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올해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지난 1분기 9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분기 들어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4%, 1분기 대비 1.1%로 줄었다.

총체적인 위기다. LCD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과 더불어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에 따른  출하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LGD 설명이다. LGD의 주요 재무지표는 부채비율 116%, 유동비율 99%, 순차입금비율 30%로 확인됐다.

2분기 기준 매출액 제품 판매 비중에서는 TV용 패널이 42%, 모바일용 패널이 22%, 노트북과 태블릿용 패널이 19%를 기록했다. 그나마 40%선을 지킨 TV용 패널 매출 비중이 선방했다는 평가다. 급격한 패널 단가 하락에도 OLED TV 수요를 중심으로 마지노선은 지켰기 때문이다.

비상경영 체제가 불가피하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구조적 공급 과잉과 경쟁 구도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LCD 시장이 문제다. LGD는 최근 대형 OLED에 집중하고 있으나 여전히 매출의 90%는 LCD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반격이 매섭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현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대량의 LCD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공급 과잉 현상이 계속되면서 패널 단가가 하락해 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는 전형적인 패턴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LCD 시장에서 LGD를 압도하기 시작한 중국의 BOE가 국내의 핵심 인재를 빨아들이며 기술 격차를 줄일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LGD는 허리띠를 졸라맬 방침이다. 2020년까지 대형 OLED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할 20조원은 예정대로 집행하지만 그 외 전반적인 투자는 기본 계획보다 3조원 줄여 투자할 계획이다. LGD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상돈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LGD는 3분기중 OLED TV 흑자 전환을 실현하고 파주의 10.5세대 투자도 OLED로 직행해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조감도. 출처=LG디스플레이

LGD는 광저우 OLED 합작법인을 정상적으로 출범시키며 LCD 시장의 누수를 OLED 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LCD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OLED로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촉매제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이 완공되면 대형 TV용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하게 된다. LGD는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생산을 시작으로, 최대 월 9만장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광저우 OLED 공장이 가동되면 OLED 진영의 존재감도 크게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중국의 스카이워스(Skyworth), 콩카(Konka), 창홍(Changhong), 일본 소니(Sony), 도시바(Toshiba), 파나소닉(Panasonic), 유럽의 필립스(Philips), 그룬딕(Grundig), 뢰베(Loewe), 메츠(Metz), 베스텔(Vestel), 뱅앤올룹슨(B&O) 등 유수의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8년에도 하이센스가 합류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OLED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겠다는 의지다.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P-OLED 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며 삼성전자와 패널 공급을 두고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당장의 먹거리인 LCD 부문은 차별화 기술과 TV의 초대형, 커머셜 등 고부가 중심 제품 운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부분 캐파가 떨어지는 지점은 OLED로 과감하게 전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기존 LCD팹을 OLED로 전환할 경우, 전환시간은 1년 이내며 투자 비용도 1조원 이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LCD 생산량을 줄이고 OLED로 전환하는 전략이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