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아마존이 26일(현지시각)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의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FANG의 미래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FANG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나왔다. 출처=각 사

페이스북 "태풍주의보"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페이스북은 25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132억3000만달러, 순이익 51억달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매출 133억6000만달러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용자 증가세가 떨어지고 있다. SNS의 생명은 플랫폼 생태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심각한 사태다. 페이스북은 올해 2분기 아시아 시장 공략에 힘입어 총 14억7000만명의 일일 이용자를 확보했으나 유럽 이용자는 1분기 대비 300만명 감소한 2억7900만명에 그쳤다. 월간 활동 이용자수도 22억3000만명 수준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미국에서 1020세대의 이탈이 빨라지는 가운데 선진 시장의 이용자가 떨어지는 장면이 부담스럽다. 2분기 총 비용이 75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한 것도 불안하다. 올해 상반기 최악의 데이터 유출 사고를 이겨내며 저력을 보여줬지만, 핵심인 이용자 증가세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페이스북은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한편 연결에서 커뮤니티로 발전하며 위기를 극복한다는 의지다. 최근 불발되기는 했으나 페이스북은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며 '죽의 장막'을 넘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이용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당장 수익성은 떨어져도 잠재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인공지능 등 다양한 ICT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키우려는 작업도 병행될 전망이다.

아마존 "화창한 맑음"

아마존은 올해 2분기 축제 분위기다.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순이익 2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억9700만달러의 12배인 어닝 서프라이즈다. 3개 분기 연속 순이익 10억달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3분기에는 순이익 25억달러를 노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529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534억1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선방했다는 평가다.

AWS를 중심으로 하는 클라우드 매출이 61억달러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전년 동기 대비 49%나 급증했으며 브라이언 올사프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클라우드가 이익 증대의 가장 큰 공헌자"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의 AWS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AWS가 1위를 지키는 가운데 후발주자가 맹추격하는 모양새지만 올해 2분기 실적만 보면 아직 AWS 천하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광고와 인프라 효율성 증대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이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물류창고 건설과 데이터센터 중심의 인프라가 운영 인프라 비용을 크게 낮췄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의 승승장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력인 이커머스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마존은 지난 18일 자체 마케팅 행사인 프라임 데이를 통해 총 1억개의 상품을 팔아치웠다고 발표했다. 판매 대상을 17개국 아마존 프라임 회원 고객을 한정했음에도 행사 시작 36시간만에 1억개의 상품을 팔았다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아마존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지만, 불안요소는 있다. 2분기 실적을 보면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으나 글로벌 지역 매출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아직 미국 외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전략적인 선택을 바탕으로 미국 외 지역에 상품을 수급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지역 매출이 낮은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반응도 있다.

최근까지 배달물량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는 등, 행정부와 갈등이 심해지는 장면도 부담이다. 아마존의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 "소나기 주의보"

넷플릭스는 16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39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신규 구독자 수 추이다. 미국에서 80만명, 해외에서 450만명에 그쳤다. 증권가에서 총 620만명의 구독자 순증을 기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넷플릭스는 "내부 전망의 문제가 있었다"는 말로 구독자 순증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넷플릭스 타도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케이블TV를 포함한 대부분의 콘텐츠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의 돌풍을 앞두고 ‘합종연횡 카드’를 빼들었다. 훌루가 대표적이다. 디즈니와 21세기 폭스, NBC유니버셜, 타임워너 등 미국 방송사들의 연합 플랫폼이며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디즈니는 2017년 12월 21세기 폭스의 일부 콘텐츠 사업부를 52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후, 우여곡절 끝에 최근 계약을 확정했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도 넷플릭스 타도를 외치고 있으며 통신사 AT&T도 타임워너 합병 계약을 추진하며 글로벌 OTT 시장을 넘보고 있다.

2분기 부진한 실적과 쟁쟁한 경쟁자의 등장이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한 방이 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 2분기 스트리밍 매출액은 38억달러를 기록해 큰 폭으로 올랐으며 영업이익률은 11.8%를 기록했다. 플랫폼 범위가 넓어지며 전선도 다양해졌지만 내실은 더욱 탄탄해졌다는 뜻이다. 콘텐츠 역량도 올해 성장의 여백이 넓다. 지난해 60억달러를 콘텐츠 확보에 사용했으며 올해도 80억달러를 투입한다.

구글 "구름이 낀 맑음"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23일 올해 2분기 매출 32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력인 광고 사업이 280억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며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웨이모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도 1억4500만달러 매출을 거뒀다. 미래동력으로 분류되는 기타 부문도 대부분 흑자로 전환됐다.

유럽연합(EU)이 최근 안드로이드 독과점을 이유로 구글에 43억유로(50억2920만달러)의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알파벳의 존재감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구글의 시장 장악력에 대한 각 나라의 견제심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며 미국이 유럽과 동맹전선을 구축하는 것은 호재지만, 안드로이드의 시장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커지고 있다. 구글이 EU의 과징금과 별도로 90일 내 앱 선탑재 등의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매출의 최대 10%에 준하는 추가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는 점도 위험요소다. 정무적인 판단도 있겠지만, 구글이 만약 선탑재 삭제 정책을 받아들인다면 안드로이드 성장 동력은 크게 꺾일 수 밖에 없다.

주력인 광고 시장에서 아마존 등의 새로운 경쟁자와 신경전을 벌이는 한편, 구글이 블록체인 등 새로운 ICT 기술에서 일부 뒤쳐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주는 10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블록체인 선봉에 설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