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리더십> 김진호·최용주 지음, 북카라반 펴냄.

빅데이터 시대의 무기는 ‘데이터’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 누가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지에 승부가 걸려 있다. ‘F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FACEBOOK)·아마존(AMAZON)·넷플릭스(NETFLIX)·구글(GOOGLE)은 전사적인 데이터 분석 경영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저자들은 데이터 기반 경영을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소셜미디어,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도구로 삼는 혁신 경영이다. 디지타이징(Digitizing)은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뜻한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에는 7가지 유형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아동병원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데이터로 운영 효율을 높였다. 이 프로젝트는 미숙아들의 생리적인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해 감염이나 그 외의 합병증을 조기 경보한다. 의사들은 미숙아 감염의 증상이 수동적으로 확인되기 24시간 전에 조기 경보를 받음으로써 사전에 대응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월마트의 ‘소셜 게놈 프로젝트’는 예측이나 최적화를 통해 매출을 늘린다. 이 프로젝트는 수억건의 페이스북 메시지, 트윗, 유튜브 비디오, 블로그 포스팅 등을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어느 고객이 트위터에 “나는 솔트(Salt)가 정말 좋아!”라고 올리면 그 트윗은 수 초 안에 월마트랩(@WalmartLabs)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솔트가 소금인지, 아니면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제목인지 판단한다. 구매 이력 등 고객 정보와 SNS 게시글 등 외부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의 청소장비 전문기업 하코社의 ‘청소 토털 솔루션’은 축적된 분석적 역량을 서비스화해 개별적으로 컨설팅까지 한다. 고객들은 하코사로부터 청소하려는 곳의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의 장비들을 추천받는다. 서비스에는 최소 필요 인력, 효율성과 안전성, 애프터서비스도 포함돼 있다.

▲GE는 제조업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소스 플랫폼 프리딕스(Predix)를 통해 산업 현장에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운영체제,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등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여 서비스된다. ▲국내 제약업계 스타트업 코아제타의 ‘파마 빅데이터(Pharma Big Data)’ 서비스는 고객이나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제공한다. 코아제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환자 진료·처방 데이터를 구매해 제약사가 원하는 의약품·질병 정보로 재가공해 판매한다.

▲미국의 스마트홈 연구소 ‘네스트 랩스’는 데이터를 갖고 고객이 수행하게 될 분석을 예상해 필요한 분석까지 추가해 서비스한다. 이 업체의 실내온도 조절기는 와이파이와 센서가 장착돼 자동온도 조절과 학습기능까지 갖췄다. 구글은 스마트홈 네트워크 시장을 겨냥해 2014년 네스트 랩스를 32억달러에 인수했다. ▲예측 모델과 분석 대회 플랫폼인 ‘캐글’은 컨설팅 서비스를 아예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어 다수의 고객에게 동시에 서비스하는 유형이다. 기업과 단체들이 캐글에 데이터와 해결 과제를 등록해놓으면, 캐글에 가입된 55만명 데이터 전문가들이 다양한 전략과 알고리즘을 구사해 이를 해결하는 모델을 찾아낸다. 캐글은 이런 방식으로 빅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 책에는 다양한 데이터 활용 사례가 나온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때부터 육상의 높이뛰기 선수들은 가위뛰기나 등면뛰기로 바(bar)를 넘었다. 지금처럼 하늘을 보고 누운 자세로 바를 넘는 배면뛰기는 1968년 멕시코올림픽 때 처음 등장했다. 당시 미국 선수 딕 포스베리는 바를 넘은 뒤 착지하는 곳에 모래나 톱밥 대신 고무발포로 만든 부드러운 매트가 깔려 있다는 데 주목했다. 높이 쌓아 올려진 고무발포 매트는 착지할 때의 충격을 완벽하게 해소시켰다. 포스베리는 과감하게 머리부터 떨어지는 위험한 자세를 선택했고, 그 결과 2.24m라는 경이적인 올림픽 신기록이 수립됐다. 이후 배면뛰기는 그의 이름을 따 포스베리 플롭(Fosbury Flop)으로 명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