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찰자수 105명 몰린 용산구 후암동 경매물건 (출처=지지옥션)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서울시의 용산지역개발 마스터 플랜 일부가 공개되면서 용산 주택경매시장이 폭염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지옥션은 지난 17일 서부지방법원 경매 7계에서 진행된 서울 용산구 후암동 주택에 응찰자수가 105명이 몰리며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 소재 부동산 중에서 응찰자 수가 100명이 넘게 몰린 것은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7일 진행된 후암동 주택경매물건은 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하는 건물로 대지는 39.4㎡, 건물은 98.2㎡이다. 지상 3층의 벽돌조 건물이며 1층은 상가, 2층과 3층은 주택, 지하실은 현재 점포로 이용되고 있다. 감정가는 2억8375만원으로 감정가의 229%인 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정대연 지지자산운용 팀장은 “이날 법원이 유달리 북적거렸고 응찰하러 온 사람의 절반 이상이 후암동 물건을 입찰하러 온 사람들이었다”며 “용산에서 6억원대로 살 수 있는 꼬마건물이 워낙 희소한 탓에 전국에서 응찰자가 몰려 고가낙찰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 소재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은 경매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왔지만 이처럼 100명이 몰렸던 적은 2000년대 이후 4번에 불과하다. 지난 2001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파트에 148명이 응찰하면서 감정가의 136%인 2억710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2007년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다세대 주택에 111명이 응찰, 감정가의 350%인 2억2370만원에 낙찰됐다. 2008년에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 136명이 몰리며 감정가 대비 347%인 2억6020만원에 매각이 이뤄졌다.

업계는 이처럼 용산 주택경매 시장이 뜨거운 이유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 마스터플랜’ 공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서울 용산역 일대 349만㎡를 개발하는 대규모 종합개발계획 일부를 공개했다. ‘용산 마스터플랜’은 이르면 8월 발표될 예정이다. 일부 공개된 개발계획에 따르면 용산에 광화문 광장과 견줄 수 있는 대형 광장과 산책로가 조성되고 서울역부터 용산역 철로는 지하화된다. 그 위에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지지옥션 박은영 선임연구원은 “용산지역의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경매에 나오는 물건수에 비해 수요가 많아 경쟁률이 치솟고 낙찰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며 “감정시점이 특히 오래된 것은 경매 기준 가격으로써 거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입찰하기 전 주변 시세와 해당 물건의 미래가치를 면밀히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