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ECD와 FAO가 공동으로 발표한 '농업전망 2018-2027'. 출처=OECD

[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올해를 포함해 향후 10년간(2018~2027년) 전 세계 농식품 소비는 중국·인도와 같은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이 주도하겠으나, 인구증가율 정체로 성장세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지역별로 편차가 다르지만 향후 10년간 연평균 1.5%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와 FAO(유엔식량농업기구)가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농업전망(Agricultural Outlook) 2018-2027’을 통해 예측된 것으로, 향후 10년간 전 세계 농식품 소비·생산을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정리해본다.

▲ 2008~2017년과 2018~2027년간의 지역별, 품목별 식품 소비 성장 전망치. 출처=OECD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가 농식품 소비 주도
‘OECD-FAO 농업전망 2018-2027’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농식품 소비는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되지만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인구증가율은 1%대로 머물러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체 성장 폭은 1~2% 수준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이는 이전 10년(2008-2017)의 3.5~4%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앞으로 전 세계 농식품 소비를 견인하는 지역은 인구수 확대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경제규모가 커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이다. 특히 인도는 곡물류와 낙농품,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는 곡물류, 중국은 육류와 수산물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품목별로 보면 쌀과 밀로 이뤄지는 곡물류 소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만큼, 전체 소비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육류 소비에서 향후 10년간 닭·오리 등 가금류는 5.5%, 쇠고기는 3.5% 증가하고, 돼지고기는 현재 수준의 유지가 예상된다. 낙농품은 인도·아프리카·서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가와 개도국을 중심으로 특히 우유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두(콩)를 비롯한 사료작물 수요는 연평균 1.9% 성장세가 점쳐진다. 이는 식품용 작물(1.1%)보다 높은 수준. 주로 중국과 브라질,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사료작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OECD와 FAO는 밝혔다. 옥수수 등을 식물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수요에서 에탄올은 2017년 1200억ℓ에서 2027년 1300억ℓ, 바이오 디젤은 같은 기간 360억ℓ에서 390억ℓ로 거의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 2015~2017년 대비 2027년 주요 권역별 농식품 생산 전망치

아프리카·아시아 중심으로 농식품 생산↑
2027년까지의 농식품 생산 역시 연평균 1.5%의 낮은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10년 전 수치(연평균 2.5% 수준)보다 1% 정도 하락했다. 지역별로 다른 경향을 보이겠지만, 주로 아프리카·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생산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육류와 수산물 등의 생산 확대로 10년간 연평균 1.7%를 나타내며 규모는 약 1조6000억 달러(한화 1800조3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생산규모(2000억 달러)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전보다 농작물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평균 3%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브라질 등 아메리카는 농작물이 연평균 1.4%, 육류 1.6%의 증가세가 예측됐다. 서유럽은 2027년까지 생산 증가율이 연평균 0.3%로 다른 지역보다 낮게 전망됐다.

농식품 무역 이전 10년과 비교해 1~1.5%의 성장 그쳐

이처럼 향후 농식품 소비와 생산 모두 둔화가 전망되면서, 무역도 이전 10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1~1.5% 대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순수출국은 토지자원이 풍부한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동유럽 국가들로 전망됐다. 옥수수·콩·육류 등을 중심으로 아메리카의 순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요 순수출국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농식품 순수입국은 인구 밀도·증가율이 높은 아시아·아프리카와 서유럽 국가들로 예측됐다. 일본은 전통적인 순수입국이지만 무역적자 폭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중국의 순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곡류·육류 등 핵심 품목별 수출은 주요 국가에 집중되고, 수입은 여러 국가에 넓게 분산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콩과 옥수수, 돼지고기 등은 미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상위 5개국이 전체 수출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외에 가격은 향후 인도와 개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탈지분유·전지분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실질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