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숙박앱 야놀자는 올해 3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R.E.S.T. 플랫폼 발전이 핵심이다. R.E.S.T. 플랫폼은 숙박을 기반으로 하며 인근 지역 정보와 여가문화를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명칭은 각각 R(Refresh: 재충전), E(Entertain: 오락), S(Stay: 숙박), T(Travel: 여행)를 의미하며, 이를 종합하면 ‘REST(휴식, 여가)’가 된다.

온라인 부문 글로벌 전략으로 일본 최대 OTA인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라쿠텐)와 독점 제휴를 맺고 글로벌 진출 시동을 거는 한편 오프라인 부문 글로벌 전략으로 신규 호텔 체인 브랜드 ‘헤이(heyy)’도 공개됐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야놀자는 아무도 하지 않은  길을 걸어오며, 국내 숙박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온 개척자”라면서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여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는 매우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하고 차별화된 액티비티 서비스는 물론, 글로벌 여행 콘텐츠 발굴을 위한 협업 등을 통해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여가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저큐를 인수한 후 야놀자의 행보에는 가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올해 300명이 넘는 인력을 충원하며 조직 내부 역량을 키우는 한편 궁극적인 목표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중이다. 반응도 좋다. 야놀자 앱은 7월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국민 5명 중 1명이 사용하는 국민 앱 반열에 오르게 됐다.

야놀자의 행보를 두고 본질과 주변부를 모두 아우르는 세심한 사용자 경험 보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본질은 주력 서비스 강화다. 올해 3월 발표된 글로벌 전략과 이어진 인수합병, 조직 내부 역량 강화는 온전히 야놀자의 인프라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4일 발표된 액티비티 출사표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레저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를 공식 오픈한 후 총 1000여종의 티켓을 확보해 국내 최다 레저∙액티비티 상품 라인업을 갖췄다. 판매상품 종류는 워터파크, 놀이공원, 동∙식물원, 유람선, 공연∙전시장 등 문화관광시설 입장권과 수상스키, 서핑, 짚라인, 레일바이크, 패러글라이딩 등 레저 이용권, 테마카페, VR, 스크린스포츠 등 액티비티 체험권까지 다양하다.

▲ 야놀자의 전략이 꼼꼼해지고 있다. 출처=야놀자

야놀자가 주력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인 서비스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면서도, 주력 서비스를 돋보이게 만드는 주변부 서비스 사용자 경험에도 집중하고 있다. 액티비티와 레저, 여가 플랫폼이 야놀자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라면 주변부 서비스 사용자 경험은 핵심 가치가 더욱 탄력을 받게 만드는 일종의 어시스턴트다.

야놀자가 프랜차이즈 호텔 가맹점주들의 중금리 P2P대출을 돕고 있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P2P 전문기업 8퍼센트와 손을 잡았다. 7월2일 기준 8퍼센트를 통한 야놀자 가맹점 투자는 15건으로 회당 1억4000만원, 총 21억원을 유치했다. 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야놀자 가맹점주들은 총 2786명의 투자자에게 최대 9% 전후의 투자 수익금(연평균 6.8%)을 안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여행과 레저에 관심이 많은 야놀자 서비스 주 고객층인 2030 세대가 70%를 넘겼고 40대가 20%를 기록했다. P2P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야놀자 가맹점주들은 수익과 더불어 야놀자의 숙박포인트를 지급, 투자자와 ‘윈윈’하는 성과를 거뒀다.

야놀자의 B2B 플랫폼 좋은숙박연구소는 지난 5월21일 기준 중소형 숙박 디자인 설계 22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좋은숙박연구소는 2011년 중소형숙박 디자인 설계 및 시공 사업을 시작해 2017년 말 기준 누적매출 1500억원을 달성했다. 대부분을 직접 시공까지 하며 국내 중소형숙박 분야 최다 시공사업자로서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마켓인 11번가와 손잡고 지역 관광 활성화에 나서기도 했다.

우버이츠와도 협력했다. 두 회사는 8월12일까지 야놀자 프랜차이즈 호텔 에이치에비뉴(H Avenue) 이대점, 역삼점 그리고 호텔야자(Hotel YAJA) 서초점 3개 지점에서 룸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호텔 투숙 고객은 객실 내 비치된 룸서비스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우버이츠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야놀자가 액티비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한 레저 플랫폼 레저큐는 모바일 티켓 발권 검표 시스템을 개발, 출시해 눈길을 끈다. 입장대기 시간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펜션 예약 플랫폼 야놀자트래블이 경찰 공무원의 여가 활용을 위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있다.

단순한 숙박, 여가 플랫폼에만 만족하지 않고 모빌리티와의 결합으로 주변부 서비스 사용자 경험 확보에도 나선다. 야놀자의 레저큐와 쏘카는 25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성공적인 사업 확장과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파트너로 함께한다고 발표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와 숙박∙레저 예약 서비스 간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나갈 계획이다. 쏘카는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야놀자 가맹점, 레저큐 제휴점 등 주요 업장에 공유차량을 배치할 예정이다. 야놀자와 레저큐의 사업 확장에 필요한 차량도 지원한다.

야놀자와 쏘카의 만남은 각자의 영역이 가진 사용자 경험의 확장을 화학적 시너지로 끌어내기 위함으로 보인다. 야놀자가 숙박 플랫폼으로 작동해 여행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쏘카의 모빌리티 경쟁력이 힘을 더하는 방식이다.

사용하지 않은 티켓을 자동으로 환불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야놀자는 이달 29일까지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등 전국 인기 레저상품을 특가 판매하는 수퍼핫딜을 진행하며 미사용 티켓은 현금, 카드 등 결제수단으로 전액 자동 환불되는 시스템을 구비했다.

야놀자의 핵심 경쟁력은 레저, 액티비티 등이 결합된 여행에 방점이 찍혔다. 단순한 숙박에서 여행이라는 상위 카테고리로 영역이 확장된 셈이다. 이 단계에서 야놀자는 단순히 여행이라는 사용자 경험을 거점 중심 사용자 경험이 아니라, 주변부 서비스 사용자 경험 확보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깐깐하게 틀어쥐는 모양새다. 고객이 빠져나갈 여지를 주지 않는 야놀자의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