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거리 음악곱창집에선 깔끔하면서도 맛있는 음식과 명반에서 나오는 아날로그 감성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폭염과 열대야는 고된 하루를 보낸 이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는다. 한 여름은 그만큼 영양보충이 중요한 계절이다. 돼지 곱‧막창은 칼슘함량이 소고기 보다 높고, 중금속 등을 해독해준다. 곱‧막창에 함유된 풍부한 단백질은 근육형성과 피로해소를 돕는다. 게다가 리놀렌산과 비타민, 아연 등도 많아 여성의 피부미용에도 좋은 음식이다. 

광명사거리 ‘음악곱창집’은 세심한 손질을 거쳐 곱창의 즐거운 식감을 살린 맛집으로 유명하다.  '맛이 없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경영자의 철학에 따라 영양가 높고 맛있는 곱‧막창과 함께 음악을 음미하는 것은 111년 만의 폭염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돼지 곱‧막창은 세심한 손질을 거쳐야 식감이 살고 맛있다. 곱‧막창을 다루는 손질에는 그만큼 기술이 필요해 집에서 먹기 번거로운 음식 중 하나다. 광명사거리 ‘음악곱창집’은 맛있는 곱‧막창을 만들기 위해 무작정 유명 곱‧막창집에서 일을 하고, 그곳에서 딱히 기술을 알려주지 않아도 묵묵히 곱‧막창을 구우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사장이 직접 차린 가게다.

1. 음식 종류

곱창, 막창, 오돌갈비살, 갈매기살 등 고기류가 중심이다. 볶음밥, 알밥, 새우 먹은 너구리 등 식사류와 해장을 할 수 있는 음식도 팔고 있다. 시원한 콩나물국은 서비스다.

2. 위치

▲ 음악곱창집은 광명사거리역 1번 출구에서 2분 거리에 있다. 출처=네이버지도

주소

경기 광명시 새터로121번길 19
(옛 주소, 경기 광명시 광명동 158-585)

영업시간

평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 (일요일 휴무)

메뉴

고기류
막창 (소금, 양념) 1만1000원
곱창 (양념) 1만1000원
오돌갈비살 (간장, 양념) 1만1000원
갈매기살 (간장, 양념) 1만1000원
치즈 추가 5000원

식사류
볶음밥 3000원
날치알 비빔밥 3000원
신라면 3000원
새우 먹은 너구리 5000원
공깃밥 1000원

3. 상호

김재렬 음악곱창집 사장은 유명한 음반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기에, 자연스럽게 가게 상호와 인테리어 컨셉을 '음악'으로 잡았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곱‧막창의 식감처럼 늘어지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쫄깃한 분위기를 낭만, 자유, 아날로그 감성으로 ‘음악곱창집’에서는 즐길 수 있다. 곱창을 강조하는 상호는 단골만 알 수 있는 비밀도 숨기고 있다.

“‘음악곱창집’이니 창을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손님들은 곱‧막창 기본 세트를 먹고, 술 한 잔이 아쉬울 때 갈매기살을 추가로 주문한다. 김 사장이 직접 강한 불로 빠르게 구워내 손님에게 내놓는 갈매기살은 ‘음악갈매기살’로 상호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지 의문을 품게 할 정도로 맛이 좋다.

4. 경영철학

지난해 가게를 열 때 김재렬 음악곱창집 사장은 곱창집은 깔끔하지 못하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클래식부터 레게, 최신음악까지 섭렵한 그는 곱창과 음악을 연결했다. 벽돌 색깔마저 레게에 맞춰 세심한 신경을 쓴 태도는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을 하고 디자인했다는 의미다. 이 모습은 그가 고기를 다루는 솜씨에서도 드러난다.

김재렬 사장은 오전 11시께 매일 직접 채소를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보고, 손질한다. 고기는 도축장에서 바로 잡은 1등급만을 구입한다. 그는 단순히 '1등급'을 믿지 않는다. 고기를 들여오자마자 바로 고객에게 신선한 곱‧막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아이스팩을 활용하면서 2차 손질을 한다. 고기의 상태를 매번 사진으로 찍어 남긴다. 그는 “하루에 팔 물건을 손질했는데, 상태가 안 좋으면 다 버린다”면서 “다른 곳에선 충분히 팔 수 있지만, 내가 B급이라고 생각하면 손해를 봐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음악곱창집이 선보이는 곱창, 막창 세트는 직접 굽는 불편함이 없다. 이는 따뜻한 숯불로 온기를 유지하면서 간편하게 바로 먹을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음악곱창집에서 채소는 2일 이상 쓰지 않는다. 김재렬 사장은 “손님은 한 번 맛을 지적하면 다신 오지 않는다”면서 “100번 맛있다가 한 번 맛없으면, 그건 맛이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음악에 천착했던 것처럼 억지스러울 정도로 식재료에 대해 철저한 그는 서비스 정신도 투철하다. 김 사장은 “차라리 내가 손해 보는 게 낫다. 서비스업인데 사장인 내가 짜증을 내면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이 많다”면서 “음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알바생들은 부하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곱창은 쫄깃함, 부드러움, 고소함, 식감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굉장히 재밌는 음식이다”고 말한다. 손님이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게 하려면 그만큼 고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는 “곱창과 막창은 집에서 요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개 가게에서 먹는다”면서 “손님들이 가게를 찾아주셨을 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곱창집은 생명을 살리는 착한 맛집답게 '무조건 맛있게, 맛없으면 다시 만든다'를 표방한다. 김 사장은 “곱창하면 우선 생각나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더 철저히 재료를 관리하고, 손질한다”면서 “내가 맛있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맛있어야 한다. 100번을 먹으면 100번 맛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품질이 떨어지면 내놓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손님 테이블에 나가는 음식은 99% 김 사장만이 직접 조리한다. 그는 "일정한 요리의 질과 맛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러 온 손님에게 실망을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5. 주메뉴

