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내시경초음파를 이용해 췌장 종양을 제거하는 고주파 치료법을 개발해, 수술 없는 종양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 고추파열치료(RFA) 시술 전 췌장 두부에 2.3cm 크기의 종양(붉은화살표 부분)이 첫 시술 5일 후 두 번째 RFA를 시술한 후 병변의 크기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출처=서울아산병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7일 서동완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의 연구로 “고주파 탐침을 이용한 췌장 종양 제거를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면서 “암 초기단계 종양을 수술 절제만으로 치료하던 기존 방법을 대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췌장에 생기는 종양은 췌장암처럼 악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서서히 진행해 결국 악성으로 변하면서 전이되므로, 수술 절제로 치료를 해왔다. 기존의 외과절제술로 종양 일부를 제거하면, 수술 후 췌장이 신체 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혈당조절기능 감소 또는 소화불량 등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한 당뇨병 등의 합병증 발생률은 약 30%에 이른다.

절제술 대신 내시경초음파로 시술하면 췌장을 잘라내지 않으므로 췌장 기능이 유지되고, 흉터가 없으며 합병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빨라 시술 후에도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서동완 교수팀은 약 8년 동안의 선행연구와 추적연구를 수행했으며, 세계 최초로 내시경초음파에 삽입 가능한 침형 고주파 탐침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췌장 종양 제거 치료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10년 ㈜스타메드와 내시경초음파 고주파 시술을 할 수 있는 탐침(Probe)을 공동개발하고,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후 13개월 동안 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 8명과 가성유두상 종양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내시경초음파 치료와 추적관찰을 수행했다. 그 결과 70% 환자의 종양이 없어졌고, 30% 환자의 종양크기가 현저히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서동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초음파 치료법은 치료 후에도 췌장이 정상으로 기능해 기존의 수술과 대비해 합병증을 감소하고 안전성이 높다”면서 “이후 연구를 지속한 후 췌장 내시경초음파 치료법의 적용 범위를 넓혀 많은 췌장 종양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의료기기기술개발)의 지원(HI16C1163)으로 수행됐으며, 해당 분야의 권위지인 ‘유럽소화기내과학회지(endoscopy, IF=6.629)’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