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중국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될 전망이다. 양국간 화폐전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이 23일(현지시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금융시장에 740억달러(약 84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MLF를 통한 공급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FT는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통화완화정책 중에서도 가장 단호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즐비한 가운데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다.

중국은 재정과 금융정책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구조조정과 실물경제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 특히 내수 경기 부양과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양국간 화폐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나라의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이 사실상 무역전쟁 장기화는 물론 화폐전쟁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그간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해서도 10%의 관세를 적용했다.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환율을 전일대비 0.89% 내린 6.8104위안으로 고시했다. 미국의 관세 적용에 따른 수출 부진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며 비난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위안화 약세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환율 조작에 대해 부인하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