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항공의 A330-300 항공기 모습. 사진=싱가포르항공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싱가포르항공이 2018 스카이트랙스 세계항공대상에서 세계최고항공사에 선정됐다.

영국의 항공사·공항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stax)’는 17일(현지시각) 런던 랭함 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계 항공사 순위를 발표했다.

스카이트랙스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이 올해 세계 최고 항공사로 선정됐다. 싱가포르항공이 세계 최고 항공사로 선정된 건 이번이 4번째다. 올해는 '세계 최고의 퍼스트 클래스’, '아시아 최고의 항공사’, '최고의 퍼스트 클래스 좌석’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고 춘 퐁 싱가포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싱가포르항공이 스카이트랙스 세계항공대상에서 다시 세계최고항공사를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항상 고객에게 최상의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2만6000명의 싱가포르항공그룹 직원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가포르 항공 다음으로 2위는 카타르항공, 3위는 아나항공, 4위는 에미레이트항공, 5위는 에바항공이 선정되며 아시아권 항공사가 강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국적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이 분야에서 각각 24위와 33위에 올랐다. 지난해 아시아나는 20위, 대한항공은 34위였다. 아시아나는 '베스트 승무원' 부문에서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카이트랙스는 1999년부터 최고 항공사를 발표해 온 세계적 평가기관이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2000만명 이상의 탑승객을 대상으로 전체 항공여행 경험에 대한 평가 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선정됐다. 후보에 오른 항공사는 335개다.

싱가포르항공?

싱가포르 항공은 1947년 5월 ‘말레이언 에어웨이’로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프르, 이포, 페낭 운항을 시작으로 설립됐다. 그 후 1963년 말레이시아 연방결성과 함께 “말레이시언 에어웨이”로 상호를 변경, 1965년 싱가포르가 이 연방에서 탈퇴하고 ‘말레이시아싱가포르 항공(MAS)’ 이름으로 양국 정부가 공동 운영하게 됐다.

1972년에 이르러서는 현재 사명인 ‘싱가포르 에어라인(싱가포르 항공)’으로 개명했다. 이 해를 기점으로 싱가포르 항공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국영항공사로서 독자적인 성장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최고의 서비스와 최상의 상품을 제공하며 혁신회사로 명성을 얻고 있다.

1972년 싱가포르 항공이 운항을 시작했을 당시 경쟁 항공사와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항공운송산업은 기재, 정비, 연료 등과 같은 고가의 고정비 비율을 높은 산업인 데다 당시 많은 항공사는 경쟁에서 정부에 의해 보호되는 국영항공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과 서비스가 국제항공운송협회에 의해서 강력히 규제하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 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민간 항공사에 많은 혜택을 베풀고 있었지만 싱가포르 항공은 설립 초기부터 국가의 지원 없이 경쟁 상태에 처해 있었다.

▲ 싱가포르항공 항공기 보잉 777-300ERs 모델에 적용된 기내 서비스 모습. 사진=싱가포르항공

생사보다 서비스가 먼저

1972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항공이 분리돼 출발할 때부터 회사의 생존여부가 의문시될 만큼 재무구조가 취약했다. 시장전망도 불투명한 시절이었다. 더욱이 발족 당시 “보조금은 한 푼도 받을 생각은 말라”는 이광휘 싱가포르 총리의 지시로 정부의 지원이나 보조를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약 25년이 흐른 지금 싱가포르항공그룹의 전 총수인 J.Y 필레이 회장은 많은 인터뷰에서 "설립당시의 어려웠던 환경들이 오늘의 싱가포르 항공이 있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생존을 위한 싱가포르 항공의 몸부림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싱가포르 항공의 지난 역사는 정부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에서 출발한 성공기업으로 이어졌다. 정부 지원이 없음에도 싱가포르 항공은 처음부터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에 사활을 걸었고 그것이 지속적인 성공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상의 서비스

현재 싱가포르 항공은 에어버스 A330-300 등 8개 기종 항공기 10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항공기들은 63개의 취항지를 매일 오가고 있다. 동남아시아 항공사로는 유일하게 태평양 횡단 노선과 대서양 횡단 노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한때 싱가포르 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긴 상용 노선을 운항했다. 싱가포르-뉴욕 뉴어크 직항 노선이었는데, 무려 소요시간이 23시간5분이나 걸렸다. 이 노선은 싱가포르 항공이 2013년 10월에 A340-500을 퇴역시키면서 단항 됐다. 특히 싱가포르 항공은 지금은 운항이 중단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운항했던 비유럽권 항공사 중 하나다. 다른 항공은 이란항공이다.

▲ 싱가포르항공 유니폼 '사롱 케바야'. 사진=싱가포르항공

싱가포르 항공사는 유니폼이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말레이시아의 전통 문양인 바틱(Batik) 문양을 넣은 유니폼의 이름은 ‘사롱 케바야’다. 프랑스의 디자이너 피에르 발망이 직접 디자인한 유니폼으로 싱가포르 특유의 이미지가 잘 스며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걸’이라는 승무원 유니폼 별명도 있다.

싱가포르 항공은 세계 여행 잡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항공사다. 세계에서 항공사 상을 가장 많이 받은 회사로, 지구상에 몇 개 없는 5성급 항공사다. 그만큼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게다가 아태지역 허브공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세계 공항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있다 보니, 창이공항의 여러 가지 환승 및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더욱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항공은 기내식 질이 좋고 종류가 다양해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사고 있다. 특히 기내에서 즐길 수 있는 '기내 엔터텡니먼트 시스템'도 훌륭하다. 비디오는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와 어린이 프로그램을 비롯해 넉넉한 채널을 갖추고 있다.

오디오서비스도 선택의 폭이 넓다. 국가별 연간 차트 히트곡을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연도별로 서비스한다. 비틀스부터 제이지까지 한 기체에 노래가 준비된 것. 게다가 일부 신형기종은 기내 무선 인터넷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와이파이와 GPRS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