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20년 만의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신장기능이 갑자기 낮아지는 ‘급성 신부전증’ 환자가 여름철 기온이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연구가 나와 관심이 주목된다. 더위에 땀을 많이 배출하면서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체내에 요산이 증가해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고, 이 같은 요인이 급성 신부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 임연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환경보건센터 교수와 윤형진 의공학교실 연구팀이 최근 여름철 기온상승이 급성 신부전증에 의한 입원 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출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원

급성신부전증 무엇?…발생 원인과 증상은?

급성 신부전증은 신장기능이 갑작스럽게 상실되는 것으로, 정상 식사를 하는 건강한 성인은 신장(콩팥)에서 체내에 있는 노폐물을 배설하기 위해 하루에 최저 약 400밀리리터(㎖)의 소변을 배출해야 한다. 400㎖ 이하의 소변을 보는 것은 신장기능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신부전증의 원인으로는 전진성(Prerenal), 신성(Renal), 후신성(Postrenal)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전진성 원인은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일어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심한 탈수, 과다출혈, 화상, 췌장염, 복막염, 패혈증, 심한 구토 등이 있다.

신성 원인은 신장 자체가 직접 손상을 입었을 때 나타난다. 이는 신장미세혈관염, 약물에 의한 급성 신세뇨관괴사, 암의 전파 등이 있다. 후신성 원인은 신장 이후의 요로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이는 요로결석, 요로 계통의 종양, 선천성 기형 등이 있다.

신부전증은 대개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고, 여러 원인들이 복합해서 나타나거나 상호 원인을 유발시켜 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사망률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40%에 이르며, 수술 후 혹은 외상 후에 발생한 급성 신부전증은 60~70% 비율을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신부전증의 증상은 넓게 나타난다. 체내 전해질의 불균형이 보이거나 감염에 약해지고, 빈혈이나 혈소판 기능 부전과 같은 혈액 관련 문제와 식욕부진, 오심, 구토, 설사 혹은 변비와 같은 위장관 합병증이 생기고, 감정 둔화, 경련과 혼수상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여름철 급성신부전증 환자 급증 사실?…예방‧치료방법은?

임연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환경보건센터 교수와 윤형진 의공학교실 연구팀은 최근 여름철 기온상승이 급성 신부전증에 의한 입원 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청구데이터를 이용해 2007년부터 2014년 사이 서울에서 급성 신부전증으로 입원한 2만4800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해당 기간 연평균 기온은 섭씨 12.7도였으며, 시기별로 따뜻한 계절인 4월부터 9월까지는 21.1도, 찬 계절인 10월부터 3월까지는 4.3도였다.

▲ 차가운 날(왼쪽), 더운 날(오른쪽) 등 온도에 따르는 급성 신부전증 발생 추이. 출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원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은 28.8도를 기준으로, 이보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급성 신부전증으로 입원하는 빈도가 23.3% 증가했고, 남성이 28.3%로 여성 16.0% 비율 대비 높게 나타났다. 급성 신부전증 발생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이와 달리 겨울과 같은 추운 날씨에는 일평균 기온 변화에 따르는 급성 신부전증 입원 빈도의 큰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고, 연령대에 따른 빈도 차이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온이 높아져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체내에 요산이 증가해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면서 “이는 급성 신부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중 하나인 열사병의 합병증으로 신부전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부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책 등 가벼운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신장에 부담을 주는 진통제‧소염제‧생약제제의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 신장을 손상시키는 술과 담배는 자제해야 하고, 짜지 않게 먹는 저염식 등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땀으로 체내 수분이 쉽게 배출되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신부전증은 의료인의 전문‧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예방하면서 위험률이 높은 사람은 적절하게 수분을 공급해 소변이 배출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신부전증이 진전되면 신속하게 정상 기능을 회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열치열의 일환으로 운동 후 목욕, 영양 보충 등으로 건강을 챙기려는 남성들은 땀으로 체내의 수분이 나가는 만큼 이를 잘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도 산악, 골프, 낚시 등 야외에서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

농사, 축산업 등에 종사하는 고혈압 남성들도 기온이 30도 이상일 때 땀을 많이 흘린다면, 이온 음료 등으로 충분히 전해질과 수분을 보충하고, 하루 적정량 소변을 보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데이터 분석에 따른 연구지만,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이 더 급성 신부전증에 위험한 이유는 약제를 자주 복용하고, 땀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연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특히 고혈압이 있는 남성들은 폭염 등 기온이 매우 높아지는 여름에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높은 날에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무엇보다도 수분 섭취를 자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