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보복관세 부과로 대체재로 브라질산 대두의 대중국 수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출처=Benison Media

[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으로 미국산 대두에 25%의 보복관세로 즉각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 대한 미국산 대두 공급은 지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브라질 등 남미산 대두가 그 빈자리를 파고들면서 대중국 수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이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등과 KATI 농수산식품수출정보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본격 개시된 미‧중간의 무역 분쟁으로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곡물에 중국이 25%의 추가 보복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산 옥수수와 밀, 쌀의 대 중국 수출량이 많지 않아 영향은 크지 않은 반면, 미국산 대두는 전체 수출의 6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미‧중 무역 분쟁으로 큰 타격을 받는 핵심품목으로 떠올랐다.  

미국산 대두 가격 하락세…재고 증가 전망

미국산 대두 시장을 살펴보면, 선물가격은 올해 초 등락을 반복하다 5월 말부터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관세부과 개시 첫 날인 6일에는 부셀(약 27㎏)당 8.9775달러로 집계됐고, 2주 가량 지난 19일 현재 8.3725달러로 내려갔다. 

수급에서는 올해 대두 파종면적 확대로 생산량 증대가 점쳐지고 있지만, 미‧중간의 무역 분쟁으로 대중국 수출량 감소할 것으로 보여 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첫 주 기준 미국산 대두의 전체 재고는 12억 2200만 부셀(약 3323만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등 남미지역의 역대 최대 대두 생산으로 수출 경쟁이 심화돼 미국산 재고가 증가했다. 올해는 미‧중간 무역 분쟁에 길어질수록 중국으로의 대두 수출 감소가 예상돼 전체 재고량은 더욱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주에 월별 대두 공급·수요 추정치를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는 10월 1일 시작되는 회계연도 기간 중국의 대두 수입 전망치를 종전의 1억300만t에서 9억500만t으로 낮췄다. 또한 미국의 대두 수출은 무역 분쟁 여파로 이전 전망에 비해 11% 줄인 5550만t으로 낮춰 잡았다.

중국의 남미산 구매 확대…브라질산 대두 가격 4년 만에 최고치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브라질이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산 대두의 대중국 수출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수입업자들은 미국산 수입을 취소·중단했다. 대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비롯한 남미산 대두의 구매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의 추가관세 적용으로 45억달러(약 5조원) 상당의 미국산 대두의 수출물량이 감소할 것이며, 그 빈자리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산 대두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올해 브라질산 대두의 대중국 수출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FT도 “중국이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면서, 브라질 남부 파라나구아항에서 수출된 대두 가격은 1t에 396.6달러(약 45만원)까지 치솟았다”면서  “이는 2014년 이후 브라질산 대두 프리미엄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유럽, 가격 내린 미국산 대두 수입에 관심

 미·중 무역 분쟁으로 미국산 대두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구매처를 남미에서 미국으로 갈아타고 있다. 중국이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면서 가격에  큰 폭으로 프리미엄이 붙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FT는 네덜란드의 라보뱅크(Rabobank) 농산물 상품 시장 조사 책임자 스테판 보겔(Stefan Vogel)의 말을 인용, "미국산 대두가 브라질산보다 평균 20% 싸졌기 때문에, 이제 유럽 바이어들은 브라질산 대신 미국산 대두를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