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이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EGR 배기가스의 냉각수 누출과 화재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BMW 측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화재 사고 원인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에서 냉각수 누수 현상이 원인이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BMW코리아 측은 한국 고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 긴급 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근 일어난 화재 사고는 EGR 쿨러 냉각수 누수현상으로 빚어진 하드웨어 문제”라면서 “EGR쿨러가 누수 되면서 냉각수의 50%를 차지하는 글리콜의 침전물이 쌓이면서 화재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에빈클러 부사장은 “최초 배기가스는 최대 830도까지 올라가는데 EGR 쿨러를 거치면서 100도까지 내려간다”면서 “냉각 누수로 냉각되지 않은 뜨거운 배기가스가 EGR 유닛으로 유입되면 과열을 일으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GR쿨러에는 EGR의 효율을 높여주는 ‘EGR 바이패스 밸브’가 장착돼 있다. BMW측은 이 바이패스 밸브에 침전물과 과열로 발생한 불꽃이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냉각수 누수가 근본 원인이지만 누수 현상이 있다고 해서 모든 차에서 불이 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차량의 주행거리가 많고, 장시간 주행, 바이패스 밸브가 열린 상태일 때에만 화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재 전조현상은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차량 출력 떨어지고, 연기나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BMW측이 제시한 한국과 유럽의 화재사고율.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이날 BMW측은 새로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EGR 쿨러의 냉각 누수가 화재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유럽시장과 한국시장은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앞서 유럽은 흡기 다기관에 천공이 발생했다. 유럽은 한국과 비슷한 화재 문제가 일어났다. 한국의 BMW 차량 화재 원인은 분석 결과 유럽과 비슷한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 측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디젤모델 결함률을 근거로 들었다. BMW에 따르면 한국시장에서는 전체 디젤 차량에서 0.10%의 차량만이 화재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시장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0.12%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 모두 화재 결함률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다만 BMW는 한국이 단기간에 집중해 사고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여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BMW 측 방침에 따라 회사는 오는 20일부터 한국과 유럽에서 EGR 모듈 전체 또는 쿨러를 교체하는 리콜을 할 계획이다. BMW는 부품 교체와 함께 EGR 파이프도 청소하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사진=이코노믹 리뷰 임형택 기자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최우선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경영진이 상황을 공유 중이다”면서 “독일 BMW그룹 본사도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BMW그룹은 한국 고객분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사전 긴급 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MW 자동차는 올해 들어서만 국내에서 차량 화재사고가 32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와 BMW는 2011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생산된 BMW 디젤 모델(42개 차종) 총 10만6317대를 리콜 대상으로 삼고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3만879건을 진단 완료했으며, 1만4410건이 진단 예약돼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3일 입장 발표문을 통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안전점검을 받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최대한 운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