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 게임 무적의 카드 '원 아이드 잭' 출처= 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콘텐츠 전쟁’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어서 이제새로운 일은 아니다. 전 세계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하나의 콘텐츠 유통 채널(플랫폼)이나 IP(지적재산권)를 하나라도 더 차지해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심지어 콘텐츠 경쟁력 확장을 위해 우리나라 돈으로 수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들이 오가고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글로벌 콘텐츠 업계에서 ‘힘이 있는 곳으로 힘이 모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시장을 지배하고 독식하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경제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 금액의 수십 배, 수백 배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게 오늘날의 콘텐츠 시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의 성과나 <스타워즈 시리즈>,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의 게임 <슈퍼마리오>나 <포켓몬스터>의 파급력은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힘을 가장 생생하게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영화나 게임을 넘어 최근에는 음악이나 음식문화 등 대중문화 자체가 ‘문화 콘텐츠’라는 범주에 들어가면서 콘텐츠가 가진 경제적 파급력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고 해도 전혀 틀리지 않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다. 전 세계 현상이다. CJ E&M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데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서 시장의 일등이 아닌 이등이나 삼등 기업들과 제휴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거나 받을 콘텐츠를 내세워 파상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에 비하면 국내 대기업들의 대응은 어쩌면 늦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미디어 산업이라는 큰 카드 게임 판에서 원 아이드 잭(특수카드)**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콘텐츠시장에서 ‘IP’와 ‘플랫폼’을 서로 쥐려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들은 사생결단의 투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가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콘텐츠(Conents)’가 산업의 한 분야로 이야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98년 ‘새로운 성장 산업, 콘텐트(Content, as a new growth industry)’이라는 주제로 논의했다. 이 논의에서 ‘디지털 기술로 인한 네트워크 기반의 환경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분야’로 처음 소개됐다. 이후 OECD는 2009년 콘텐츠 산업을 ‘인간에게 조직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정보, 문화, 오락 상품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출판 또는 유통하는 산업’으로 정의했다.

콘텐츠 산업은 한 번의 유통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는 매스미디어 속성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효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의 범주에 들어가는 산업의 속성을 갖고 있다. 쥐는 기업은 황금의 열쇠를 갖고, 잃으면 파멸의 운명을 맞이하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더욱이 세계 콘텐츠 산업의 경제 규모도 2012년 이후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해외 콘텐츠시장 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1조6670억달러(약 1872조410억원)인 세계 콘텐츠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10억달러로 처음으로 2조달러를 돌파했다. 5년 동안 성장률은 연평균 5.7%였다. 지식정보와 광고시장의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시장의 성장이 전 세계 콘텐츠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 콘텐츠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2조5610억달러(2876조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성장 여력이 크다는 것이며 콘텐츠 산업은 제조업 성장의 한계를 메워줄 유력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세계 콘텐츠시장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출판 인쇄 분야를 제외한 모든 산업에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시장은 2021년까지 연평균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콘텐츠 산업 중에서도 가장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2016년 기준 미국은 전 세계 콘텐츠시장의 37.5%를 점유하며 1위를 지켰다. 시장규모는 7795억7400만달러(약 875조8513억원)로 평가됐다. 그 뒤를 중국과 일본이 뒤쫓고 있다. 특히 2016년 10%가 넘는 시장을 점유한 중국은 2021년까지 연평균 8.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영향력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원 아이드 잭(One-Eyed Jack)**: 포커 게임에서 카드에 한 개의 눈만 보이는 스페이드, 하트 ‘잭(J)’ 카드를 말한다. 원 아이드 잭의 룰을 적용하는 카드 게임에서 이 카드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모든 패를 만들 수 있는 특수 카드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