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홈쇼핑’은 말 그대로 집(home) 안에서 즐기는 쇼핑을 일컫기에 다른 유통 업태에 비해 ‘오프라인’에 신경을 덜 써온 게 사실이다. 최근 TV홈쇼핑 회사들의 TV 밖으로 나가 모바일과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TV를 보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자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층으로 고객군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케팅 목적 외에도 재고제품까지 소진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47조 모바일 쇼핑 시장 잡으러 TV 밖으로

최근 TV 보다는 모바일 다시보기를 보는 등 TV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모바일과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TV홈쇼핑 매출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모바일 쇼핑 시장은 47조8360억원까지 성장했다. 홈쇼핑도 TV 채널을 벗어나 모바일전용 방송을 편성하는 등 적극 공략하고 있다.

GS홈쇼핑의 지난 1분기 취급액(물건 주문액)은 1조74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7% 증가했다.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사는 고객이 크게 증가한 덕이다. 특히 지난 3월 GS샵의 모바일 쇼핑 부문은 전체 취급액 중 43.1%에 이르며 TV홈쇼핑(41%) 부문을 처음 추월했다. GS의 1분기 모바일 주문액수는 466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31.3% 증가했다. 반면 주력인 TV의 주문액수는 4714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 GS홈쇼핑 1분기 매출 추이. 출처= GS홈쇼핑
▲ 주요 홈쇼핑 올해 1분기 모바일 매출 비중. 출처= 각 사

GS홈쇼핑 관계자는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2000년대 이전에는 주문액의 80% 이상이, 2000년 이후에는 60% 이상이 TV로 판매됐다”면서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010년 이후에는 모바일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CJ ENM(구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도 모바일 쇼핑 강세가 두드러진다.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홈쇼핑들은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기만의 색깔인 자체브랜드를 내놓는가 하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재밌는 방송’ 만들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8월부터 뷰티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와 협업한 모바일 생방송을 론칭할 예정이다. 전체 모바일 쇼핑의 50%를 차지하는 2030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인기인들을 앞세우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인터넷과 SNS의 유명 BJ들을 호스트로 내세우는 ‘쇼핑호스트’를 선보였다. 이는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 3주만에 12만뷰를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들어 모바일 조직을 본부로 격상하고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온라인 거래액 가운데 모바일 비중이 70%에 육박하면서 위상이 확 달라졌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지난해 12월 CJ몰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인 ‘쇼크라이브’를 개국하고 모바일 사업을 강화했다. 고객과 채팅을 기반으로 방송하는 쌍방향 소통 생방송이다. 지난 3월 론칭한 모바일 생방송 ‘싸다고샵’을 포함해 5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생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플래그십스토어 개념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

현대홈쇼핑은 지난 2월 홍대 흥미로운 콘셉트의 주점을 열었다. 홍대의 유명 주점인 ‘홍콩야시장’을 통째로 빌려 1일 포장마차인 ‘현홈포차’를 운영한 것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개그우먼 박나래와 장도연씨가 진행하는 ‘홍대홈쇼핑’ 이벤트가 20대~30대 고객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이번에는 특정 연예인을 섭외하는 대신 젊은 고객에게 인기 끈 식품 제품을 메뉴로 선정해 포장마차 형태로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 아울렛 채널을 활요한 오프라인 매장 ‘플러스샵(PLIS#)’을 운영한다. 홈쇼핑 인기 상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입하는 O2O 형태 상설 매장이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에 총 3개 매장을 구축했다.

지난해 월 평균 매출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약 1억8000만원, 송도점 약 2억5000만원 수준이다. 가든파이브점은 오픈 한 달 만에 약 4억원 매출을 올렸다.

▲ 주요 홈쇼핑 채널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이전 40대~50대 여성 고객 외 20대와 30대 남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각 사

롯데홈쇼핑은 오프라인 매장 ‘롯데홈쇼핑 스튜디오샵’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 약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이천·파주점을 시작으로 올해 서울역점, 김해점, 동부산점을 잇따라 열었다. 매장 별 방문객은 월 평균 4만명 수준이다. 현재 월 매출은 오픈 초기와 비교해 2배가량 증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TV홈쇼핑에서 세트로 판매하는 상품을 낱개 단위로 최대 8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알뜰 쇼핑 기회를 제공한 덕이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과는 달리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CJ ENM은 2014년에 홈쇼핑 최초의 오프라인 매장 ‘스타일온에어’를 인천 복합쇼핑 스퀘어원에 오픈했다. 여주, 부산, 청주, 수원 등 각지에 총 10개 매장을 오픈하며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7년에는 롯데백화점 서울 청량리점과 부산 서면점에 자체 뷰티 브랜드 ‘셉(SEP)’의 단독매장을 열었다. 강남 논현동에는 키덜트 쇼핑몰 매장 ‘펀샵(FUnSHOP)’을 열었다. 장난감, 피규어부터 취미·리빙용품까지 젊은 남성 고객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일부 매장은 TV홈쇼핑이나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수령하거나 반품, 취소 서비스를 받는 창구로 활용한다.

CJ ENM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온라인으로, 온라인은 오프라인으로 가고싶은 것은 기본적인 생리로 갖지 못한 채널을 운영하며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오프라인이 온라인에 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아직까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오프라인 매장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