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밸류에이션 매력, 미국 경기 호조, 제한적인 달러 강세, 미중 무역전쟁 영향력 약화로 인해 실적주인 반도체·은행·증권·패션, 이 밖에 하드웨어·에너지·화학·철강 업종 등이 긍정적이란 의견이 나왔다. 다음주 주식시장은 시장 상승 모멘텀은 약하나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화된 점은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8월 6~10일) 코스피 예상밴드로 2240~232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코스피 예상밴드로 2250~2300포인트, 케이프투자증권은 2260~2330포인트를 전망했다.

2018년 8월 6~10일 코스피 전망. 출처=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반복되는 미중 무역분쟁의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승요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매력, 미국 경기 호조 등을 들었고 하락요인으론 수급 공백기,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미중 무역분쟁 현실화 우려 등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시가총액 기준 약 69.2%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 +0.2%, 영업이익 +0.2%, 순이익 –4.9% 기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지속적으로 하향되며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기대보다는 양호한 실적 발표 중"이라며 "2분기는 1분기 대비 감익이 예상되나 3분기는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3분기 실적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뿐만 아니라 자동차, 은행, 조선, 상사·자본재, IT가전, 건설, 화장품 등이 하반기 실적 증가 업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음주는 CJ 계열사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SKC(6일), GKL(7일), CJ오쇼핑,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CJ헬로비전, CJE&M, 스튜디오드레곤, 넷마블, 위메이드, 컴투스, 한국가스공사(8일), 카카오, 삼성화재, 이마트, 더블유게임즈, CJ CGV(9일), NHN엔터테인먼트, 펄어비스, 삼성생명, 한화생명(10일) 등이 예정돼 있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은 공포와 안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 중국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다만, 변화들도 감지되고 있는데 관세 부과 일정 지연에 따른 협상 진행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월을 정점으로 유가, 달러, 위안화의 안정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가 2200포인트선 초중반이라는 점에서 바닥권은 견조한 모습으로 좁은 박스권 등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와 확정실적 기준 PBR 1배 환산 코스피 레벨. 출처=하나금융투자

KB증권 "외국인 패시브 자금 재유출 가능성 상존"

KB증권은 외국인 투자심리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패시브 자금의 재유출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6월 중순 이후 외국인 매도를 키운 외국계 패시브 자금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지난 3월 이후 미국 개인 투심은 미중 무역갈등 확대 시 급격하게 악화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왔다.

김 연구원은 "구글 트렌드(Google Trend)를 통해 본 무역전쟁(Donald Trump Trade War) 키워드의 미국 내 검색 빈도가 지난주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이번 '관세율 상향 검토' 이슈로 미국 개인 투심이 더 악화되고, 이에 따라 외국계 패시브 자금 유출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대응 전략으로 외국계 자금이 패시브와 선물 매도를 중심으로 한국 증시에 개입하고 있는 만큼 시장 전반에 걸친 하락 압력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며 "시장 전반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뚜렷한 수급 주체가 존재하는 업종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IT·하드웨어 등 외국계 수급이 우호적인 업종과 통신·음식료 등 경기방어 성격을 띄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하나금투 "SW·미디어·엔터 등 GICS 수혜주"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규제리스크로 점철된 FAANG(Facebook·Amazon,·Apple· Netflix·Google) 기술주에 대한 구조적 회의와 여전한 G2 통상마찰 이슈는 코스피 시장이 알수 없는 교착상태로 파급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통상마찰 리스크가 글로벌 리플레이션 트레이딩 환경의 와해적 상황 변화를 경유해, 오는 9일 예정된 8월 옵션만기 간 중립 이하의 수급변수로 파급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섹터 분류체계 변화와 관련한 핵심 수혜주인 SW·미디어·엔터와 실적주인 반도체·은행·증권·패션·바이오 등을 상기 관점에 부합하는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다음주 경제지표 발표 일정. 출처=NH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무역분쟁·연준 금리인상 따른 시장 조정 가능성 제한적"

케이프투자증권은 시장 상승 모멘텀은 약하나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화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상승요인으로는 제한적인 달러 강세, 미중 무역전쟁 영향력 약화, 국내 실적 악화 우려 완화를 하락요인으로는 국내 수급 불안 등을 제시했다.

무역분쟁 이슈와 연준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봤다. 미국 행정부는 대(對) 중국 관세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무역전쟁 격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의 내성 강화로 영향력은 약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내에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9월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명확히 했으나 국채금리와 달러 흐름을 고려해 보면 시장에 선반영 된 재료로 해석했다. 연준의 긴축에 따른 시장 조정 장기화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 국내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 미-중, 미-유 무역분쟁 격화 등 대외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최근 해당 악재의 향배가 뚜렷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둔감해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격적인 시장 상승은 달러 약세 추세의 본격화, 국내 상장사 이익 악화에 대한 우려 완화가 선결돼야 한다"며 "유럽 경기 회복 재개, 일본은행(BOJ)의 긴축 전망 부각 등으로 달러의 추가 강세 가능성은 축소된 가운데 2분기 실적시즌 이후 국내 상장사 이익에 대한 기대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김 센터장은 반도체, 하드웨어, 에너지, 화학, 철강 등 이익의 안정성이 확보된 업종과 하반기 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 확대 견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