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의 시장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이 “모든 지역의 제조업체들이 관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많은 지역에서 새로운 무역 정책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출처= Forexliv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전역의 제조업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물가를 인상시키고 공급 체인에 왜곡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 연준의 시장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Beige book)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준은 “이 보고서가 미국이 중국, 유럽, 캐나다, 멕시코 등과 벌이고 있는 무역분쟁 고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면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수준의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연준 관할 12개 지역 중 10개 지역이 '완만한'(moderate)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미 전역에 걸쳐 경제활동이 확대됐지만,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등 부작용에 우려를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베이지북은 “모든 지역의 제조업체들이 관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많은 지역에서 새로운 무역 정책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인건비와 연료비를 비롯해 투입 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관세 갈등과 맞물려 수입물가 상승으로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급망에 혼란이 벌어지는 사례도 보고됐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철강 관세가 공급망에 혼란을 주고, 기존 주문을 방해하고 있으며, 물가를 올리고, 패닉 구매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지역에서는 무역 전쟁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메릴랜드의 캔 제조업체는 관세로 인해 국내에서 필요한 철강을 얻을 수 없어 외국 경쟁자들에게 사업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스턴 지역은 관세에 대한 우려는 표했지만, 무역 이슈가 수요나 고용, 자본지출 계획에 아직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이 완만한 속도로 상승했다. 낮은 실업률로 대부분 지역이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고용난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북은 “고도로 숙련된 트럭운전사, 건설 및 제조업 근로자, IT 전문가 등 광범위한 직종에서 노동력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많은 기업이 임금과 복리후생을 향상했으나 임금 인상폭은 크지 않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민간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지난달 실업률이 4%라는 점을 감안하면 완만한 상승이라고 WSJ는 전했다.

연준은 물가 상승이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소비자가 가격 상승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5월에 2.3% 상승해 연준의 목표치 2%를 초과했다.

WSJ는 전반적인 경기 강세가 금리를 점차 높이려는 연준의 계획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보고에서 “향후 최선의 방안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발표하는 미국 경기 동향 보고서로 연준 산하 12개 연은이 기업인과 전문가 등의 견해를 종합한 내용과 각 지역의 경기 지표 등을 담는다. 연간 8차례 발표되며 연준 금리정책 결정에 기초자료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