음악곱창집에서 제공하는 고기류는 곱창, 막창, 오돌갈비살, 갈매기살 등 네 가지다. 대개 곱창 전문음식점이면 다른 메뉴는 질이 떨어질 때가 많지만, 음악곱창집의 주메뉴는 곱‧막창뿐만이 아니다. 오돌갈비살, 갈매기살까지 가히 주메뉴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로 제공하는 콩나물국은 가게 인근의 주부들이 맛을 보고 “어떻게 끓이면 콩나물이 아삭아삭하고 국은 담백할 수 있냐”고 물어볼 정도다. 고기를 다 먹고 이 콩나물국에 살짝 밥을 말아 먹으면 입가심에 더해 포만감까지 챙길 수 있다.

음악곱창집의 갈매기살은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김재렬 사장이 직접 센 불로 순식간에 구워서 내놓는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6. 맛의 비결

김재렬 음악곱창집 사장은 맛의 비결로 “청결함과 재료의 싱싱함, 소스에 대한 연구”를 꼽았다. 채소는 그날그날 사정에 따라 직접 싱싱한 것으로 구매하고, 고기류는 돼지를 잡은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들여온다. 워낙 싱싱한 재료를 강조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반품을 하거나 손해를 보고 버릴 정도니 돼지고기 도매업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김재렬 사장은 제일 싱싱한 곱‧막창을 들여와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손질을 한다. 손질하는 동안 약간이라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이곳에선 사용하지 않는다. 최상의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은 ‘강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김재렬 사장은 “싱싱함 등 음식을 대하는 태도의 원칙을 고수해야 일정한 맛을 손님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서 “손님이 ‘맛있긴 한데 저번하고 다르네요’라는 말을 듣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렬 사장은 소스를 직접 연구해서 만들었다. 그가 소스를 만든 방법은 연구원이 새로운 것을 만들 때의 태도에 필적한다. 김 사장은 1번 소스, 2번 소스, 3번 소스… 등 꾸준히 베이스 소스를 만들고, 여기에 다시 1-1번 소스, 1-2번, 2-1, 2-2… 다양한 맛을 담고 있으면서 감질 맛을 내는 소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소스 전문 업체에 의뢰도 해봤다”면서 “충분히 맛있었지만 뭔가 아쉬워 직접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음악곱창집에선 명반 뿐만 아니라 '그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흥미롭게 가게를 구경하면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7. 특별한 서비스

음악곱창집이 제공하는 콩나물국, 셀프바 무한 이용, 1인 1달걀프라이, 생일인 사람에게 가장 비싼 술 서비스 등은 특별한 서비스 축에 끼지도 못한다. 음악곱창집이 정말 손님을 위하는 마음은 곱‧막창을 먹을 때 필수인 소금과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종이에서 드러난다.

음악곱창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천일염보다 몇 배나 비싼 안데스 소금이다. 이는 해발 3700m 안데스 호수의 천연 소금으로 미네랄이 풍부해 쓴 맛이 없고,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주면서 소금 자체에 고소한 풍미가 있는 고급소금이다.

석쇠를 감싸고 있는 종이는 200년 이상 제지를 만든 역사와 전통이 있는 노르웨이 노르딕페이퍼 펄프를 사용한다. 이는 식물에서 추출한 과산화물과 알칼리화된 오존으로 살균 후 인체에 무해한 코팅 처리돼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이다.

열을 가하면서 조리해도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종이는 표백단계를 거치지 않은 무표백, 무염소 제지다. 소금과 제지, 두 가지에서 볼 수 있듯이 음악곱창집은 ‘어차피 서비스할 거면 좋은 것을 제공하자’는 통 큰 태도로 고객에게 보답한다.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식재료는 날마다 부족한 채소를 가까운 시장에서 김재렬 사장이 직접 구매한다. 곱‧막창과 고기는 1차 가공업체에서 최대한 신선하면서 질이 좋은 것을 골라 구입한다. 워낙 깐깐하게 고기를 고르다 보니 이에 맞춰 신선도 등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할당량만큼 고기를 안 받을 정도다.

8. 고객이 전하는 음악곱창

손님들은 대개 단골손님이거나, 한번 맛을 보고 이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20대 한 연인은 “곱‧막창이 한 판에 깔끔하게 나와서 좋다”면서 “조용할 때 와서 술 없이 저녁식사로 든든하게 먹고 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곱‧막창 한 판을 비우고, 갈매기살을 추가해 먹고 있는 한 손님은 “지방에 사는데, 친구 보러 올라왔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 내가 사는 지역의 막창집보다 더 맛있다”면서 “맛있어서 다시 올 테니, 제 얼굴을 기억해달라고 사장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가게가 생길 때부터 꾸준히 들렀다는 한 손님은 “언제 와도 처음 먹었던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서 “가게를 옮기거나 폐업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옮기면 연락을 좀 주시던가”라고 말하면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