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중국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중국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스타벅스가 최근 토종브랜드 등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출처= The Diploma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스타벅스가 중국 전자상거래 거인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 Ltd.)와 손잡고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에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번 주 말쯤 공식 발표될 거래 계약에 따라, 알리바바의 식품배달 회사인 Ele.me가 올 가을부터 스타벅스의 커피 배달에 나설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Ele.me와의 제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주 중국에서 배달 서비스를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벅스 차이나(Starbucks China)의 벨린다 웡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분기 실적을 발표화는 자리에서 애널리스트들에게 "올 가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 2019부터는 전국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시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 는 2017년 현재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의 프리미엄 커피 시장을 오랫동안 지배해왔다.

그러나 올 여름 들어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가 제3자 배달 서비스에 대한 단속을 시작하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주, 중국에서의 매출이 2분기 3개월 동안 2% 하락했다고 말했다. 2017년에는 같은 기간에 7% 성장했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스타벅스의 매출 부진 원인이 단순히 무면허 운영자를 적발하기 위한 배달 단속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상하이의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China Market Research Group)의 샤운 레인 전무는 "문제는 스타벅스가 더 이상 새로운 야망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토종 브랜드 스타트업 루이싱 커피(luckin coffee, 瑞幸咖啡)는 올 1월부터 660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출처= LinkedIn

스타벅스는 또 베이징의 스타트업 루이싱 커피(luckin coffee, 瑞幸咖啡) 같은 토종 브랜드와의 경쟁도 신경쓰인다. 루이싱 커피는 1월부터 660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대부분 커피를 끓여 스쿠터 배달원을 통해 고객에게 배달하는 소형 매장이다. 고객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하고 커피가 30분 내에 도착하지 않으면 무료 커피 한잔을 추가로 가져다 준다. 

이 회사는 중국 차량공유서비스 회사 디디추싱(Didi Chuxing Technology Co.)의 라이벌인 유카(UCAR Inc.)를 공동 창업했던 첸즈야(Qian Zhiya, 錢治亞)가 2억 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설립한 회사인데, 지난 7월 시장가치 10억 달러를 의미하는 유니콘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루이싱의 첸즈야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중국내 루이싱 커피 매장 수가 스타벅스 점포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미 싱가포르 국부펀드를 비롯해 그의 사업에 돈을 대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루이싱의 아메리카노 중간 사이즈 한 잔 가격은 3달러로 스타벅스의 4달러보다 싸다. 차이나마켓리서치의 레인 전무는 루리싱이 이미 시장의 5%를 점유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32세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인 린 징한은 "루이싱 커피는 맛도 좋으면서 값이 싸다"며 1주일에 세 번은 루이싱 커피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루이싱 커피는 또 편리합니다. 앱을 열고 원하는 것을 주문하고 배달 옵션을 선택한 다음 사무실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요. 그것은 스타벅스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리서치 회사 민텔(Mintel)의 썸머 첸 애널리스트는 스타벅스가 배달 시장에까지 뛰어든 이후에도 과연 높은 수준의 이익을 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가 그 과정에서 빠른 배송과 커피 품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배달에 뛰어든 것이 브랜드에 역효과를 줄 수도 있습니다.”

북경대학교에서 투자를 가르치고 있는 제프리 타우슨 교수는, 알리바바가 마케팅 영향력을 발휘해 고객들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먹도록 한다면 스타벅스에게는 큰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1999년 중국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중국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중국인들의 소득과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으로 차를 마시던 나라 중국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커피 전문점의 시장 규모는 300억 위안(약 5조원)으로 커졌으며 2022 년까지 50%는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커피 시장의 폭발적 증가는 스타벅스의 글로벌 경쟁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시켰다. 영국의 커피 체인 코스타 커피(Costa Coffee)도 중국에 459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2022년까지 1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캐나다의 팀 호톤(Tim Hortons)도 이달 초,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 15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 스타벅스의 강력한 토종 경쟁자로 떠오른 루이싱 커피는 중국 톱스타 탕웨이를 모델로 내세우며 스타벅스를 쫓고 있다.   출처= 루이싱 커피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루이싱 커피는 시장 재편을 꾀하는 신생 기업에 기존 브랜드들이 얼마나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경고'라고 브랜드 컨설턴트들은 말한다. 다만 스타벅스가 브랜드 특유의 매장 분위기, 서비스, 일관된 커피 품질 등을 내세워 지난 수십년 간 전 세계 경쟁 업체들의 숱한 도전을 뿌리쳐 왔음도 덧붙였다.

스타벅스 차이나의 웡 CEO는, 그런 경쟁사들의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스타벅스의 품질과 매장 분위기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 중국 시장에 진출한 커피 업체들이 배달 서비스와 가격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그 와중에 품질, 경험, 사업 지속성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만으로는 수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스타벅스도, 베이징에 살고 있는 26세의 프리랜서 작가 왕이 같은 충성스런 고객들을 보유하고있다.

왕이는 "내가 스타벅스를 찾는 것은 단지 커피 한잔 때문이 아니라 이 곳이 일도 하면서 사교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