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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대형건설사 2분기 실적이 대체적으로 호조세를 보였지만 건설사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내년 구조적인 개선을 위해 양질의 해외수주가 요구되고 있지만 2분기 실적에서 해외 수주 잔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올 2분기 매출 2조9570억원, 영업이익 22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은 4.8%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57.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증권사 추청지 평균 1791억원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하지만 해외수주액이 올해 목표에 한참 못 미치면서 하반기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건설사의 올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1779억원으로 올해 목표한 해외수주액인 1조원의 17% 수준에 그쳤다. 물론 지난달 러시아 옴스크 정유공장과 쿠웨이트 머큐리 가드 베드 수정 작업 엔지니어링 용역 서비스 등 정유 관련 사업 2건을 수주했지만 플랜트나 토목 등 건설 부문에서 해외 수주는 없다. 당초 이 건설사는 올해 유가 상승을 비롯해 해외 발주 여건이 개선되고 시장 수주 기대감이 증가하는 있는 상황에서 해외수주액 비중을 전체 수주 목표액(7조원)의 15%에 그쳐 역성장 우려를 나타낸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6월 이란 이스파한 정유 개선 공사 계약이 무산되면서 2조2000억원 가량 수주 잔고가 감소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안정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대림산업 저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역성장 리스크라고 판단된다”며 “해외 수주잔고가 급감하는 반면 외형성장을 견인한 주택 신규분양 증가율이 둔화돼 역성장 리스크가 부각됐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양호한 수준이란 평가다. 이 건설사의 2분기 매출액은 2조9639억원, 영업이익 1617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4.8%, 34.2%가 감소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사업장 전수 조사에 따른 보수적인 비용을 미리 반영한 것을 감안한다면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해외프로젝트 수익성에 대한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220억원 수준의 비용을 이번 2분기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 과거 40조원대 였던 수주잔고가 지난 2분기 기준 30조1000억원까지 감소됐으며 이에 따른 매출감소 영향이 이미 2분기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수주잔고 증가를 이끌만한 특별한 이벤트 없이는 향후 실적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투영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올 2분기 매출액 7조9277억원, 영업이익 3781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64.3%로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분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1330억원, 영업이익 24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8.8%가 늘어났다. 다만 올 상반기 해외 수주 잔고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해외매출액 역시 1조22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조5210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4조2401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출액은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1% 하락했다. 해외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준 것이다. 실제 우루과이 복합화력발전소 사업과 살룰라 지열발전소 프로젝트에서 공기지연 등의 문제로 총 500억원의 추가 원가가 반영됐다. 이 건설사의 올해 해외수주 목표금액은 6조원이지만 현재 1조8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2분기 해외수주 잔고는 별도기준 16조7000여억원으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해외수주 부진에 따른 비용증가와 매출감소 우려가 크다”며 “3분기부터 시작되는 해외수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