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내시경초음파를 이용해 췌장 종양을 제거하는 고주파 치료법을 개발해, 수술 없는 종양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7일 서동완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의 연구로 “고주파 탐침을 이용한 췌장 종양 제거를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면서 “암 초기단계 종양을 수술 절제만으로 치료하던 기존 방법을 대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췌장에 생기는 종양은 췌장암처럼 악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서서히 진행해 결국 악성으로 변하면서 전이되므로, 수술 절제로 치료를 해왔다. 기존의 외과절제술로 종양 일부를 제거하면, 수술 후 췌장이 신체 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혈당조절기능 감소 또는 소화불량 등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한 당뇨병 등의 합병증 발생률은 약 30%에 이른다.
절제술 대신 내시경초음파로 시술하면 췌장을 잘라내지 않으므로 췌장 기능이 유지되고, 흉터가 없으며 합병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빨라 시술 후에도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서동완 교수팀은 약 8년 동안의 선행연구와 추적연구를 수행했으며, 세계 최초로 내시경초음파에 삽입 가능한 침형 고주파 탐침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췌장 종양 제거 치료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10년 ㈜스타메드와 내시경초음파 고주파 시술을 할 수 있는 탐침(Probe)을 공동개발하고,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후 13개월 동안 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 8명과 가성유두상 종양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내시경초음파 치료와 추적관찰을 수행했다. 그 결과 70% 환자의 종양이 없어졌고, 30% 환자의 종양크기가 현저히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서동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초음파 치료법은 치료 후에도 췌장이 정상으로 기능해 기존의 수술과 대비해 합병증을 감소하고 안전성이 높다”면서 “이후 연구를 지속한 후 췌장 내시경초음파 치료법의 적용 범위를 넓혀 많은 췌장 종양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의료기기기술개발)의 지원(HI16C1163)으로 수행됐으며, 해당 분야의 권위지인 ‘유럽소화기내과학회지(endoscopy, IF=6.629)’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