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20년만에 하루 낮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와 전기요금을 아끼면서 에어컨을 활용하는 방법에 관심이 주목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민들은)전기소비를 하고 싶어도 누진세가 무서워서 불볕더위에 지쳐가고 열사병 얻어가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전기 누진세 폐지좀 해주세요”라고 게시된 글의 참여인원은 29일을 기준으로 3만5000명을 넘어섰다.

혹서기만이라도 누진제를 중단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충남 서산시 서 모씨(남‧29)는 “이집트와 낮 기온이 비슷한 날도 있었다. 그곳은 건조해서 밤엔 시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힘들게 일하고 오신 부모님께서 전기요금 때문에 밤에 에어컨을 끄고 덥게 주무시는 모습을 보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여름은 정말 더운데, 이에 따르는 대책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럴 때만이라도 누진제를 중단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에어컨 꾸준히 사용하면 예상 전기요금은 얼마?

한국전력공사는 2016년 주택용 전력 누진제 개편에 따라 소비전력 1.8kW인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10시간 동안 30일 내내 사용하면 22만9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에어컨으로 사용하는 전기만으로는 17만4000원이 청구될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컨 사용시간을 3시간으로 줄이면 한달 전기요금은 10만8000원 나온다고 예상됐다. 한전은 개정전 요금이라면 10시간 사용시 45만1000원, 3시간 14만6000원의 전기요금을 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 전기 기본요금과 전력량에 따르는 요금표. 출처=한국전력, 이코노믹리뷰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을 합산해 부과한다. 기본요금은 월 사용량에 따라 200킬로와트시(kWh) 이하 910원, 201∼400kWh 1600원, 400kWh 초과 7300원으로 차등 부과된다. 전력량 요금은 200kWh 이하인 1단계는 kWh당 93.3원, 201∼400kWh인 2단계는 187.9원, 400kWh 초과한 3단계는 280.6원이 적용된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7~8월, 12~2월에는 월 사용량이 1000kWh를 넘는 소비자의 경우 kWh당 709.5원의 요금이 적용된다.

소비자들은 전기요금을 조회하면서 가정 전력량을 조절해 에어컨 사용 등에 이용하고 있다. 전기요금 조회 방법은 3가지가 있다. 국번 없이 123, 한전 사이버지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한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이버지점에는 회원 로그인 없이 고객번호로 간편 요금 조회를 할 수 있다. 고객번호는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확인하거나 한전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한전은 에어컨 사용량이 높아지면서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해 '사용제품 요금계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컨에 표시된 소비전력과 하루 사용시간, 에어컨 사용 전 월평균 전기요금을 입력하면 예상 전기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에어컨 사용, 전기요금 아끼는 방법은?

에어컨을 이용할 때 중요한 점은 실내의 온도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에어컨 바람 세기를 ‘강’으로 한 뒤 빨리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고 적정온도인 26~28도로 맞추고 바람 세기를 ‘약’으로 전환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원하는 온도에 도달한 다음부터 전기를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실내온도를 낮추는 게 좋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희망 온도에 빨리 도달하면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실외기 작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방온도에 따르는 전력 사용량은 22도에서 1도씩 오를 때마다 4.7%씩 줄어든다. 에어컨 설정을 제습으로 해도 기본 냉방이 작동하기 때문에 전기료를 크게 절약하긴 어렵다.

에어컨 상태 또한 관리해야 한다. 특히 필터 청소가 중요하다. 필터에 먼지 등이 쌓여 있으면 공기의 흐름을 막아 에어컨 효율이 낮아진다. 이는 온도 감지 센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에어컨을 계속 틀어도 실내 온도는 낮아지지 않고 전력만 소모한다.

에어컨 청소 다음은 실외기 관리다. 실외기는 열을 방출하고 압축된 차가운 냉매를 실내기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실외각 통풍이 안 되거나 뜨거운 햇볕에 놓여 있다면 냉매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실외기 주변은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폭염 시 뜨거운 햇볕에 실외기가 긴 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그늘막 등을 쳐주면 좋다.

노후 에어컨과 최신 에어컨은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신 에어컨은 대부분 ‘인버터’ 기술이 적용됐다. 인버터 에어컨은 과거 정속형 에어컨과 달리 모터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실내온도가 낮아지면 모터 속도가 자동으로 줄면서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정속 에어컨은 일정 속도로 모터가 작동한다.

인버터 에어컨은 지난 2011년부터 출시됐다. 에어컨을 구매한 지 10년이 넘었다면, 정속형 에어컨일 확률이 높다. 인버터 기능을 확인하려면 에어컨이나 실외기에 ‘인버터’라고 표시돼 있는지 확인하거나 제조사 고객센터에 모델명으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