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구축한 중국 광저우 AFC (자동요금징수시스템).


최근 정부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기업의 공공부문 참여를 전면 제한키로 함에 따라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IT서비스의 수출을 본격 추진 중인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기업 계열사들은 이번 정부 방침이 해외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국내 IT서비스 ‘빅3’는 현재 국내의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 중국, 인도를 비롯해 중동과 독립국가연합 지역 등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2020년 해외 매출 비중 50% 확보’(LG CNS) 등 이들이 내세우는 목표 또한 예사롭지 않다.

이들 업체들의 글로벌 공략 활성화는 그동안 대기업 계열사로서 안주해왔다는 업계 비판을 수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매출 대부분을 그룹이 보전하는 형태로는 글로벌 경쟁력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자각도 한 몫 했다.

이들 이른바 ‘빅3’는 현재 전자정부에서 모바일 커머스까지 IT서비스 수출 품목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SK C&C 경우, 해외 매출 규모에서 2005년 글로벌 시장 첫 진출 당시 해외 매출액 6억원에서 지난해 976억원으로 163배 증가했으며, LG CNS는 2020년 해외 매출 50%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해외 매출 비중 20%를 장담하는 삼성SDS 역시 신규 ICT서비스 시장 개척 및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 ‘빅3’의 IT서비스 해외 진출 현황 및 전망을 짚어봤다.

삼성SDS-“선진시장 공략 해외매출 20% 이상 확대”
삼성SDS(대표 고순동)는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수년 간 구축 및 운영한 전자정부, 조달, 관세 및 교통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벗어나 중남미 및 선진국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키로 했다.

삼성SDS는 지난달 25일, 일본 2위 통신사인 KDDI와 클라우드 컴퓨팅 및 네트워크 기술 등 데이터센터 사업 전반에 관한 상호 협력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IT서비스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하는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아울러 클라우드 기술과 NW 및 네트워크통합(NI)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SDS는 인도,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해왔던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ITS),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AFC), 스마트카드 등 기존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0월, 삼성SDS는 2000만달러(약 230억원) 규모의 칭다오 지하철 2호선 AFC 사업을 수주했다. AFC는 승차권 구입 및 개·집표까지의 모든 업무 및 각종 통계업무를 정보시스템으로 처리하기 위한 설비-시스템 구축 서비스다.

삼성SDS는 AFC 중앙전산시스템으로부터 역사 전용장비를 포함하는 시스템 설계, 개발, 생산, 납품 등의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삼성SDS는 지난 2002년부터 중국 광저우를 필두로 베이징, 우한, 텐진에서 AFC 사업을 수행해왔다. 특히 2000만달러 규모의 인도 델리 지하철 AFC시스템을 수주한데 이어 지난해 8월 1500만달러 규모의 인도 방갈로 지하철 AFC 사업 수주하는 등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나아가 향후 SOC사업에 IT를 접목해 생활수준을 높이는 융합형 사업인 스마트 인프라스트럭처 엔지니어링(SIE) 사업을 중심으로 중국,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전략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난 해 3월 방한한 하라구치 카즈히로 일본 총무성 대신(장관)이 그 기술력에 감탄한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과 정부통합전산센터시스템 등 국내 전자정부 사업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베트남과 코스타리카 전자조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인도네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 국가로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 전자조달시스템이 코스타리카에 구축된 것은 지난해 8월. 당시 삼성SDS는 총 952만달러(약 113억원) 규모의 코스타리카 전자조달시스템인 ‘메를링크(MER Link)’ 오픈식을 가졌다.

앞서 삼성SDS는 같은 해 4월, 국내 ICT서비스 수출 역사상 최대인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쿠웨이트 유정시설에 대한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고, 5월에는 스리랑카 국세청 조세전산망 구축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성공적인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 신규 ICT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한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조직적인 위험관리 체계 정비에도 나선다.

