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 자회사 미국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 명가 지프(JEEP)가 프리미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ALL NEW COMPASS)’를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컴패스는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중국, 브라질, 인도, 이탈리아, 독일 순으로 26만대 이상 판매됐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에서도 흥행할 수 있을까?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사진=지프코리아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약 2시간 동안 ‘올 뉴 컴패스’를 타고 달려봤다. 험로, 장애물코스 등 다양한 지형에서도 차량을 체험했다. 10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으로 돌아온 컴패스는 도심에 어울리는 아담하고 세련된 외관과는 달리 야지(오프로드)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차였다.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승현 기자

여전히 ‘지프다운’ 내·외관

신형 컴패스는 지프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와 중형 SUV 체로키 중간급의 콤팩트 SUV 차다. 직접 본 컴패스는 지프의 플래그십 모델 그랜드 체로키의 겉모습을 계승했다. 그리고 각진 곡선이 눈에 띄었다. 앞 유리부터 뒷 유리까지 길게 빠진 각진 곡선은 차를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해 보이게 한다. 또 바퀴를 덮고 있는 휠 하우스도 각진 곡선 모양을 채택해 우아함을 더했다. 지프 특유의 패밀리 룩인 ‘세븐 슬롯 그릴’과 날렵하게 꼬리가 올라간 앞·뒤 LED램프 포인트는 우아하고 강한 여왕이 떠오르게 만든다. 다만 국내 모델에 적용된 17인치 휠은 디자인이 아쉽다.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1열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승현 기자

컴패스의 문을 열어보면 단단한 느낌을 주는 외형과 달리 무겁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다. 부드럽고 편안한 실내가 눈에 들어온다. 직접 올라 타보니 ‘소형 SUV가 맞나?’ 싶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유지하고 있다. 주황색 스티치로 포인트를 준 맥킨리 가죽 시트는 부드러우면서 안정감 있는 착좌감이 일품이다. 특히 운전석 상하 조절 범위가 아주 크다. 험로 주행 시 높은 포지션을 선택하면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사이드미러 시야.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승현 기자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센터패시아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승현 기자

깔끔한 대시보드는 각진 곡선으로 이뤄져 통일성이 있다. 간단명료한 인터페이스가 운전 중에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돼있다. 계기판은 운전자가 보기 편하도록 기울어져 있다. 센터페시아 공조 조작 버튼은 노브로 되어 있다. 직관적이고 쉽게 만들었다. 운전자를 배려함과 동시에 미국 특유의 감성이 묻어난다. 측면거울(사이드미러) 끝에 보조거울을 추가해 사각지대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2열까지 넓게 위치한 커맨드뷰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는 2단계로 넓게 열려 개방감이 강조됐다.

그러나 시원하고 격한 스포츠를 떠오르게 하는 지프인데, ‘시트 히팅’ 기능만 있다. 통풍 시트 기능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실외는 물론 실내에도 지프 특유의 패밀리룩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은 인상적인 변화를 찾기 어렵다.

운전석에 앉아 출발을 준비하면 묵직한 스티어링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내구성에 신경 썼다. A필러를 포함한 각 필러들이 꽤나 두껍다. 내구성이 강한 차들은 차의 필러를 두껍고 단단하게 만들어 안전성을 높인다.

2열 거주성이 의외로 좋은 점도 특징이다. C필러 앞에 있는 뒷좌석 보조창은 최대한 뒤로 뺐다. 창밖 시야를 넓히는 세심함을 보여준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8.4인치 터치스크린은 터치 반응 속도가 매우 빨랐다. 애플 카플레이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론지튜드 모델에는 6개의 스피커, 리미티드 모델에는 9개의 스피커와 서브우퍼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차량 내에서 최고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는 사양이다.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사진=지프코리아

고속주행 안정성은 수준급

떨리는 마음으로 뻥 뚫린 도로로 나갔다. 신형 컴패스는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은 변화를 전했다. 그간 FCA그룹의 2.4ℓ 가솔린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완성도가 떨어져 비판이 많았다. 특히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춰 만들다 보니 저회전 토크가 낮은 가솔린엔진에 저회전을 고집했다. 도로 주행 시 가속감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오프로드 강자’라는 별명과 다르게 도로 주행이 매우 안정적이며, 가솔린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서서히 달아오른다. 가속페달을 꾹 밟고, 살짝 걸리는 느낌이 나면서 한 번 더 밟힌다. 그러면 터보가 작동해 시속 160㎞까지 거뜬히 치고 나간다. 시속 200㎞에 가까운 고속영역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CVT 변속기나 터보엔진을 장착한 고급 차량과 같은 가속감이 페달을 일정하게 밟고 있어도 나타난다. 저속부터 중·고속까지는 일정한 주행감각을 나타낸다. 2.4ℓ 엔진과 9단 변속기가 호흡하는 최고의 셋업을 찾은 것인지 만족도가 높다. 풍절음과 노면소음, 엔진소음도 SUV치고 적은편이라 고속 주행 시 ‘평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올 뉴 컴패스는 2.4ℓ 가솔린 I4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Tigershark MultiAir2) 엔진이 들어갔다. 디젤 모델은 라인업에 없다.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175마력(6400rpm 도달 시), 최대 토크 23.4㎏.m(3900rpm)의 힘을 낸다.

아쉬운 점은 확연히 티가 난다. 국내 판매용 올 뉴 컴패스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양이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티구안, 볼보 XC40 등과 비교했을 때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해외 판매 모델에는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이 탑재됐지만, 국내에서는 이 기능이 빠졌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은 리미티드 트림에만 장착돼 있다.

▲ 지프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 오프로드 주행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본색을 드러내는 오프로드 주행

야지에 들어서니, 지프의 진가가 나타났다. 소형 SUV인데도 비포장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올랐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스티어링의 흔들림이 심하지 않았다. 야지주행 시 스티어링이 뒤틀려 손목이 꺾이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유격을 넉넉하게 뒀다. 험로에서도 스티어링이 쉽게 고정된다.

경사로에서는 언덕밀림방지(HSA) 시스템이 달려 있어, 도중에 멈춰도 바로 밀리지 않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반대로 내려오는 길 급경사에서 브레이크가 차를 단단히 잡아준다. 커브가 심한 골짜기도 안정감 있게 빠져나간다. 특히 보도블럭 위, 비탈길 경사면, 계단 등 험로 위로도 차가 지나갈 수 있다. 직각에 가까운 경사도 다 지나갈 수 있으며, 한쪽 바퀴가 높은 경사로에 걸려도 안전하게 통과한다.

소형 SUV는 대부분 도심형 모델이다. 그러다 보니 험로에서 접근각이나 이탈각, 최저지상고의 부족으로 차체가 손상될 수 있다. 그러나 신형 컴패스는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트레일 호크까지 장착돼 있다. 동급차종에서 볼 수 없는 야지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이유다.

신형 컴패스는 여기에 최대 토크를 각각의 바퀴에 완전히 전달해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높이는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4×4 시스템이 적용됐다. 뒤축 분리기능으로 2륜 구동 모드로 전환 가능하며, 오토(Auto), 눈길(Snow), 모래(Sand), 진흙(Mud)의 네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소형 SUV도 지프에서 만드니, ‘야지 전용 SUV’라 할 만하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올 뉴 컴패스’가 국내에서는 가솔린 모델인 ‘올 뉴 컴패스 론지튜드 2.4 가솔린’과 ‘올 뉴 컴패스 리미티드 2.4 가솔린’ 두 가지 트림이 판매된다. 가격은 론지튜드가 3990만원, 리미티드 43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