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이 낮아지는 한편, 중저가 스마트폰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마진율이 높지만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저가 스마트폰은 마진율이 낮아도 시장 장악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진 시장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으나, 이 수요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각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출고가 전략을 두고 고민하는 이유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현재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한편 시장의 포화 현상이 심해지며 규모의 경제를 보여주기 어려워지고 있다. 신진 시장에서는 특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샤오미가 1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사이 애플은 1% 내외의 점유율만 확보하며 톱5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택한 전략은 초고가다. 무작정 출고가를 올리면 고객 이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도 확실한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 갤럭시노트9이 공개 초읽기에 돌입했다. 출처=삼성전자

중고가는 물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삼성전자는 내달 7일 미국에서 갤럭시노트9을 공개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는 최대 170만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이 130만원대 출고가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가격 상승폭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나설 경우 출고가 200만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애플은 일찌감치 초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 출고가가 최대 155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아이폰 출고가는 더욱 높을 가능성이 높다.

▲ 아이폰X가 구동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출고가를 올려 마진율 인상에 따른 수익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강력한 브랜드 사용자 경험을 위해 최고급 부품을 사용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하드웨어 폼팩터 발전에 따라 출고가 상승폭은 더욱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화웨이를 제외하고 대부분 중저가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샤오미는 국내 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출고가 29만9000원인 홍미노트5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비보와 오포도 40만원에서 50만원대 수준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신진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점유율을 확대, 미래의 프리미엄 수요까지 확보하는 한편 소프트웨어 생태계 저변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프리미엄은 물론 중저가 스마트폰도 출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구사하는 전략이다.

초 프리미엄과 중저가 사이에서 길을 찾는 제조사도 있다. LG전자가 대표적이다. LG전자는 LG G7 씽큐 출고가를 100만원대로 맞추는 한편, 최근에는 89만원대로 더 낮췄다. 중저가와 프리미엄 중간에 해당되는 출고가를 선택하며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명확한 정체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LG전자가 26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MC사업본부는 18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3753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13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봤으나, 다시 영업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LG V40S 시리즈의 성과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