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Amaz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확실히 아마존이 도입한 새로운 쇼핑 홀리데이는 대성공인 것 같다. 이제는 돈 긁는 일만 남은 것일까.

네 번째 프라임데이(사실은 하루 반)가 태평양 표준시로 16일 정오(동부시간으로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올해 할인 이벤트는 더 많은 나라의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12시간이 길어진 36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회사 측은 올해 프라임 회원들의 구매가 100만건을 돌파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또 올해 프라임데이는 아마존이 가장 큰 돈을 들여 인수한 홀푸드가 아마존의 휘하에 들어와 갖게 되는 첫 번째 프라임데이이기도 하다.

아마존에게 프라임데이는 그저 하루 동안의 연례 마케팅 행사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다. 물론 아마존은 이 기간 동안 소매 산업에 대한 자신의 지배력과 엄청난 판매 실적을 자랑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할인 이벤트를 이용해 자사 제품에 대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전 세계 1억명 이상의 회원들이 쇼핑 생활의 필수라고 간주하는 이 회원제 프로그램에 새로운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것이다.

펌프에 마중물을 붓다

아마존은 이전 프라임데이의 수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매 싱크탱크 코어사이트 리서치 (Coresight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프라임데이 판매는 34억달러(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매출보다 40% 증가한 것이며, 2017년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美 추수감사절 휴일 이후 첫 월요일)에서 세웠던 기록을 깨면서 아마존의 하루 최고 매출 신기록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수치만 따지면 평일의 6배, 연간 소매 매출의 2%에 이르는 것이다. 아마존의 지난해 소매 및 웹 서비스 부문의 총 매출은 1779억달러(200조원)다. 그러나 투자증권사 웨드버시 시큐리티(Wedbush Securities Inc.)의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는 그런 기록은 아마존의 전체 그림에 비하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프라임데이는 신규가입자를 연회비 119달러의 무료배송 프로그램으로 유도하고, 회사의 생태계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아마존의 장기적 주요 전략이다. 투자은행 코웬(Cowen)의 지난해 12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웬의 존 블랙레지 애널리스트는 프라임 서비스가 아마존의 전자 상거래 비즈니스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성장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년 동안 매년 약 1000만명의 신규 가입자가 늘어났으며, 아마존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비회원’들을 충성스러운 회원으로 전환할 여지가 더 많다고 본 것이다. 프라임 모델은 월간 및 연간 회비가 아마존 금고에 들어오게 할 뿐 아니라, 프라임 회원은 비회원보다 사이트에서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onsumer Intelligence Research Partners)에 따르면, 회원들의 연간 구매액은 1400달러(158만원)로 비회원의 600달러(67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마이크 레빈은 “아마존의 관점에서 프라임 회원은 회원 가입 기간이 오래될수록 구매액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회원들의 가입 기간이 3년, 4년이 되면서 평균 구매액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 출처= Amazon

'블랙 프라이데이' 추월

아마존은 2015년 7월에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라임데이를 도입했다. 아마존 마니아를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를 모방해 만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통적 쇼핑 시즌인 11월을 능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데이를 선보이는 뉴스 발표에서 이런 슬로건을 내세웠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두고, 프라임데이를 만나 보십시오.”

코어사이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프라임 이벤트 첫 해에 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의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재무책임자(CFO)는 당시 ‘7월의 크리스마스’라며 환호했다.

두 번째 해에는 더 많은 거래 건수와 매출을 기록했다. 코어사이트 리서치는 두 번째 해의 매출이 15억달러는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사브스키는 지난해 10월 애널리스트들에게 “세 번째 해인 2017년은 프라임 이벤트가 특히 국제적으로 크게 확대된 해였다”고 평가했다.

“가입 신청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에코 닷(Echo Dot) 스마트 스피커가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선정됐습니다.”

리서치회사 매기드(Magid)의 소매 분석가 매트 사르겐트는 지난해 “아마존이 이제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전자 상거래 서비스에 장기적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프라임데이 열기로 경쟁 업체들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Adobe Digital Insights)의 테일러 슈라이너 이사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프라임데이가 소매업체들의 여름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소매업체들은 그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에 부심하고 있지요. 그냥 무시했다가는 확실하게 패할 테니까요.”

월마트는 ‘바이더룸’(Buy The Room)이라는 3D 가상 체험을 포함해 개학에 필요한 쇼핑(back-to-school shopping)을 하는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앱과 온라인 도구를 출시했다.

타깃(Target)도 최근 아마존의 프라임데이와 같은 날에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회원 가입이 필요 없는) ‘1일 할인 판매’를 발표했다. 

▲ 출처= Amazon

홀푸드의 등장

아마존은 올해에도 에코, 에코 쇼(Echo Show), 파이어 TV(Fire TV), 파이어 태블릿 같은 알렉사와 연동 가능한 기기들을 다시 할인 목록에 올렸다.

스톤앤빔(Stone & Beam), 리벳(Rivet), 프레스토!(Presto!), 위키들리 프라임(Wickedly Prime), 굿트레드(Goodthreads)와 같은 자체 브랜드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도 올해 이벤트의 관심사다.

파격적인 할인에도 불구하고 프라임데이에 자체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 높아지면 가맹업체의 상품 판매가 줄어들어 회사의 이익에도 보탬이 된다.

홀푸드는 2018년 행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들이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홀푸드에서 10달러 이상을 구매하면 10달러의 크레딧을 제공한다. 홀푸드도 뼈 없는 닭 가슴살 같은 식료품 품목 특별 할인 행사를 하고, 아마존 프라임 리워드 비자(Amazon Prime Rewards Visa) 카드 소지자에게는 캐시백 보너스를 5%에서 10%로 두 배 늘린다.

RBC 캐피털 시장 분석가 마크 마하니에 따르면 홀푸드는 작년에 아마존이 인수한 이후 9개월 연속, 동일 매장 기준 2~3%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회사는 홀푸드의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프라임 할인 혜택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