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돌입했지만 주요 제조사들의 치열한 경쟁은 올 하반기에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노트9의 삼성전자와 신형 아이폰의 애플을 비롯해 다크호스로 부상한 중국 제조사와 절치부심하고 있는 LG전자도 속속 몸풀기에 들어가고 있다.

▲ 갤럭시노트9 모바일 언팩 초청장.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노트9… 연합 라인업 튼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효자인 반도체가 주춤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반도체 매출은 21조9900억원, 영업이익 11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준수한 흐름을 보여줬지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장기호황) 종료에 대한 우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역습, 미세공정 기술 한계 돌파라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갤럭시 신화가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2분기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2조6700억원을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갤럭시 스마트폰 매출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 갤럭시S9의 판매고가 예상보다 낮은 데다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의 시장 점유율 확보 전략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갤럭시 노트9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갤럭시 노트9은 6.4인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845와 엑시노스9810이 유력하다. 6GB램에 배터리 용량은 4000mAh로 추정된다. S펜에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고 색상은 블랙, 브라운, 블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올해 갤럭시 노트9이 1200만대 팔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고가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초 160만원 이상의 고가로 판매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삼성전자는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며 파격적인 출고가 인상에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노트9 출고가가 전작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 노트9을 중심으로 전략 제품을 대거 출시,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각오다. 전략 제품을 갤럭시 모바일 언팩과 IFA 2018로 나눠 출시해 라인업의 화학적 결합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9을 출시하며 빅스비 2.0 버전을 공개하며, 새로운 스마트 스피커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젠을 탑재한 갤럭시워치와 새로운 스마트밴드까지 출시한다. 특히 빅스비 2.0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공지능 전략이 밀리면 초연결 생태계 로드맵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초 CES 2018 기자회견장에서 “빅스비 2.0은 1.0과 비교해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반기 삼성전자 전략 제품 중 갤럭시 탭S4는 이미 공개됐다. 태블릿 최초로 모바일 기기에서 데스크탑 PC 사용경험을 제공하는 삼성 덱스를 지원한다. 별도의 액세서리 없이 퀵 패널에서 삼성 덱스를 바로 열거나 북 커버 키보드에 꽂기만 하면 된다. HDMI 어댑터로 모니터나 TV로 연결하면 더 큰 화면에서 업무를 하거나 동영상,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사용자는 삼성 덱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의 창의 크기를 원하는 크기로 조정할 수 있고 TV나 모니터의 화면에 맞게 최대화해 사용할 수 있다. 단, 세로 화면만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세로 높이에 맞춰 보인다. 드래그 앤 드롭과 MS 오피스 호환도 강력하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세를 그리는 지금, 갤럭시 노트9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7150만대를 공급해 점유율 20.4%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판매율과 점유율 모두 뚜렷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판매량은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아졌다. 톱5 기업 중 삼성전자만 판매율과 점유율이 하락했으며, 조만간 1위 자리도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최근 현지 점유율이 다시 0%대로 떨어진 가운데 갤럭시 노트9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 노트9으로 전략 지역의 점유율을 올리는 한편 내년 초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갤럭시탭S4가 공개됐다. 출처=삼성전자

1조달러 기업의 위엄… 애플 아이폰 관심집중

애플은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2위에서 3위로 밀리며 화웨이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애플의 위기는 아니라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2분기 4130만대 공급으로 1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0%, 점유율 0.4%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수익이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으로 거둔 성과라는 점이 중요하다. 2분기가 애플의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놀라운 성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애플은 올해 2분기 순이익 115억달러, 매출 533억달러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413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고 발표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시장의 예상보다 적지만 평균판매단가는 724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이 조금씩 올라가는 가운데 비수기인 2분기, 평균판매단가 724달러의 신형 아이폰X를 4130만대나 팔았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올해 신형 아이폰은 6.5인치 OLED가 유력하다. A12가 들어가고 4GB 메모리가 지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차기 아이폰에 상하 디스플레이를 곡면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손가락을 디스플레이에 터치하지 않아도 조작할 수 있는 비접촉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OS12 퍼블릭 베타버전도 나왔다. 많은 앱을 동시에 사용했을 때 속도를 올렸으며 아이폰5S까지 업데이트한다. 인공지능 시리의 고도화, 스마트폰 사용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스크린 타임이 눈길을 끈다. 세밀해진 미모지도 신형 아이폰에 대한 기대를 높아지게 만들고 있다.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기술력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 노바 라이트2가 풀렸다. 출처=화웨이

