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증권업계가 대형사 중심으로 자산규모 대비 자산효율성 높아지는 가운데 중소형사의 약진도 눈에 띈다. 반면 늘어난 자산규모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증권사도 있다. 증권사별 특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도 더욱 차별화될 전망이다.

7월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총자산이익률(ROA) 평균은 1.31%다. 지난해 말 0.88% 대비 높아졌다. 이 기간 동안 총자산증가율은 평균 20.6%를 기록했다.

자산효율성(ROA+총자산증가율)을 보면 국내 증권사들은 질적·양적 개선을 이뤘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도 다소 줄었다.

▲ 2017년 증권사별 총자산(가로)과 ROA(세로) [출처:이코노믹리뷰, 한국기업평가]

미래에셋대우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57조41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61조3111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다. 이 기간 동안 ROA는 0.7%에서 1.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0.9%→1.2%), 한국투자증권(1.3%→1.7%), 삼성증권(0.8%→1.5%) 등 대형사들도 늘어나는 총자산을 뛰어넘는 수익성을 확보하며 자산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다만, KB증권(0.8%→0.9%)은 대형사들과 비교해 다소 뒤처지는 모습이다.

▲ 2018년 1분기 증권사별 총자산(가로)과 ROA(세로) [출처:이코노믹리뷰, 한국기업평가]

대형IB를 제외한 증권사들도 자산효율성이 높아졌다. 이 기간 동안 BNK투자증권, 대신증권의 ROA는 각각 1.9%포인트, 1.3%포인트 크게 올랐다.

DB금융투자도 1.5%포인트 상승했지만 이는 총자산이 줄어든 결과다. 최근 국내 신평사들은 DB금융투자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저하된 경쟁지위 회복 지연, 자산감액, 주가연계증권(ELS) 부문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들었다.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지난해 말 높은 총자산이익률(ROA)을 올렸다. 이 중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키움증권만이 자산효율성을 높였다.

키움증권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9조811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조9209억원으로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ROA는 2.1%에서 3.0%로 확대됐다.

이 기간 동안 메리츠종금증권의 총자산은 17조9840억원에서 21조904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ROA는 1.8%에서 1.7%로 축소됐다. KTB투자증권은 총자산이 66.7% 크게 늘면서 ROA는 2.4%에서 1.0%로 급락했다. 이밖에도 유진투자증권(0.5% 감소), 교보증권(0.1% 감소) 등이 늘어나는 자산 대비 수익성을 높이지 못했다.

하반기 증권사 차별화 부각… 미래·한국·키움 돋보여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1월 말 고점 이후 최근까지 27%가량 하락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개인거래 감소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 홍콩H지수 급락에 따른 ELS 우려 증대, 부동산 시장 둔화 우려에 따른 투자은행(IB)와 자기자본투자(PI) 수익 감소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

향후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증권업종의 주가 수익비율은 7.73배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증권업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이 사업모델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 차별화는 확연해질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증권업 실적이 무차별적으로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는 사업다각화 등으로 인해 증권사별 이익 차별화는 확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증권업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지만 펀더멘탈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증권사별 ROA [출처:한국기업평가]

자산효율성으로 보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눈에 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우선주 유상증자 이후 투자성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7월 금융감독통합시스템 모범규준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법인의 수익성 확보가 확인되면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최근 시장변동성 확대 등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다. 부동산과 구조화금융 IB딜(Deal)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발행어음 규모는 3조원 성장해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특화를 내세운 리테일 강자임은 물론 지난 5월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효과가 반영되면서 신용공여 관련 이자수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배당오류’ 사태로 내년 1월까지 신규 고객에 대한 주식거래가 제한된다. 기존 고객은 거래가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적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사업 등 신사업은 일부 업무정지가 완료되는 내년 1월부터 2년간 인가를 받을 수 없다. 수익다각화 등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