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크게 내렸다.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예상보다 적게 준 것도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2% 내린 배럴당 66.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7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3.11%(2.32달러) 하락한 배럴당 72.3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공급차질과 수요증가로 상승 바람을 탄 이전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예상보다 덜 줄어든 가운데 미중간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수요 감소 예상이 맞물리면서 크게 하락했다. 

원유 공급이 시장의 예상 감소치보다 덜 내렸다는 소식에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주 미국의 원유 공급이 135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23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290만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배럴 추가됐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하되면서 중국의 원유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유가하락을 이끌었다.  중국의 원유 수입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7월 원유수입량은 3602t이다.

이날 중국은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일 것이라는 발표 직후 나온 것으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서 미국의 관세부과를 “아주 비합리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는 국내법을 국제법 위에 놓는 매우 비이성적인 행위다”면서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고, 다자무역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와 같은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6일 중국산 제품 340억달러 규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USTR은 “미국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135만배럴 줄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 230만배럴 감소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