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유무선 인터넷 통신업체 SK브로드밴드가 모바일 OTT '옥수수'와 인터넷 TV(IP TV) B tv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미디어사업 전략방향을 밝혔다. 

윤석암 미디어부문장은 “유료방송 서비스도 기존의 똑같은 서비스, 똑같은 콘텐츠 제공에서 벗어나 고객별로 미디어 소비성향 데이터를 분석해 취향에 맞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개편이 진정한 고객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서비스 시스템 개편으로 고객맞춤형 Btv, 옥수수 등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의 변화는 B tv 사용자환경(UI) 개선,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서비스, OTT ‘옥수수’ 스포츠 기능 강화다.

▲ SK브로드밴드 윤석암 미디어부문장이 7일 오전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윤석암 부문장은 “옥수수의 경우 웹드라마 등 모바일형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면서 “올해 지난해보다 콘텐츠 비용을 5배 늘려 100억원 정도를 오리지널 콘테츠 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하반기 Btv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으며,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 콘텐츠인 ‘엑소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은 지난 상반기 3000만뷰를 기록했는데, 하반기 2편을 준비중이다. 1억 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옥수수는 Btv 모바일로 출발했으나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입어 Btv를 추월했다고 SK브로드밴드는 자평하고 있다.  

윤 부문장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독점성이 필수로 가입자 수준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때 제작 가능하다”면서 “현재 Btv의 460만 가구로는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4300만 가입자를 돌파할 때 자체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를 만들었다. 윤 부문장은 “가입자가 늘어나면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내 사업자간 합종 연횡, 방송 사업 M&A, 글로벌 진출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대해선 협력 가능성도 있지만 불공정 계약 규정 등 역차별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전제를 뒀다. 윤 부문장은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제휴는 고객이 원하다면 어려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넷플릭스는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자(CP)로써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협력할지 경쟁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제휴 조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부문장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수익 배분율은 타 사업자들과 달리 글로벌 기준 9 대 1 비율인데, 미국에서 서비스까지 오는 망 대가도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역차별 우려가 크다”면서 “넷플릭스의 좋은 콘텐츠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우리도 나름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내년 디즈니의 폭스 인수로 관련 콘텐츠가 빠지면 넷플릭스와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윤 부문장은 “디즈니와 폭스 콘텐츠가 제외되면 글로벌 점유율이 30%이상 낮아질 것”이라며 “넷플릭스 독점에서 경쟁의 시대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수수, ‘가장 빠른 프로야구 중계’ 타사보다 최대 20초 딜레이 감소

SK브로드밴드는 우선 8일부터 옥수수의 스포츠 기능을 강화해 IPTV 대비 중계방송 지연 없이 경쟁 OTT보다 최대 20초 빠른 ‘가장 빠른 프로야구 중계’를 하기로 했다. .

SK브로드밴드는 중계방송 지연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과 함께 개발했으며, 앞으로 이를 프로야구 전 중계 채널에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스포츠 중계에서 딜레이는 꽤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옥수수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을 이동할 때 15초 광고가 없다는 점도 옥수수의 장점으로 꼽힌다. 프로야구 같은 경우 공수 교대를 할 때 채널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광고를 시청해야하면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 옥수수 스포츠 중계는 딜레이를 최소화 하고 광고를 제거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옥수수는 향후 5G 네트워크 기술 기반의 스포츠 VR 생중계, 프로야구 AI 분석 기반 생중계 등 전용 해설진과 캐스터를 통해 옥수수만의 차별화된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B tv, UI 4.0-> UI 5.0 “460만 고객에게 460만개의 홈화면 제공이 목표”

SK브로드밴드는 또 B tv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고객맞춤형 홈화면을 선보일 계획이다.  B tv의 새로운 홈화면은 고객의 가입, 이용 행태를 반영해 고객의 시청이력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메뉴와 이벤트, 추천 콘텐츠 등 집마다 취향에 맞춰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460만명의 B tv 고객에게 460만개의 홈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 SK브로드밴드는 7일 B tv의 UI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번에 선보이는 홈화면 개편은 단순히 디자인을 바꾸는 게 아니라 고객을 만나는 방식의 혁신이라고 SK브로드밴드는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5년간 고객의 미디어 이용 데이터에 근거해 차세대 플랫폼에서 B tv의 홈화면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변화로 이용자는 B tv 홈, 실시간, TV 키즈 채널 등 3가지 첫 화면 중 선호하는 시청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TV를 켜면 VOD를 즐겨보는 고객은 B tv 홈, 실시간만 시청하는 고객은 실시간 TV, 키즈 콘텐츠를 즐겨본다면 키즈 채널이 나오는 식이다.

