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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 맞들기의 경제학 ③] 오픈 이노베이션과 만난 현대모든 조직의 핵심 가치로 부상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오픈 이노베이션은 ICT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제 제조 분야 기업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간판기업이자 제조업의 종합체인 자동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버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전기차 업체의 전기차 등 합공을 돌파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한 달 만에 7개 기업과 기술 제휴… 기술 순혈주의 종언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기술 순혈(純血)주의를 고수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술순혈주의를 버리고 국내외 ICT 기업들의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흐름에 완전히 올라탄 모습이다. ‘협업을 통한 혁신’을 의미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이어서, 현대차그룹은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 인수합병(M&A)에 더욱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2일 승용, RV 등 자사의 모든 차량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국내 군사지역 지도 반영 등을 문제로 미룬 구글 서비스를 국내 완성차·내비게이션 업체와의 제휴로 해결한 것이다. 하루 전인 11일에는 현대차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의 인공지능 기능을 적용하는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협력을 넘어선 동맹이다. 현대차그룹은 바이두가 진행하는 자율주행 프로젝트 아폴로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혁신을 위해서는 국가 경계선은 현대차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음성인식 정보검색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사운드하운드 투자에 이어, 12월에는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기술기업 옵시스, 동남아 우버라는 차량 공유 플랫폼 1위 기업 그랩에도 투자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인 오로라(AURORA)와 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해 3년 안에 업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3월에는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업체 아이오닉 머티리얼에, 5월에는 레이더(Radar) 전문 개발업체인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Metawave)에 투자를 결정했다. 7월에는 커넥티드카 반도체 설계업체인 이스라엘의 오토톡스, 호주의 차량공유 플랫폼 카넥스트도어에도 투자를 했다.

국내 기업 투자에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현대캐피탈과 카셰어링 서비스 ‘딜카’를 공식 론칭했고, 기아차는 아파트 주거단지 단위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블을 출범시켰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서는 2월에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 i(아이)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능을 기존 출고된 차량까지 확대 적용했다.

이뿐이 아니다. 현대차가 사운을 걸고 있는 수소차 개발을 위해 지난달 20일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디와 ‘수소차 연맹’을 결성했다. 오는 2030년 100만대 규모로 커질 중국의 수소전기차(FCEV)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이다. 연맹 조건에 따라 아우디의 수소차는 현대차그룹이 만든 수소전기차의 심장 격인 스택(Stack)을 단다. 스택 공급은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협회 고위 관계자는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이종 업종 간 기술융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글로벌 최대 시장인 G2(미국·중국)시장”이라면서 “현대차가 기술 순혈주의를 고집을 버린 것은 이 시장을 놓칠 우려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쏘나타 커스텀 핏' 도어 스팟 램프.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은 ‘현재진행형’

현대자동차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현재진행형’이다. 벌써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물이 나오고 있어 미래는 밝은 편이다. 대표 사례가 H옴부즈맨이다. 현대차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사회공유가치창출(CSV)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소비자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찾는 방식이다. 이는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소셜 이노베이터 김정태 등이 소비자가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들은 210여일 머리를 맞댄 끝에 클라우드를 접목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블루 어시스턴트(Blue Assistant)’부터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춘 공조 시스템, 영상 정보를 제공하는 SOS 시스템 아이 링크(Eye Link)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현대차는 소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결합해 모두의 드림카인 ‘쏘나타 커스텀 핏(Custom-Fit)’을 공개하며 긴 소통 여행을 마쳤다. 이 차는 탑재된 기능부터 디자인은 물론 최종 모델명까지 옴부즈맨의 의견이 반영된 차다. 참가자들은 자기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자동차가 눈앞에 실현됐다는 사실에 환호했고, 현대자동차의 ‘열린 혁신’ 방식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

▲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디렉터존. 사진=현대카드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베이스캠프, 현대카드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그중 하나다.

한 지붕 아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공간 즉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가 공간 패러디임의 새 장을 열자 현대카드는 지난해 1월 코워킹 스페이스 ‘스튜디오 블랙(Studio Black)’을 열었다. 스튜디오 블랙은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들이 자체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한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공유한다. 서로의 사업 아이디어도 교류하며 사업을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멤버들은 IT 기기 구매 할인 혜택은 물론 건강검진, 피트니스 센터 이용, 카셰어링 서비스, 미국 등 해외 출장 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현대카드 디지털 캠프’도 이용할 수 있다. 국내외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꿈을 향해 성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베이스캠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대카드의 스튜디오 블랙과 핀베타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 현대 개포8단지 석경투시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의 미래형 아파트

현대건설의 미래형 아파트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린푸드와 협업해 시공 예정인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의 커뮤니티 공간에 ‘조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디에이치 토털 서비스(The H Total Service)의 하나다.

이 서비스에 따라 입주민들은 영유아부터 중·장년층까지 연령별 필수 영양소가 담긴 건강식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건강 장비와 서비스 개발 업체 ‘인바디’와 제휴해 입주민을 위한 체력 측정 공간과 운동 공간도 조성한다. 입주민은 이곳에서 자기의 건강 상태와 기초 체력을 분석할 수 있다. 이에 맞는 최적의 운동을 처방받아 효과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도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조식 서비스, 서울성모병원의 건강검진 연계서비스, KEB하나은행의 VVIP 자산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단지 내에는 TOZ와 협업한 프리미엄 독서실도 조성할 계획이다.

평온한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난 입주민은 피트니스 클럽으로 발걸음을 옮겨 건강을 점검하고 몸 상태에 맞는 운동도 추천받고 개운하게 운동을 마친 다음 카페테리아로 가서 컨디션에 맞는 건강한 식사를 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또 단지 내 워터파크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커뮤니티에 있는 금융 라운지에 들러 자산 관리 자문도 받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의 산물이다.

장영성 기자  |  runforrest@econovill.com  |  승인 2018.07.2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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