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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의 사상(四象) BT] 팔체질은 사상체질보다 자세한 것인가?
   

사상체질을 좀 더 세분하면 팔체질이 되는가? 더 정확한가?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상체질은 태양인, 소양인, 소음인, 태음인으로 각기 하늘(天), 숙명, 운명, 땅(地)이라는 자연 현상과 인간의 운명과 숙명을 기본으로 모든 생리, 병리, 약리, 처방, 섭생, 수양을 4가지로 나누어 절대 섞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구분되어 연계되는 4진법 체계라고 앞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음양을 4가지로 분류하다 보면 여기서 한의학 진단의 근간인 한열(寒熱)이라는 진단법을 도입해 분석하게 되고, 여기서 논리가 미진하고 혼동되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검사법이 막연하다 보니 확실한 검사법을 통해 8가지로 좀 더 자세하게 분류해 보고픈 충동을 느껴 8체질이라는 것이 탄생하게 되었다. 사상체질이 ‘다변적인 상대적 인간상’이라면, 8체질은 고정된 우주현상 즉 태양, 달, 물, 불, 나무, 흙 등 고정적인 ‘자연현상에 대입한 절대 분류’라고 볼 수 있다.

사상(四象)의학과 8체질 의학은 권도원에 의하면 완전히 다른 체계를 의미한다. 상(象)이라는 유형과 8가지 독립된 개성은 주관과 객관의 차이처럼 언어적 구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8체질을 ‘8상체질’이라고 하지 않는다. 고유한 체질적 개성을 체질명칭으로 분명하게 구별한다. 고대 중국의 장중경(張仲景)이라는 한의학자가 태음증, 태양증, 소음증, 소양증, 양명증, 궐음증 등 6가지 처방을 기록한 책을 냈고, 후에 이를 연구한 조선 후기 한의학자 이제마(李濟馬)가 실험을 한 후 양명증과 궐음증을 빼고 네 처방을 모아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을 써서 사상의학이 창안되었는데, 사상의학은 체질보다 증상에 따른 처방을 논하고 있다. 소음증 약이 듣는 사람을 소음체질, 태음증 약이 듣는 사람을 태음체질로 보는 것이다. 처방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사상의학이다. 그러나 전통 한의학에서 갖가지 질병에 따라 체질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4상으로 사람의 체질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최초의 체질의학으로 체질에 따른 치료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8체질의학은 장부의 강약배열에 따른 체질을 먼저 구별하고 체질에 따라 같은 병이라도 약리와 침의 원리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의학이 된 것이다. 따라서 8체질은 1만명을 1만체질 식으로 더 나눌 수도 없고 변경할 수 없는 고유한 개성의 독립된 체질개념을 바로 세운 것이다. 그런데 임상적으로 4상 체질과 8체질의 이해는 유사한 범위를 공유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금양체질과 금음체질이 사상체질에서 태양인으로 이해되는 것과 유사한 인식을 공유한다. 그렇지만 태양인으로 이해하는 금양과 금음체질은 전혀 다른 두 체질로서 개성도 다르고 치료 방법도 다른 별개의 체질이라는 데에서 4상 체질과는 완전히 구별된다.

이제까지의 상한론에서 출발한 전통한의학이 주로 고방(古方)이라고 한다면,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개인의 특수성을 감안하는 후세방(後世方)이라는 같은 증상도 개별적으로 자세히 분류해 개인에 맞게 치료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개별성을 인정하다 보면 치료가 너무 복잡해지니 ‘4상체질’이라는 4가지 정리를 통해 인간의 심성과 감정까지 포함한 심신의학으로 발전했고, 팔체질은 나름 막연한 체질 분류를 오링테스트라는 방법으로 구분해서 과학성을 부여한 체질분류법을 시도했다. 팔체질에 의해 개발된 8체질 침은 구분된 체질이 잘 맞는지 안 맞는지 바로 반응이 오기 때문에 굉장히 과학적이고 딱딱 맞아 들어간다는 단순 논리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오링테스트라는 것이 객관적인 검사법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검증된 장치로 기계적인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다만 8체질에서는 사상체질에서보다 태양인에 속하는 금양체질이나 목양체질을 많이 본다는 점에서 임상상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초기 한의학인 고방이 외감성 질환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 후세방 이후 발전된 사상체질은 체내 항상성의 조절에 장점이 있다고 보고, 8체질은 지각신경이나 운동신경을 빨리 조절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본다.

동양철학에 기반으로 한 한의학은 모든 종교가 결국 ‘사랑의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 비슷하지만, 실천 논리체계만 다른 것처럼 치료라는 것은 같은데 진단에서 다른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에서는 같은 인체를 대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점에서는 같은데, 다만 어느 진단법이 어떤 부분에 장점이 있고 어느 때는 어느 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모든 학문이 다 그렇듯이, 한의학도 아는 것은 두루두루 많이 아는 것이 좋고, 행동지침에 있어서는 일관된 방침이 있어야 한다(知圓行方).

김기옥 공주시 주은라파스요양병원 통합의학센터 센터장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7.21  08: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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