첫 화면을 설정하면 이용자의 시청이력에 따라 메뉴 구성, 추천 콘텐츠, 이벤트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용자가 취향에 맞는 각기 다른 홈화면을 갖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실시간 야구를 좋아하는 고객은 다른 메뉴 화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야구중계 화면을 볼 수 있고, 최신 영화나 인기 드라마를 즐겨보는 고객은 TV 첫 화면에서 바로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김혁 미디어지원본부장은 “프로그램의 메인 이미지 등 그림을 중심으로 화면이 구성되면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B tv는 어떤 화면을 보여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개인의 취향에 맞게 데이터로 분석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 SK브로드밴드 김혁 미디어지원본부장이 7일 오전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B tv 홈 화면 변경에 대해 발표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용자는 홈화면을 통해 B tv에서 가입한 월정액 상품과 보유 포인트, 쿠폰, 할인혜택, 시청 가능한 콘텐츠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IPTV 최초로 ‘도입부 건너뛰기’, ‘시청 중 자막 변경’ 기능과 영화·드라마·예능 콘텐츠에 대한 감상포인트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도입부 건너뛰기는 드라마의 각 에피소드 처음 시작부분에 동일한 영상이 나온다면 이를 인식하고 그 부분을 건너뛰는 기능이다.

영화 콘텐츠의 경우 작품에 대한 씨네21, 왓챠 등 외부 평점을 바로 파악할 수 있고, 평론가 등 전문가의 감상평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용자가 영화를 볼까 고민할 때 포털을 이용해 그 영화에 대해 따로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함이다.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tv동화 서비스, ‘살아있는 동화’

SK브로드밴드는 아이들이 자기만의 특별한 동화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 SK브로드밴드 모델 헨리와 아이들 모델이 '살아있는 동화'를 시청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살아있는 동화는 ‘3D 안면인식 기술’, ‘실시간 표정 자동 생성 기술’ 등을 적용한 동화 서비스다. 3세~7세 아이가 즐기기 적당하며, 이 서비스에는 ‘역할 놀이’, ‘그리기 놀이’, ‘말하기 놀이’ 등이 있다.

역할 놀이는 아이들이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자기의 얼굴을 찍어 TV로 보내고 아이의 얼굴이 TV속 동화에 출연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SK브로드밴드가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건 아이의 사진 표정을 동화 속 주인공의 감정에 따라 변화시킨다는 점이다. 울고, 웃고, 화나는 등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표정을 동화 속 이야기 상황에 따라 아이의 얼굴이 변한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TV 화면 속 동화에 구현할 수 있는 그리기 놀이도 있다. 아이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TV 화면 속 동화에 구현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화 속 주요 문장을 아이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말하기 놀이도 있다. 아이는 동화책의 주요 문장을 영어나 우리말로 따라 읽으며 동화책 읽기에 참가할 수 있다.

 
 
 
▲ 살아있는 동화 이용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단순히 TV에서 동화를 읽어주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장점이다. 아이의 얼굴이 동화에 등장하고, 아이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소리 내 읽는 등 이야기에 적극 참여한다.

SK브로드밴드는 한번 동화책을 만들면 볼 때마다 스마트폰에 연결할 필요 없이 TV로 동화를 시청할 수 있어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등 부모의 걱정을 덜 수 있고, 서비스 이용 중에 전화나 문자가 와도 동화 시청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 것이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유아교육 전문가와 함께 한솔교육 전집을 비롯한 다양한 출판사들의 베스트셀러 250여 편을 엄선해 11가지 누리과정 생활주제, 연령별 발달단계에 맞는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와 B tv의 새로운 홈화면 적용은 이달 16일부터 셋톱박스별로 순차적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