LG CNS “2020년 해외매출 비중 50%로 확대”
LG CNS(대표 김대훈)는 올해 1월3일 시무식을 통해 지난를 LG CNS가 비전 2020 실현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으로 선포하고, 해외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LG CNS는 현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해외 사업 성과를 2020년 약 50%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 CNS는 지난 7월, 서울시 교통카드시스템 성공 사례에 힘입어 남미 3대 도시의 하나인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시의 AFC(대중교통 요금자동징수) 및 BMS(버스운행관리시스템, Bus Management System) 구축과 운영을 담당할 사업자로 선정됐다.

보고타 시내의 모든 버스와 버스전용차로 정거장들을 단일 환승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운영하는 총 사업 규모는 IT서비스 분야에서만 3억달러(약 3000억원)에 이른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는 1987년 LG CNS 창사 이래 단일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로, 국내 IT서비스 분야 해외 수출 사례에서도 보기 드문 ‘초대형 사업’이다.

LG CNS는 이미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시와 오클랜드 시,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에 서울시 교통카드시스템을 수출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콜롬비아 보고타에 이은 대형사업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10월부터 멕시코 할리스코 주에 공공보안 컨설팅사업을 계약, 국내 최초로 중남미 보안컨설팅업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로써 LG CNS는 10월부터 3개월간 멕시코 할리스코 주의 치안·방재·긴급구조망 등을 아우르는 물리 보안 외에도 범부처적인 범죄정보센터 및 관련 정보보안시스템 설계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또 지난 7월, LG CNS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마장인 뉴욕 주의 3개 경마장에 대규모 통합영상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미국 스포츠 IT시장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LG CNS는 라스베이거스의 최대 관광 명소인 FSE(Fremont Street Experience)를 비롯해 뉴욕 타임스퀘어, 시애틀 시호크스(Seahawks) 미식축구 경기장 등 미국 내 주요 영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LG CNS는 영상시스템 분야에서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인 피카디리광장의 LG전자 전광판을 비롯해 이집트 카이로 국제경기장, 두바이 경마장 등 대형 스포츠 경기장의 영상시스템 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LG CNS는 2008년 텐진 경전철 AFC 구축에 이어 글로벌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수주해 화제가 됐었던 베이징 지하철 1호선, 2호선, 팔통선의 AFC 사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06년 2500만달러(약 28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경찰청 범죄정보센터 구축 사업과 2009년, 당시 업계 최대 규모 해외사업인 5000만달러(약 56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국가재정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LG CNS는 2010년 6월 말, 몽골 최대 규모인 180억원 규모의 IT사업인 울란바토르 EIN(Emergency Information Network, 긴급구조망)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지난 3월에는 국내 IT기업 최초로 아프리카 보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외 LG CNS는 2010년 6월, 국내 IT서비스 기업 최초로 스리랑카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계약하며, 해외 태양광 시장에도 진출했다. 400만달러(약 42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Hambantota)에 500KW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를 2011년 상반기 구축 완료했다.

LG CNS는 이를 기반으로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 태양광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TV시스템 구축 사업 수주로 글로벌 시장에 첫 진출한 SK C&C(대표 정철길)에 따르면 당시 6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액이 2010년 976억원을 기록하며 2005년 대비 163배의 높은 해외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SK C&C “M커머스기술 앞세워 시장 다변화”
SK C&C가 현재까지 진출한 글로벌 국가 수는 12개국. 수출 다변화도 꾀해 우편물류와 ITS, 소방방재, 통계시스템 등 전자정부와 통신과 금융 IT 등 전통적인 IT서비스 분야는 물론, 모바일 결제, 전자지갑, 모바일 마케팅 등 모바일 커머스 영역 진출에도 성공했다.

SK C&C는 2008년 IT서비스 불모지로 불렸던 중앙아 지역에서 우편물류시스템과 ITS시스템 구축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글로벌 IT서비스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또한 7650만달러(약 840억원) 규모의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해 차량 검지시스템과 교통상황 감시 시스템은 물론 주차 위반 단속 시스템, 시내버스의 노선별 운행시간과 정류장 도착 시간 등을 안내판이나 휴대폰을 통해 알려주는 버스정보 관리 시스템, 교통운영을 총괄하는 교통정보센터 등 자사 ITS 시스템 전체를 수출했다.

