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식품 제조업체들과 식품공학기술 연구자들은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알려주는 ‘스마트 패키징(Smart Packaging)’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처=Digital Journal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식품이 안전하게 유통되는 걸까? 혹시 유통되는 과정에서 식품이 상하거나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많은 이들이 식품을 구매하면서 의심해본 경험이 있을 거다. 소비자는 채소나 과일, 돼지고기·닭고기 등 육류와 같은 신선식품을 구매하면서, 이왕이면 생산일자가 최신이거나 유통기한이 최대한 넉넉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높다. 또한 식품에 인공첨가물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포장라벨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한다.

이처럼 소비자가 식품 생산과 유통과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식품의 클린라벨(Clean Label; 식품 생산~유통까지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알기 원하는 경향 또는 제품 내 함유 성분을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표기한 것) 정보를 계속 요구함에 따라, 식품 제조업체들과 식품공학기술 연구자들은 소비자가 식품을 구매하고 소비할 때까지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관련 정보까지 알기 쉽게 알려주는 ‘스마트 패키징(Smart Packaging)’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일 미국의 식품매체인 ‘푸드다이브(Food Dive)’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시카고에서 해외 식품공학기술 연구자들이 결성한 ‘식품기술연구회(Institute of Food Technologists; IFT)’ 회의에서 ‘인텔리전트 패키징(Intelligent Packaging)’과 ‘액티브 패키징(Active Packaging)’ 등 식품의 스마트 패키징 기술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됐다.
 

▲ 인텔리전트 패키징의 이점은 상품 보존뿐만 아니라 센서(Sensor) 기술로 제품의 산도(pH)와 온도 등을 즉각 파악해 정보를 제공해주는 데 있다. 출처=Smartsme

포장재 내부 센서로 음식 신선도 알려주는 인텔리전트 패키징

인텔리전트 패키징은 음식이 상한 것을 디지털 색 변화로 감지해 표시하는 포장기술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인텔리전트 패키징 기술이 적용된 육류의 유통과정에서 제품이 상하거나 신선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포장지에 적용된 센서가 이를 즉각 감지해 색상 변화로 제조사와 소비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또는 유통기한과 진열기간에 따라 흰색·푸른색·빨간색 등 색상별로 제품 상태를 알려줄 수 있다.

미국의 패키징 테크놀로지 리서치(Packaging Technology Research)의 클레어 샌드 최고경영자(CEO)는“인텔리전트 패키징의 이점은 상품 보존뿐만 아니라 센서 기술로 제품의 산도(pH)와 온도 등을 즉각 파악해 정보를 제공해주는 데 있다. 이러한 정보를 제공받은 제조사는 반품과 같은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고, 소비자는 제품 신선도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 오염 막고 음식물 쓰레기 절감할 수 있는 ‘액티브 패키징’

액티브 패키징은 쉽게 얘기해서 식품의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즉, 산소량을 낮게 유지하면서 박테리아 번식을 억제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식품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기술이다. 액티브 패키징은 인텔리전트 패키징처럼 식품이 변질됐을 때 신호를 보내는 기능은 없다. 그러나 액티브 패키징 기술은 식품 포장재에 항균물질과 산화방지제 등의 화합물을 코팅해 식품 신선도를 유지하는 보존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서닐 맨갈러세리(Sunil Mangalassary) 교수는 “미국 소비자들은 식품 손상과 음식물 쓰레기 오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미국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식품은 15만t에 이를 정도다. 액티브 패키징 기술은 식품 손상을 방지하고, 음식물 쓰레기 오염을 줄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식품의 스마트 패키징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 출처=AWA Alexander Watson Associates

식품의 유통 상태·변질 유무 등을 직접 눈으로 파악

이처럼 인텔리전트 패키징과 액티브 패키징 등 첨단 식품포장기술의 효용가치는 높게 평가받고 있다. 클레어 샌드는 “인텔리전트 패키징과 액티브 패키징은 소비자에게 식품이 언제 개봉됐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보관온도가 적정하지 않았을 때 알려주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음식물이 상하기 전에 소비자가 포장 버튼을 눌러 보존제를 뿌리는 기능도 추가될 것이다. 일례로, 토요일 식사를 위해 구매한 식재료가 변질될 것 같으면, 포장 버튼을 눌러 식품 신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레어 샌드는 “식품 제조업체는 식품 포장재에 디지털 온도 데이터 기능을 추가해, 유통과정 중 몇 번이나 온도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을 통해 상품의 판매 유무를 보다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식품의 변질 유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패키징 기술, 인류 식문화 발전 기여할 것”

다만 이러한 식품 패키징 기술은 제조현장에서 본격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는 포장 센서가 음식물 상태를 제대로 감지 못할 경우에 소비자의 고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 슈퍼마켓과 같은 식품 소매상들이 스마트 패키징으로 식품의 변질 상태를 소비자에게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 해당 패키징 기술을 활용한 상품 진열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볼 수 있다.

이에 클레어 샌드는 “보다 정교하면서 소비자와 유통채널이 갖고 있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함께 인텔리전트·액티브 등의 식품 포장기술이 식품안전성 측면에서 소비자를 이롭게 한다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식품 포장기술은 결과적으로 인류의 식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