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1 : “이 사이트 셰입을 고려해서 플랜을 아주 플렉시블하게 디자인해 본 거야. 집안에 중정 스페이스를 아주 보이드하게 둠으로써 오히려 스페이스가 다이내믹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지. 이 스킵 플로어를 둬서 레벨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가 있고 이 박시한 셰입에 리듬감을 부여해서 이게…. 주변의 랜드스케입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결국은 내 생각에 이게 솔루션인 것 같은 데 스페이스를 디바이드해서….”

주인공2 : “그런데, 왜 죄다 영어야? 무슨 영어마을 짓니?”

영화 속의 한 장면의 대사를 그대로 옮겨 적어 보았다.

2012년 개봉해서 많은 관객을 모은 <건축학개론>이다. 전혀 다른 전공(음대, 건축학과)의 주인공 둘은 대학시절에 건축학개론을 들으며 수업시간에 풋내기 사랑을 하다가 헤어졌다. 15년여가 지난 시점에 여자 주인공(음대 출신)이 이혼을 하면서 친정아버지와 같이 살려는 마음으로 제주도에 있는 집을 리노베이션하기로 한다. 그 일을 건축과를 다녔던 애인이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것을 알고 찾아가 부탁한다.

위 대사는 리노베이션 계획을 브리핑하는 광경이다. 그냥 들어서는 알기 어려운 말들이다. 반 전문용어에 반 콩글리시다. 필자도 여러 번 들으면서 이와 같이 글로 옮겼다.

실제 강의시간에 이 장면을 보여주면 일반 전공이나 경영계열 전공자들은 거의 알아듣지 못하고, 건축학과 학생들도 1/3 정도는 못 알아듣겠다고 한다.

그러나 만일 취업준비생, 특히 일반 인문계열이나 상경계열 전공자들이 이런 용어들을 알아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용어들을 자기소개서에서 사용하고 있다면 어떻게 보일까?

 

전문용어를 구사한다는 것

내가 가고 싶고, 하고 싶고, 원하는 분야의 전문성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산업의 세분화와 새로운 개념의 도입, 새로운 소재나 제품의 개발 등이 날로 늘어나는 것이 그 이유다.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의 말귀를 잘 알아듣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용어의 뜻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으로 준비하자. 전문성을 가늠하는 가장 핵심이 될 것이며 취업준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원하는 회사의 일반경영분야와 상품·제품·원재료·가공방법·제조방법 등과 관련되는 단어를 찾아 공부하는 것이다. 그러면 신문이나 방송 등의 매스미디어가 눈에 들어오고 귀가 열리게 된다. 알아들으면 남다른 관심이 가고 찾아보게 되며 지식이 쌓여가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남보다 월등한 지식과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 면접장에서 주고받는 대화의 수준이 달라진다. 지식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그 특징이다. 처음 접하는 단어를 빠른 시간 내에 내 것으로 만들어라.

너무 유난스러운가? 물론 이렇게 유난스럽지 않게 해도 취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상당한 수준으로 취업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입사한 후에는 입사한 회사의 용어를 공부해 취업한 사람의 성장이 빠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배들이나 상관의 대화나 지시를 알아듣는 속도가 빠르고 일처리도 잘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상사나 주변의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 단계 높은 또 다른 면접질문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대폭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증강현실의 개념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소비행태의 변화를 전망을 해보세요.”

“심리학의 ‘메타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회사 마케팅에 반영할 아이디어 하나만 제시해 보세요.”

“샌드오일에 대해 설명해 보고, 앞으로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말해 보세요.”

실제 면접에서 던져지는 질문들이다. 물론 모두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단계 수준 높은 회사나 산업과 관한 본인의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들이다.

 

전문 용어 공부방법

비전공자는 말할 것도 없고, 유사한 전공을 공부했더라도 기업이나 산업분야에 들어가면 훨씬 더 전문화된 용어를 구사하게 된다.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1. 지원회사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단어나 용어가 최우선이다.

2. 상장법인인 경우 홈페이지의 ‘투자자 정보 혹은 IR(Investor Relations)’라는 코너에서 ‘사업보고서, 영업보고서’ 등을 찾아보아라. 회사 경영 전반과 재무제표, 영업·생산·개발상황 등은 물론이고 환경적 요소와 경쟁상황까지 두루두루 정리된 보고서가 PDF파일로 올라가 있다.

3. 회사의 제품이 팔리는 곳, 즉 판매현장이나 산업 집적 Cluster현장(공구상가, 전자제품상가 등)을 찾아가 사고 파는 옆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들어 보려고 해보아라.

4. 정부가 구축한 ‘국가직무능력표준’ 즉, NCS가 있다. 홈페이지를 찾으면 24개 대분류에 약 900개로 세분화된 산업·직무역량 자료가 있다. 그 자료를 찾아 모르는 단어를 추려보아라.

5. 회사 제품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 잡지(월간지), 협회 발간물 등을 구입해 보거나 도서관에서 찾아보아라.

6.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가 전시되는 박람회, 전시회장 등을 찾아가 보는 것이다. 채용박람회보다 훨씬 유용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제법 많은 방법이 있는데 대학가에서 쉽게 알기 어려운 영역들이다. 쉽게 외워지지 않을 것이다. 학교 공부를 할 때 시험 한 번만 치고 잊어버리는 습관 때문이다. 그러나 지원 회사의 전문용어를 공부해 두면 평생 써먹는 밑천이 되니 꼭 도전해 보기 바란다.

 

이 공부는 내 입으로 직접 말하는 것, 머리에만 두지 말고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단어를 머리에만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내 입으로 말해야 한다. 공부할 때마다 부모님에게, 동생에게, 친구에게 설명할 기회를 찾아라. 몇 번 하다 보면 갈수록 쉽게 설명이 되는 재미도 있다. 말하고 쓰다 보면 면접과 지원서류에도 구사하게 된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신기하게 쳐다볼 것이다.

그러나 취업 목표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람은 꿈꿀 수도 없는 방법이다.

 

좀 더 깊은 설명은 다음 칼럼에서

한 걸음 더 나가보자. 이 단어들은 어느 산업·분야에서 쓰는 단어들일까?

(1) 쓰가루, 선홍, 스타킹, 양광, 세계일

(2) 왜건, SUV, RV, MPV,컨버터블

(3) 살물, 로팍스, 로로, 위그, 초계

(4) 살레골드, 아이리쉬, 도피오, 마키아토, 리스트레토

(5) PLC, EPC, ESCO, SE, PBG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칼럼에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