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인개그’(9GAG)의 공동 창업자 레이 챈은 훌륭한 지도자라고 해서 무조건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CNBC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사업을 시작할 때, 기업가들에게 하는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언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생각해야 하는지다. 어떤 사람들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식의 접근 방식으로 당장 뛰어들려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신중하게 천천히 접근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레이 챈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웹사이트 ‘나인개그’(9GAG)를 창업할 때, 그는 먼저 자신이 아주 상징적인 이정표를 넘어섰는지 확인해야 했다.

34세의 레이 챈과 4명의 동료(공동 창업자)들은 그들이 만든 바이럴 사이트를, 사이트에서 얻는 수익이 다니던 직장의 월급과 같아질 때까지 4년 동안 부업으로 운영했다.

“사이트를 만들고 약간의 돈을 벌었지만, 우리는 다니던 회사의 기본 급여를 충당할 수 있을 때까지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현재 나인개그의 CEO인 챈은 2008년 처음 회사를 출범했을 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온라인플랫폼인 어노빌(aNobil)이라는 회사의 제품 관리자로 근무했다.

이후 인터넷 밈(Internet Memes, 재미있는 유행어, 사진, 동영상을 소개하는 곳)으로 소문이 난 이 사이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팬을 확보하면서 배너 광고를 통해 수입을 창출했다.

챈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느 시점이 되면서, 우리는 서로 ‘이봐, 우리가 (직장을 그만두고) 나인개그에 전력투구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기 시작했지요. 우리가 올인할 순간이 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도 챈과 4명의 동료들은 (한꺼번에가 아니라) 한 명씩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당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일하던 그의 남동생 크리스가 먼저 나인개그에 풀타임으로 참여했고, 챈이 그 뒤를 이었다. 다른 공동 설립자 데릭 챈, 마르코 풍, 브라이언 야도 이후 차례로 합류했다.

챈은 다른 열정적인 기업가들에 비해 자신의 방식이 ‘보수적’임을 인정했다. 그는 그의 방식이 어느 정도는 ‘겸손을 중시하는’ 가풍 때문이라고 말했다. 챈은 홍콩의 주택 개발 단지에서 자랐는데, 그의 부모님은 항상 ‘안정된 직업’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들의 점진적 접근 방식을 통해, 창업자들끼리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업계의 흐름에 맞춰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밈이 겨우 메인스트림의 모멘텀을 얻게 된 시기에 시작된 나인개그에는 특히 중요했다.

▲ 출처= 9GAG 웹사이트 페이지

반드시 그의 길을 따를 필요는 없다

챈은 젊은 기업가들은 미리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같은 기술 아이콘들의 습관이나 옷 입는 방식까지 그대로 따라하며 그들의 성공을 따라 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팀을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조언하는 리더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훌륭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가 옳고 누가 틀릴까요?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챈은 대개의 경우 그것은 회사마다 크게 다를 수 있는 특정 환경이나 개별적 팀의 역학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기술 아이콘들이 얼마나 훌륭한지와 상관없이, 그들의 조언은 우리에게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그대로 복제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 자신의 길을 찾아야 만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고통스러운 교훈을 통해 배운 많은 표본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다른 기술 리더들의 복제품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최고의 존재가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