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연구원이 인천 연수구 삼성BL 공장에서 완제의약품 이물질 검사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BL)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완제의약품 생산 승인(허가)을 얻어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완제의약품 생산 허가를 받으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에서 도약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성BL은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는 혐의로 이달 12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거래위원회에서 담당 임원 해임권고, 검찰 고발 등의 처분을 받아 주가가 하락하는 등 난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뭄에 비 오듯 희소식을 알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5일 CMO를 삼성BL 측에 의뢰한 기업이 FDA로부터 지난달 말 완제의약품 생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CMO는 삼성BL의 주력 사업 모델 중 하나다.

이번 FDA의 허가를 받은 완제의약품은 인천 연수구 삼성BL 1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완제의약품은 제조된 원료의약품을 소형 유리병(Vial) 등에 담는 과정인 최종 생산단계를 말한다.

승인 획득으로 삼성BL은 CMO로는 드물게 초기 개발단계의 세포주 개발부터 최종 단계인 완제의약품까지 서비스가 가능한 기업이 됐다.

FDA는 삼성BL의 완제의약품 생산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바이오의약품은 크게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으로 나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원료의약품보다 완제의약품 생산 허가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한다.

완제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바이오의약품이 공기에 노출되는데, 시설이 미흡하면 의약품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 완제의약품 생산 허가를 받기가 더 어렵다. FDA는 지난 2015년 11월 삼성BL의 원료의약품 제조를 허가했다.

▲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제조 허가를 포함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허가 획득 건수.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

이번 FDA의 완제의약품 생산 허가로 삼성BL은 바이오업계의 3대 시장인 미국과 EU, 일본에서 모두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16년 6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지난해 5월에 삼성BL의 완제의약품 생산을 승인했다.

삼성BL은 이번 허가로 2015년 말 첫 승인 이후 2년 반 만에 완제의약품 4건, 원료의약품 12건 등 총 16건의 글로벌 생산 승인을 획득했다.

삼성BL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판매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글로벌 제조승인을 단기간에 획득해 조기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삼성BL은 효율성 있는 관리를 염두에 둔 공장 설계와 그동안 축적된 품질관리 역량으로 품질 인증 기간을 1공장 26개월, 2공장 19개월로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초기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 완제의약품까지 생산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BL은 최근 2분기 실적으로 영업이익 2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5억원) 대비 378.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2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2억원) 대비 98.4% 늘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동기(-221억원) 대비 56.6% 감소한 마이너스(-)96억원이다.

FDA의 완제의약품 생산 허가와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한 영업실적을 고려할 때 삼성BL의 전망도 밝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심사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우리나라 바이오기업이 완제의약품 생산 허가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이번 FDA의 승인으로 삼성BL이 노하우를 쌓으면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들의 신뢰를 받아 주문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