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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단기 금리차이 확대, 성장주 시대 저무나트럼프 금리개입 시장 반영 자산판도 변화 예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비판을 가했다. 시장의 반응은 분명했다. 미국 단기채(2년물) 금리는 하락하고 장기채(10년물) 금리는 상승하면서 금리스프레드(10년물-2년물)는 확대 전환했다.

금리스프레드 축소 시기에는 성장주가, 확대 시기에는 가치주가 주목을 받는다. 최근 미국 기술주와 국내 바이오주가 급락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4.38% 급락한 756.9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업종은 바이오주다. 셀트리온헬스케어(-10.08%), 메디톡스(-5.28%), 신라젠(-13.27%), 바이로메드(-6.64%), 에이치앨비(-8.25%)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힘없이 무너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고평가 논란이 지속됐던 업종인 만큼 급락이 이상할 것도 없다”며 “일각에서는 저가매수를 권하지만 ‘저가’인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오·열풍이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린 만큼 투자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권고했다.

앞서 넷플릭스,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들도 주가 급락을 경험했다. 실적, 중국제재 등 각각의 이슈가 작용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주와의 공통점으로는 ‘고평가’가 꼽힌다.

그러나 ‘고평가’ 하나만으로 주가 하락을 설명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이 시기에 성장주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것일까.

금리스프레드 확대 견인한 트럼프, 가치주 시대 오나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장단기 금리스프레드(10년물-2년물)는 30bp를 기록했다. 이전 20bp대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전일에는 34bp로 확대기조를 이어갔다.

금리스프레드는 지난 2016년 말부터 줄곧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처음 인상한 것은 9년여 만인 2015년 12월이다. 정확히 1년 뒤인 2016년 12월 두 번째로 금리를 올린 후 그 속도가 빨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장기 경제전망에 대한 의구심도 확대됐다.

단기물 금리는 기준금리에, 장기물 금리는 경기전망에 민감한 만큼 금리스프레드가 축소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금리스프레드의 확대 반전은 투자자들이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리스프레드 확대의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Fed의 금리인상에 비난을 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은 1차로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2차로 2000억달러 규모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불을 지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Fed의 긴축정책이 달러 강세에 기여함으로써 미국을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Fed가 즉각 반응하진 않겠지만 내년 이후 정책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통화완화정책에 따른 긍정적 전망이 장기물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금리스프레드 축소는 경기에 좋지 않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위기 발발 직전 금리스프레드는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했다. 금리스프레드만 보고 향후 경기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 지표가 확대됐다는 점은 주목할 일이다.

▲ 금리차와 가치/성장(S&P500 pure value/S&P500 pure growth) 흐름 [출처:인베스팅닷컴, 이코노믹리뷰]

금리스프레드의 또 다른 특징은 가치주와 성장주의 흐름을 비교적 잘 반영한다는 점이다. 특히 금리스프레드가 벌어지는 시기에는 가치주의 상승탄력이 강했다. 반면, 성장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국내외 기술주의 급락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와 가치·성장주의 관계는 뚜렷하다”며 “금리차가 확대되면 가치주, 반대면 성장주가 선방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치·성장주와 금리차의 관계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성장동력은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이동했다. 금리스프레드 확대는 차치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의 감세, 인프라 투자 정책은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재정정책과는 반대로 긴축기조를 이어가던 통화정책이 완화되면 저평가된 가치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금리차 축소가 성장주에 유리한 이유는 경기 전망이 부정적일수록 ‘희망’에 기대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전망이 긍정적이라면 ‘밸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Fed의 정책기조 변화 등으로 단기 금리상승은 제한적”이라며 “완화되면 미국의 펀더멘탈이 부각되면서 이 역시 금리상방 경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차 확대가 빠르진 않겠지만 그간 우려했던 축소세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규 기자  |  dark1053@econovill.com  |  승인 2018.07.24  17: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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