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동남아시아 국가를 방불케 하는 한여름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됨에 따라 사람들은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폭염은 또 다른 기회다. 여름 더위에 맞춘 계절 마케팅으로 다양한 수익 창출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름 찜통더위로 계절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여러 사례들을 모아봤다. 

여름 마케팅이 눈에 띄는 유통 채널 중 하나는 편의점이다. GS25는 여름 특별상품들을 지난해 보다 시기를 앞당겨 판매하기 시작했다. GS25는 여름 PB상품 유어스(YOUUS)열무김치말이국수를 지난해보다 약 3주 앞당긴 올해 6월 초 판매를 시작했다. 간편하게 시원한 냉국수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입소문을 타며 최근 한 달 동안 약 20만개가 판매됐다. 7월초 선보인 유어스자루소바는 최근 일주일(7월 19일 기준) 동안 10만개가 팔렸다. GS25는 하절기 면요리 2종에 신제품 유어스 비빔막국수를 추가해 20일부터 판매한다. 

▲ GS25 ‘유어스비빔막국수’ 출처= GS리테일

편의점 CU는 식품기업 팔도와 손잡고 식혜맛 아이스크림 ‘비락식혜바’를 선보였다. 여름철인기 음료인 팔도의 ‘비락식혜’를 더욱 시원하게 즐기기 위해 얼려 먹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 CU와 팔도가 손을 잡았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칠성음료의 제품 ‘쌕쌕 오렌지’를 활용한 ‘쌕쌕바’와 청과브랜드 ‘돌(DOLE)’과 협업해 만든 ‘DOLE 파인애플팝’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여름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 출처= GS리테일

GS리테일 박종서 조리면 상품기획자는 “편의점 간편 면요리 상품의 품질이 점점 높아지면서 여름 면 요리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여름철 이색 상품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는 여름 숙면을 방해하는 유해 곤충 퇴치 상품이 인기다. 특히 최신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바일 앱과 연동돼있어 집 밖에서도 간편하게 전원을 켜거나 켤 수 있는 전자모기향 ‘홈매트 홈컨트롤’ 제품은 이마트의 인기 상품이다. 

▲ 이마트 인기상품 홈매트 홈컨트롤. 출처= 홈매트

백화점도 올해의 폭염 특수를 활용한 이색 여름 제품들로 소비자의 발길을 잡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대구 지역의 찌는듯한 더위를 겨냥한 제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가볍고 시원한 소재인 ‘라피아(야자수 잎 성분으로 만든 섬유)’로 만든 여름용 가방의 판매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별도의 보형물이나 필터가 없어도 담긴 물을 알칼리수로 만들어 주는 ‘가죽보틀’과 숙면에 도움을 주는 스프레이 ‘디스웍스’ 그리고 햇볕을 가려주는 ‘양산’도 여름 인기품목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김시환 롯데백화점 잡화여성부문 팀장은 “폭염으로 햇볕을 가려주는 양산·선글라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레이스가 달린 전통적 스타일 외에 UV코팅ㆍ캐릭터 디자인 양산 데품이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일련의 추세 속에 백화점 여름 품목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에어컨·선풍기·서큘레이터 등 계절 가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6~7월 리빙 매출이 지난해보다 1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수영복 등 여름 스포츠 상품 매출이 16.8% 늘었다. 

그런가하면 여름의 기후에 가장 민감한 식품·음료 업계도 폭염 특수를 활용한 상품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2016년 선보인 아이스크림 ‘얼려 먹는 야쿠르트’는 올해 폭염 속에서 최고 판매량을 경신하고 있다.  

▲ 6월에 이미 지난해 7~8월 판매량을 넘긴 얼려먹는 야쿠르트. 출처=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얼려 먹는 야쿠르트’의 일평균 판매량은 평년 기온(20.9~21.5℃)보다 0.7~1.3℃ 오른 평균기온 22.2℃를 기록했던 지난 6월 이미 지난해 여름 성수기(7~8월) 판매량을 넘은 일평균 22만개를 기록했다. 제품 판매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 마케팅에서 계절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요즘이다”라면서 “더워도 너무 더운 최근의 여름더위를 조금이라도 잊게 하기 위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그에 맞는 유통업계와 식음료 업계의 마케팅들도 효과를 보고 있어 이러한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