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중국은 대만을 자국 땅으로 여긴다. 대만은 총통이 있는 나라지만 중국은 대만을 본토에서 떨어져 살려는, 그래서 위험한 지방의 성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미사일과 항공기, 함정과 잠수함으로 언제든지 복속시킬 수 있음을 공공연히 내비친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해병대와 비슷한 부대는 물론, 다수의 상륙함과 함정,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만 해협이 좁아 미군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점령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대만이 중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군에 비해 수는 적어도 함대공 미사일과 함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군함이 있고 전투기가 있다. 중국군이 이들을 제압하려면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상륙부대가 대만 해안에 상륙하려고 할 때 공대지 미사일과 30mm 기관포로 무장한 대만의 아파치헬기 부대와 좀 구식이지만 그래도 지상 공격능력을 갖춘 수퍼 코브라 부대를 제압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군도 아파치 헬기와 코브라 헬기로 구성된 강력한 지상 공격 헬기를 보유해 북한 지상군 억지 전력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만상륙작전 막을 '아파치 헬기여단' 창설

영국의 군사전문매체 제인스디펜스위클리(JDW), 미국의 방산매체 디펜스뉴스 등에 따르면, 대만은 지난 17일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여단 '601항공여단'을 창설했다. 대만군은 이미 공격헬기 부대가 있지만 최첨단 지상 공격 헬기인 아파치로만 여단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01항공여단은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29대로 구성돼 있다. 2개 비행대로 편성된 이 여단은 대만 북부 타오위안시 룽탄구에 있는 육군 항공특수전 사령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AH-64E 편대는 지난해 7월 창설됐고, 두 번째 편대는 올해 작전준비태세 평가를 통과했다고 한다.

한국군도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2개 대대 36대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예하에 부대를 편성해 운용 중인데 서북도서에서의 북한 공기부양정과 고속침투정 저지, 북한 기갑군단 저지 등이다.

이날 601항공여단 창설식에 참석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기념사에서 "아파치 공격헬기 여단 창설은 복수의 억지와 단호한 방어전략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대만군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만은 2008년 19억 1000만달러(약 2조 2000억원)을 들여 미국 보잉사에서 30대의 AH-64E 아파치 가디언 헬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어 2013년 11월 첫 기체를 인도받기 시작해 2014년 10월 30대 째 헬기를 인도받았다. 1000발의 헬파이어 미사일을 포함해 총 인수비용은 25억3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대만은 이후 4년여 동안 실전배치를 위한 전력화를 해왔다. 이 가운데 한 대가 2014년 4월 비행 훈련 중 민가에 추락해 현재 29대가 남아 있다. 

▲ 아파치 공격헬기. 출처=보잉

대만, 중국 상륙 저지 능력 확보 

외신들은 대만군이 아파치 공격헬기 여단 창설을 창설함으로써 중국군의 대만 상륙 시도를 저지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주한미군이 AH-64 아파치 헬기 대대를 북한군의 공기부양정과 고속침투정 저지 전력으로 배치한 것에 비춰보면 설득력있는 주장이다. 

게다가 아파치헬기의 성능과 무장을 본다면 이런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우선,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는 롱보우 아파치에 비해서는 짧지만 최대  8km 이내의 공중·지상 목표물을 기상 상태나 주야간에 관계없이, 그리고 360도로 탐색할 수 있는 는 사격통제표적획득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AN/APG-78 레이더가 그것으로 한 번에 128개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무장도 강력하다. 장갑차와 전차 상부를 뚫고 들어가는 파괴력을 가진 30mm M230 체인건을 기수 아래에 장착한다. 또 양 날개 아래의 무장 장착대에는 록히드마틴의 명품 공대지 미사일 AGM-114 L/M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16발을 탑재하거나  70mm 구경 하이드라 로켓을 담은 포드를 장착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공대공 무장으로 AIM-92 스팅어 미사일을 장착한다. 중국군이 보유한 공격헬기도 대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전차 공격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했지만 트럭 등 이동하는 표적도 정확히 파괴하는 정밀 미사일이다.  29개다 전부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탑재한다고 할 경우 464발이 된다. 중국군의 상륙장갑차들의 희생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이 같은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만큼 기체는 대형이다. 길이 17.73m, 높이 3.87m, 자체 중량 5.165t, 적재중량 8t, 최대 이륙중량은 10.4t이다. 1690마력짜리 엔진 두개로 최대속도 시속 293km를 낸다. 작전반경은 480km다.

이뿐이 아니다. 대만은 1990년대 도입한 벨사의 AH-1W 수퍼코브라 공격헬기 63대도 보유하고 있다. 비록 노후화가 진행됐다고 하나 상륙군을 저지하는 전력으로서는 훌륭하다. 여기에 60대의 블랙호크 다목적 헬기도 있다. 병력과 무기를 싣고 언제든지 상륙지점으로 날아가 중국 상륙군을 괴롭힐 수 있다.

따라서 중국군이 대만 상륙을 위해서는 이들 헬기 전력부터 무력화시켜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후방 먼 곳에서 날아오는 대만의 다연장로켓은 물론 8km 후방에서 공대지 미사일을 쏘아대는 아파치 헬기를 중국군은 먼저 제압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