어 날파리 꼬임도 방지했다.

롯데마트는 점점 늘어나는 과일 수요를 감안해 우리나라에서 열대과일을 재배하는 전국 산지 18곳의 직판장 역할을 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전국에서 수확된 과일을 오산과 김해의 롯데마트 물류센터에 집하한 후 점포별로 배송·판매된다. 소비자들은 가장 신선하고 맛있을 때의 과일을 동네 롯데마트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과일 마케팅 경쟁은 편의점도 예외가 아니다. 편의점 GS25는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을 1~2인 가구가 즐기기 딱 좋은 절반 크기로 자른 제품들을 선보였다. 수박 한 통은 1~2인 가구가 한 번에 먹기에 부담스럽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반영한 제품이다. 이 외에도 GS25는 수박 2조각을 소포장한 ‘맛있을 수박에’, 수박 속을 큐브모양으로 잘라 포장한 ‘반할 수박에’ 등 다양한 아이디어 과일 상품을 선보였다. 

▲ GS25 여름 기획상품 소포장 수박. 출처= GS25

GS25 관계자는 “폭염에 늘어나는 과일 수요와 1~2인 가구 소비자들의 불편 사항을 반영해 소포장 과일 제품을 선보였다”면서 “1~2인 가구 고객들에게서 높은 만족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과일의 공급처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이하 농협)는 최근 1~2인 가구 급증에 따라 지난 3월부터 CU·GS25·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에 국산 과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편의점 CU는 농협과 공동 기획한 수박 제품을 지난 6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농협 김원석 농업경제대표이사는 “1인 가구 증가와 폭염의 지속으로 과일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농협은 전국 산지조직과 안성 농식품물류센터를 거쳐 편의점 전용상품을 개발해 농산물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이완희 과일부문 상품기획자는 “체감온도 40도가 넘는 폭염 덕분에 과일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면서 “더위가 꺾이기 전까지 이마트는 다양한 방법으로 과일 공급량을 늘려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