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올해 상반기 바이오 업종 밴처캐피털(VC) 투자가 지난해 총 투자액을 넘어서 바이오‧의료 벤처 기업의 강세를 보였다. 임상 등 제품 시판까지 임상 등 오랜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의료 업종 특성 상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이용해 기술에 대해 일정 수준 입증을 받은 것이 투자금 확대에 주요한 역할을 했는지 관심이 주목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바이오에 대한 VC 투자와 기술특례상장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바이오 VC 투자액은 4139억원으로 지난해 총 투자액 3788억원을 넘어섰다. 바이오‧의료 VC는 2016년 4684억원을 투자받아 투자업종 1위에 올라서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주춤한 뒤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업종별 VC 신규투자 비중은 바이오‧의료 26%(4139억원), 인터넷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22%(3533억원), 유통‧서비스 17%(2729억원), 영상‧공연‧음반 8%(1333억원), ICT 제조 6%(966억원) 순이다.

▲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업종별 신규투자 금액(단위-억원). 출처=벤처투자정보센터

바이오‧의료 분야에의 투자가 활발한 이유로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이용한 기업이라는 점이 꼽힌다. 공개된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주요 업종은 52곳 중 8곳을 제외한 46개 기업이 바이오‧의료 업종이다.

기술특례 상장 제도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외부 검증기관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등 전문평가기관 중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 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후 상장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코스닥시장에 기업을 상장할 수 있다.

▲ 2005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연도별 기술특례상장 현황.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기술특례를 포함해 이날까지 상장된 기업의 세부 업종은 바이오시밀러, 항생제, 줄기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신약 등으로 구분된다.

신라젠은 정맥투여가 가능한 유전자 조작 항암바이러스(Oncolytic Virus) 치료제인 ‘펙사벡(PexaVec)’으로 임상2상 시험에서 말기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현저하게 향상시켰으며, 생존이 증가한 다수의 환자에서 항암항체 생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300여명 이상의 환자들이 임상 시험에 참가했고, 이를 근거로 말기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3상을 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신약개발과 천연물신약 기술료 수익, 면역세포치료제 CAR-T(Chimeric Antigen Recepto-T, 키메릭 항원 수용체 발현 T 세포)와 관련한 원천기술과 VM-802, VM-803, VM-804의 파이프라인 3종을 보유하고 있다. 또 허혈성 지체질환치료제 ‘VM202-PAD’와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VM202-DPN’,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제 ‘VM202-ALS’, 허혈성 심장질환치료제 ‘VM202-CAD’를 개발하고 있다.

제넥신은 융합 기술로 생물학 활성을 지닌 단백질군 중 백혈구 간의 신호 물질인 인터루킨-7의 지속력을 높이고, 체내 T-세포 활성화로 면역력 증진을 꾀해 항암작용을 하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지속형 인성장호르몬 치료제도 만들고 있다.

녹십자셀은 2007년 간암 적응증으로 시판 중인 ‘이뮨셀-LC’ 항암면역세포치료제로 뇌종양, 췌장암, 대장암 등 다양한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약물과 항체를 연결하는 링커의 안정성을 높인 2세대 ADC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항응혈제‧항생제 등 합성 신약을 연구개발(R&D)하는 업체로 다양한 항체와 약물을 조합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대상 기업으로 주목도가 높다.

인트론바이오는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SAL200의 임상2a상 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3곳 이상의 기업들과 실사를 하고 있어, 기술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

 
 
 
▲ 기술특례상장 기업현황.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세계 최초로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완화제)인 ‘뉴로나타-알)을 선보인 코아스템은 줄기세포를 활용한 무산소성 뇌손상, 다계통위축증, 자가면역질환, 골관절염, 연골결손 등 타겟 질환 치료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루푸스와 다계통위축증 치료제 CS10BR05는 임상1상 시험을 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템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로 아토피피부염 임상2b상, 류마티스관절염 임상1상, 크론병 임상2분의 1(1/2)상, 건선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2000년 보스턴 연구소 설립 후 지금까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한 안트로젠은 자가 지방에서 유래한 중간엽줄기세포로 면역조절기능을 강화하는 큐피스템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고, 크론병 치료제 임상1상,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임상2상,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 임상1상, 심재성 2도 화상 치료제 임상2상, 힘줄손상 치료제 임상2상 등을 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효능과 안전성, 가격경쟁력 등으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던 점유율을 빠르게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알테오젠, 팬젠 등이 분투하고 있다.

김무웅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 특징에 있어 R&D 기간이 길고 임상시험 등을 하다 보니 투자에 대한 수익이 다른 업종에 비해 길다”면서 “기술에 대한 우수성을 지니고 있는 기업은 예외로 상장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고, 이 제도가 바이오 업종의 특성과 맞물려 특례상장을 하는 바이오기업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김무웅 연구원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선 어는 정도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받은 이유 중 하나일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바이오‧의료 업종은 그동안 기초연구에 집중됐었지만, 민간이나 산업체 등에서 관심을 보이면서 산업화에 대한 개념이 생겨 투자가 증가하는 것이 더 큰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