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양자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전쟁은 우선 피하게 됐다.

양측이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등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EU의 대미 무역장벽 완화에 합의했다. EU는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고 관세 인하에 힘쓰기로 해 ‘대서양 무역전쟁’ 긴장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EU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콩 수입을 확대하고 쌍방이 공업제품의 관세를 내리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융커 집행위원장은 관련 통상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EU가 미국산 제품에 여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LNG의 대규모 수입자가 되면서 에너지 공급처를 다변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융커 위원장과 비자동차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보조금 지원을 없애기로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매우 큰 날(big day)이었다. 무엇보다도 제로 관세, 제로 비관세 장벽, 제로 보조금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장벽을 줄이고, 정말 큰 거래인 콩 뿐 아니라 서비스, 화학, 의약, 의료제품 무역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미국과 EU 관계가 '새로운 국면(new phase)에 진입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상들이 미국의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와 이에 맞선 유럽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모두를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협력해 WTO 개혁하기로 했다"며 "EU와 공동 교역 아젠다를 수행할 실무그룹 발족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의원장이 대체적으로 목전에 다다른 정면 충돌을 피하는 데는 이견을 좁힌 모양새지만 미국과 EU 간 통상문제에 대한 구체적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지는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고 WSJ은 예상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가 유예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로이터는 미국과 EU가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추진에 대해 어떤 합의나 진전을 도출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앞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융커 위원장과 회담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EU가 내일(25일)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에 온다. 미국과 EU가 모두 관세와 무역장벽 및 보조금을 삭감하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EU 무역 갈등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촉발했다. EU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청바지 등 28억 유로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 부과를 단행하며 맞섰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0%의 관세부과 방안을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고, 양측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위기로 치달았다.

이에 융커 위원장은 무역전쟁 회피를 위한 마지막 시도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짓고자 백악관을 찾았다. 그의 보따리에는 자동차 분야의 갈등 해소를 위해 관세를 철폐하는 다국적 협상을 제안하는 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