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 이상 오르면서 폭염과 더불어 모기가 극성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휴가철을 맞아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하고, 해외여행객 모기매개감염병에 주의를 당부하는 등 모기매개질환 예방수칙을 알렸다.

평년 기온보다 섭씨 4~7도 가량 높은 날씨가 지속하면서, 모기가 성충이 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발육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기온은 매개곤충에 의한 전염병 발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기후요인으로 매개곤충 생존능력의 증가를 나타내는데 특히 모기 등 짧은 주기의 생애를 보내는 곤충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강원에서 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하면 말라리아 발생위험이 각각 10.8%, 12.7%, 14.2%, 20.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남지역에서 일본뇌염매개모기인 빨간집모기의 하루 채집 개채수가 962마리로 전체 모기의 64.7%를 차지한다고 밝히고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 지난해와 올해 검역구역 내 매개모기 감시 현황. 출처=질병관리본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되는 모기매개감염병 사례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2016년 410명에서 지난해 266명으로 54% 감소했지만, 올해 감염질환자는 116명으로 전년 동기간 95명 대비 18% 증가했다.

여름 휴가기간 동안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모개매개감염병 발생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 여행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말라리아, 황열, 뎅기열 등을 옮기는 모기 종류. 출처=질병관리본부

말라리아는 얼룩날개 모기의 암컷이 인체에서 흡혈하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주요 증상은 초기에 서서히 발열이 일어나고 권태감이 나타난다. 이어 오한, 발열, 발한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황열은 주로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산림에서 발생한다. 대부분 감염기간이 짧고 완전히 회복하지만, 중증 상태는 섭씨 40도에 이르는 고열이 갑자기 나타나고, 심한 두통과 구토, 복통, 근육통과 함께 황달과 출혈이 나타난다.

뎅기열은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전파한다. 우리나라에는 흰줄숲모기가 서식하고 있으나 뎅기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없다. 뎅기열은 성인보다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고, 심한 복통과 구토, 잇몸 출혈, 피로 등이 나타난다.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도 유의가 필요하다. 주 증상으로 발진이 나타나며 관절통, 관절염, 근육통, 결막염 등이 함께 나타난다. 지카 바이러스 증세가 나타나면, 진료를 받고 일정기간 성생활을 자제해야 한다.

▲ 질병관리본부는 모기감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모기퇴치 국민행동수칙을 발표했다. 출처=질병관리본부

일상 생활에서는 방충망 또는 모기장을 준비하고, 모기 기피제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생활권 주변에 물 웅덩이가 있으면, 모기 유충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이를 없애야 한다. 야외활동 후 샤워 등으로 위생을 철저히 하고, 짙은 향수나 과도한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잠들기 전에 집안을 점검해 살충제 등으로 모기를 잡을 것을 당부했다.

휴양지에서는 모기 기피제와 살충제 등 퇴치 제품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모기는 어두운 색에 더 많이 유인되므로 밝은 색 긴팔 상의, 긴바지 의류를 챙겨야 한다. 방충망 혹은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숙소에서 생활하고, 휴양지에서 돌아온 뒤 2주 이내에 발열,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때에는 허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출된 피부나 옷에 엷게 바르고, 눈이나 입, 상처에 사용하면 안 된다. 이는 야외 활동 시에 주로 사용하고, 건물 내에서는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