LG CNS는 지난 7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시의 AFC·BMS 구축과 운영 담당 사업자로 선정됐다(왼쪽). SK C&C가 구축한 몽골 울란바토르시 ITS 교통통제센터 전경.


SK C&C는 카자흐스탄의 우편물류시스템을 바탕으로 키르키즈스탄 우편 물류 현대화 컨설팅 사업도 수주했다. 또한 ITS 시스템 수출에 박차를 가해 2008년 12월, 1200만달러 규모의 몽골 울란바토르 시 ITS시스템을 수주한 데 이어 2010년에는 중국 심천시 ITS 종합 설계 사업도 따냈다.

SK C&C는 소방방재 시스템 수출에도 힘을 기울여 첫 성과로 2008년 23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쓰나미 조기 재해 경보시스템 구축 사업에 이어, 2011년 필리핀 재배방지 조기경보 및 대응시스템 구축 사업도 확보했다.

금융IT시스템 수출 분야에서는 동남아 경제 허브로 각광 받는 태국의 최대 토종 생보사인 태국생명(Thai Life)의 로열티 프로그램 컨설팅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특히 SK C&C는 모바일에 기반한 새로운 글로벌 IT서비스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 해 9월, 세계 최대의 전자지불결제 전문기업인 FDC와 북미지역 모바일 커머스 사업 공동 진출 선언이다. FDC와의 사업 협력을 발표한 지 불과 7개월 만인 지난 4월, SK C&C와 FDC는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 상용화를 발표했다.

SK C&C는 이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종합 모바일 커머스 솔루션 브랜드 ‘코어파이어(CorFire, www.corfire.com)’를 선보였다. 코어파이어는 SK C&C가 글로벌 모바일 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해 온 TSM(Trusted Service Manager: 신뢰기반서비스관리)과 m-월릿(전자지갑), m-마케팅 등을 담은 종합 모듈형 m-커머스 솔루션 브랜드다.

코어파이어를 통해 금융사와 통신사, 유통사를 하나로 묶는 거대 모바일 커머스 생태계 구축은 물론 m-월릿과 m-마케팅을 바탕으로 개별 회원관리, 기프트콘, 할인 쿠폰 등 기업별 니즈에 따른 커스터마이징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도 가능하다.

회사측에 따르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구글 월릿의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반 기술인 TSM 솔루션을 FDC와 함께 제공하기도 했다. TSM솔루션은 통신사와 금융사, 도·소매점 등 모든 모바일 결제 서비스 참여업체들이 고객 정보 기밀을 유지하면서 전자지갑을 통한 신용카드, 선불카드, 쿠폰, 기프트 카드 등 각종 모바일 전자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SK C&C는 연이어 미국 선불카드 시장의 60% 점유율을 자랑하는 북미 최대 선불카드 전문기업 인컴(InComm)과 모바일 커머스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인컴은 매년 5억장의 선불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선불카드 거래 규모 또한 130억달러에 달한다.

SK C&C는 북미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중남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모바일 커머스 시장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차이나 텔레콤이 중국내 8개 성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융합거래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 중 샹시성과 칭하이성 2곳의 사업을 수행했다.

“정부 규제 황당” 기업들 볼멘 소리

지난달 27일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공생발전형 SW생태계 구축전략’에 대해 특히 대기업 계열사인 IT서비스 업체들이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SW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IT서비스의 특성을 도외시한 정책이라는 게 이들의 속내다.

당시 지경부는 IT서비스의 경우, 공공부문의 대기업 참여 제한 등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시장질서를 전문-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키로 했다.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SI 기업의 공공시장 신규 참여를 전면 제한키로 한 것이다. 대기업은 국내시장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토록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기업 IT서비스 업체들은 공공부문 수주 참여를 원천 금지시키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조치라고 반발한다. 정부 프로젝트 수주 경험을 높이 사는 해외경쟁에서 이를 규제한다는 것은 글로벌 기업과의 수주전에서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정부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영주 기자 yjpa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