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현장에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도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출처= HealthcareIT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월마트가 구매 알고리즘, 공급자들과의 판매 데이터공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하는 5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둘 – 소매업에서 가장 큰 경쟁자인 월마트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 이 손을 잡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월마트에게 공급업체 관리, 구매 및 판매 관리, 재고 관리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제공하고,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매장에 진열된 상품 관리, 냉동고, 창고, 시설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공동의 적이라는 것이 이번 합의 계약의 절대적 핵심"이라고 말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월마트는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기에 편리한 방법을 고안하고 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MS는 우리의 혁신 능력을 더욱 빠르고 깊이 있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티야 나델라 MS CEO도 “월마트는 혁신적인 소매점이며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이 어디에 있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회사”라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MS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와 MS 365를 활용한 디지털 변환을 월마트와 함께할 수 있게 돼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MS는 무인 계산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개발이 완성되면 미국 전역의 4700개 월마트 매장에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 1월 무인 매장 ‘아마존고’를 시애틀에 선보인 바 있다.

월마트는 지난 5월 뉴욕에 스마트폰 대화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서비스의 핵심 기술은 AI 대화 기술이다. 현재는 서비스 범위가 한정적이지만 MS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기술을 개발하고, 판매 데이터 분석과 공유 시스템 개선을 위해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까지 활용하면 사용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마존은 식료품 체인 홀푸드, 처방 약 배송 서비스 필팩을 인수하고 계산대, 점원 없는 무인 상점 아마존 고의 확장을 준비하며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에 적극 나섰고, 이런 행보는 월마트에 위협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판매, 관리 데이터는 영업상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경쟁 업체인 아마존 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던 월마트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해 왔고 온라인 강화를 위해 2016년 온라인 쇼핑몰 제트닷컴을 인수했다. 제트닷컴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이번 제휴에 시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월마트닷컴(walmart.com)과 샘스클럼닷컴(samsclub.com)의 데이터를 애저 클라우드로 이전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MS가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는 몇몇 분야 중 하나다.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1분기에만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으로 50억 달러(5조 6000억원)가 넘는 수입을 올린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월마트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클라우드 업계에서 위상을 높이고 동시에 전자 상거래, 제품 관리 등에 대한 막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득이 되는 거래라고 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에드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선두 주자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 대한 소매업계의 부정적 시각때문에 시장 점유율 2위인 MS가 많은 유통업체에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논평했다. 아마존의 위협을 받는 소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AWS가 아마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AWS 이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월마트와 MS가 전략적 제휴 소식을 아마존의 프라임데이에 발표한 것도 아마존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