중국 스마트폰 굴기… 시름 깊은 LG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올해 2분기 애플을 누르고 점유율 2위에 올랐다. 5420만대 공급으로 점유율 15.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41.4%, 점유율은 4.1% 급상승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올렸으나 프리미엄 라인업도 탄탄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 초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에 첫 자급제 스마트폰인 노바 라이트2를 출시하기도 했다. 노바 라이트 2는 5.65인치 풀뷰 디스플레이(FullView Display), 약 0.75㎝의 두께와 143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 편의성을 강화했다. 화웨이가 자체 생산한 기린 659(Kirin 659) 옥타코어(Octa-Core) 프로세서가 탑재됐으며, 후면 지문 인식 센서를 지원할 뿐 아니라 전면 800만 화소 카메라 및 자연스러운 아웃포커싱 사진 촬영이 가능한 후면 듀얼 카메라(1300만+200만)가 제공된다. 안드로이드 8.0(오레오) 사용자를 위해 최적화된 화웨이 EMUI 8.0 버전이 탑재되며, 3000mAh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샤오미는 중국과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최근 국내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비보와 오포도 여전히 ‘한 방’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만 존재하는 양강구도가 아닌, 일종의 다각경쟁구도다. 이 과정에서 원가를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이 방대한 내수시장과 만나 급격한 시장 점유율 강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나,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영악한 시장 점유율 전략을 끌어냈다는 점도 중요하다. 샤오미처럼 스마트폰 수익을 아예 포기하고 소프트웨어 저변 확대에만 집중하는 사례도 있다. 현지화 정책으로 마케팅 전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편 당장 출혈경쟁을 불사해도 시장이 받쳐주는 선순환 구도가 큰 동력이다. 외국 기업의 특허권 분쟁은 논란이지만, 현재의 중국 스마트폰 대국굴기를 존재하게 한 주요 원인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LG전자는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플랫폼 전략으로 상하반기 출시 전략까지 바꿨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일각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LG전자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LG전자는 갤럭시 노트9 대항마로 2018년 LG Q8을 출시한다. 중저가 스마트폰이며 실제 경쟁은 LG V40S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펜만 뽑으면 디스플레이에 바로 메모할 수 있는 ‘바로 메모’ ▲아무 화면에서나 즉시 메모하는 ‘팝 메모’ ▲메모 공간이 부족하면 손가락 2개로 화면을 터치해 아래로 내리며 쓸 수 있는 기능까지 다양한 메모가 가능하다. 내장된 기본 도안(圖案)뿐 아니라 사진을 도안으로 바꿔 원하는 대로 색칠할 수 있는 ‘컬러링 북’을 비롯해 폰 안의 사진을 꾸며 이모티콘처럼 쓰는 ‘나만의 이모티콘’과 동영상을 GIF 파일 형태로 편집해 움직이는 사진(움짤)으로 만드는 ‘GIF 편집’ 등이 적용됐다.

고성능 카메라와 LG만의 명품 사운드 등 멀티미디어 경험도 탁월하다. 제품 후면의 1600만 화소 고해상도 카메라에는 ‘위상 검출 자동 초점(PDAF, Phase Detection Auto Focus)’ 기술을 적용해 빠르게 초점을 잡아 선명하게 촬영해준다. 사물을 촬영하면 피사체를 분석해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주거나 QR코드를 분석해주는 ‘Q렌즈’ 기능도 탑재됐다.

▲ LG전자도 하반기 전쟁에 뛰어들었다. 출처=LG전자

LG 35VS도 있다. 6인치 18 대 9 화면비의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에 6GB램(RAM), 64GB의 내장메모리가 적용됐으며 인공지능을 전면에 걸었다. 스스로 사물을 인식해 최적의 화질을 추천해 주는 ‘AI 카메라’와 최대 7.1채널의 사운드를 전달하는 ‘DTS:X 3D 입체음향’을 비롯해 뛰어난 명암비와 빠른 응답속도로 생생한 고화질을 즐길 수 있는 ‘OLED 풀비전 디스플레이, 3300mAh의 배터리 용량을 지원한다. LG전자 MC 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 하정욱 전무는 “LG V35 씽큐는 초슬림, 초경량 디자인에 생활밀착형 인공지능을 적용한 제품”이라면서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제품을 지속 선보여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상반기 G7과 V 시리즈로 점유율을 지키면서 35VS로 여세를 몰아 프리미엄에서는 35와 40 V 시리즈로 협공을 한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